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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May 21. 2019

(서평)『행복한 인간관계를 위한 셀프 리모델링 25』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행복한 인간관계를 위한 셀프 리모델링 25 / 심리학 박사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 /이원종 서평



지난 주말, 작은 아버지의 고희를 기념하여 오랜만에 친가쪽 식구들이 모였다. 어린 시절에는 자주 모여서 또래 사촌들과 어울려 놀고는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왕래가 뜸해지고 연락이 끊긴 친척까지 있다는 사실이 나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그보다 더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이유는, 몇년 혹은 십수년 만에 반갑게 만나서 서로 주고받는 대화들이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유, 얼굴이 왜 그래?" "이제 다 늙었네" "빨리 결혼해야지?" 등등. 오랜만에 만나서 할 이야기가 없는 것은 이해하지만, 차라리 좀 어색하더라도 그냥 침묵하는 것만 못한 대화들이 오갔다. 급기야 언성이 높아지면서 말싸움까지 하게 되었으니, 귀한시간 내서 참석한 잔치가 어쩌다 앉아있는 것이 고역으로 느껴지는 자리가 되었는지 안타까웠다. 그 순간 이 책의 '역린지화'가 떠올랐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조금만 말을 가려서 한다면 훨씬 유쾌한 자리가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누구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도, 막상 자기에게 손해가 된다거나 귀찮다는 이유 등을 들어서 사람에 대해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를 넘어서 상처주는 말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끌리는 사람'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필수적인 사항이다. 실제로 끌리는 사람이 된다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도 그 원칙이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대부분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지만, 그중 특히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돌부처도 돌아선다', '위대한 사람에겐 그를 믿어준 사람이 있다', '퍼주고 망한 장사 없다', '끝은 언제나 또 다른 시작이다', 이 정도는 꼭 읽어보도록 주위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역린지화'에 관한 이야기는 기억해두고 수시로 들려줘야겠다. 



역린지화


- "용이란 원래 순한 동물이다. 길을 잘 들이면 사람이 타고 다닐 수도 있다. 하지만 목 근처의 길이가 한 자나 되는 거꾸로 난 비늘, 역린을 건드리면 절대로 안 된다. 용은 이것을 건드리는 자를 반드시 죽여버린다. 군주에게도 이런 역린이 있으니 절대로 이 역린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한비자 세난편) 군주만 역린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나름의 역린을 가지고 있다. 역린이란 요즘 말로 표현하면 그 사람의 핵심 콤플렉스(Core Complex)다. 

어떤 사람과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 자극받고 싶어하지 않는 그 사람의 역린이 무엇인지를 헤아려야 한다. 아무리 허물없는 사이라도 그 사람의 역린을 건드리면 안 된다. 좋은 말도 많은데, 모처럼 만나면 이런 식으로 인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디 아파?" "얼굴색이 안 좋다" "너무 말랐네" "머리 숱이 많이 줄었어." 내가 어떤 의도로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A를 말했다고 해도 상대방이 그것을 B라고 들었다면 우리는 B를 말한 것과 같다." 이게 의사소통의 기본 원리다. (187,188쪽)


특히 외모, 결혼(노총각, 노처녀의 경우), 학력, 직장에 관한 이야기 등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화제로 삼지 말아야겠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다'라는 핑계로 이런 말이 떠오른다고 떠오르는 대로 내뱉지 말자. 내가 말한 것을 의사소통의 기준으로 삼을지, 상대가 받아들인 것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그 말을 한 사람의 인격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뒷담화


꽤 성숙한 인격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별 거리낌없이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더구나 그 험담의 대상이 나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뒷담화를 들어주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맞장구 치며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우리 험담은 하지 맙시다'라고 말할 용기도 없다. 그리고 나 역시 나도 모르는 새에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고있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있다. '이번만은 예외다'라고 스스로 되뇌이지만 그것은 분명 뒷담화가 맞다.


- 뒷담화, 이런 생각 때문에 빠져든다
1.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2. 함께 험담하면 서로 친해진다.
3. 다른 사람을 비하시키면 자긍심이 높아진다. (148쪽)


모두들 한 편이 되어 이 사람 저 사람의 뒷담화를 실컷 하고난 후 헤어지는 길에, 각자의 기분은 어떨까? 유쾌하고 시원할까.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저 사람들이 내 욕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내가 무심코 했던 험담이 당사자의 귀에 들어갔을 때, 그 당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를 당혹감 역시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역시 뒷담화는 나쁜 것이고, 사람을 비난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한 지인이나 가족, 친구가 다른 사람에 대해 험담을 하는 것을 말리기는 힘들다. 그 때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해보는 것이 그 지인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사과 먼저, 변명은 나중에


말의 끝에 '요'자를 붙인다거나 '이 병장님' 같은 호칭이 금지되었던 것처럼, 군대에서는 고참이나 상관에게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못 하게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어느 날, 조금은 억울한 이유로 인해 고참으로부터 질책을 받다가 도무지 대답할 말이 없어서 불문율을 깨고,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의 말을 했다. 금지어를 썼다는 이유로 욕먹을 각오를 하고 한 말이었는데, 의외로 그 고참은 그 뒤로 별 말이 없이 많이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그 고참이 바란 것은 단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요즘은 불편사항이 있어서 콜센터에 연락을 하면, 상담원들로부터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의 말을 바로 들을 수 있다. 참 현명한 서비스방침이라 생각한다. 반면 얼마전 쇼핑몰이 이틀동안 접속이 안 되는 사고가 있어서 웹호스팅 회사에 연락을 한 적이 있는데, 상황을 전해듣던 기술팀 직원은 'DB용량 초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그럴 경우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는, 전형적인 '회사의 방침 내세우기'로 일관했다. 아무리 그래도 상업용 사이트를 이틀 동안이나 차단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있는 것인데, 그런 사실을 통보해 줄수는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 직원은 '제 말이 맞습니다'라는 말을 몇 번씩 반복하며, 계속 자신의 정당함과 고객의 무지함을 주장했다.


이제는 금전적인 손해가 문제가 아니게 된 것이다. 혹시라도 그 직원의 주장이 일반적인 관례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를 떠나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려는 성의를 조금만 보여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많이 불편하셨겠습니다'라는 한 마디만 해주었다면. 운전이나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었을 경우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미안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면 서로 기분좋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을, '당신이 잘못했다, 내가 정당하다'라고 따지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되는지.



-  먼저 사과를 하면 상대방 역시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221쪽)


모든 문제는 쌍방과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상대가 나에게 뭔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은 자신 역시도 끊임없이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사과할까'라고 갈등했던 적은 없는지. 만약 내가 먼저 용기를 내어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면, 상대도 역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설마 "그래, 네가 잘못했지?"라고 더 기고만장하게 나올까. 저자의 말처럼, '미안해요'라는 말은 마법이 담긴 말이다. 변명거리부터 찾지 말고, 잘못을 했다면 먼저 사과의 말부터 해야한다. 분노한 상대가 바라는 것은 오직 그것 뿐이다.  


퍼주고 망한 장사 없다


진짜로 퍼주고 망한 장사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 가며 얻어먹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더치페이 문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 해서, 각자 계산을 하는 그런 상황을 인간적이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 이런 문화를 이용해서 계산을 할 때가 되면 은근슬쩍 화장실에 가거나 머뭇거리며 남이 계산해 주기를 기다리거나, 아예 당당히 돈을 안 내고 나가는 사람도 있다. 그 자리에서는 모두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넘어가겠지만, 과연 그 기억이 모두의 뇌리에서 사라질까?

그런 '빈대붙는 사람'들의 신조가 무엇인지 안다. '절약'일 것이다. 쓸데없는 지출을 피하고, 꼭 필요한 곳에만 쓰자는. 돈을 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사실이 더 기분나쁠 것이다. 자신은 다른 사람의 몫까지 지불을 하면서도 '분수 모르고 낭비하는 사람'이라는 것인가. 인심 좋은 얼굴로 항상 다른 사람의 몫까지 계산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호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다.


- 사람들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직접 호의를 받은 적이 없다 해도 그 사람의 평판이 좋으면 그에게 호의를 베풀고 싶어한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군가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먼저 도와주는 좋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내가 도움을 주면 당신은 나중에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기꺼이 당신을 도울 것이다' 별씨 한 개는 우리에게 백 개로 되돌려준다. 그것이 자연 법칙이며 삶의 법칙이다. (243쪽)


이 책속의 많은 이야기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자신이 먼저 실천하는 것이 순서겠다. 왠지 '나만 손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대인지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좀더 필요하지 않을까.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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