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 설득의 비밀
EBS 다큐프라임 - 설득의 비밀 / EBS제작팀. 김종명 공저 / 쿠폰북 / 이원종 서평
'EBS 다큐프라임'이란 말이 붙어있는 걸 보니, 이미 비슷한 내용으로 방송을 했었나 보다. '설득'하면 너무나 유명했던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이 떠오른다. 아주 재밌게 읽었던.
'불로소득자'란 표현이 너무 재미있었다. 즉, '불로소득자'의 설득법칙 들을 낱낱이 공개해서 선의의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비슷한 설득의 기술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목적은 반대인 듯하다. 누군가를 설득해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주제이기 때문이다.
'설득'이란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지금 이 사람이 나를 설득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설득당했다'는 기분이 든다면 어떨까.. 그래서 '설득'이란 말은 왠지 부정적인 의미로 느껴지지 않을지. 나 역시 그렇다. 설득이라 하면 어떤 심리적인 기술을 동원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마음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한다면 협박을 하지 않는 이상 설득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설득의 정의를 다시 하면서부터 알수 있었다.
설득이란,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정확히, 제대로. 그렇게 제대로 의사소통이 되었다면, 나와 상대방에게 모두 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든다면, 그때 비로소 설득을 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득이란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이 책에는 4명의 전문가와 16명의 참가자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여 실습을 하며 평가를 하는 과정이 나와 있다.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등을 제시한다. 책에 나와있는 '현장 실습'의 첫번째 미션을 잠시 들여다보자.'F학점을 철회시켜라'라는 미션인데, 교수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교수는 학점을 절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션 수행자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할까?
먼저 A팀의 경우에서 중요한 대화만 뽑아보자면,
- 마지막 임용고시에 최선을 다하다 보니 다소 소홀한 점이 있었던 점을 반성하고 있어요.
-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D학점으로 바꿔주십사... ...
- 재수강을 하되 미리 학점을 주십사,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정말 양질의 리포트를 제출하겠습니다. (268 - 269쪽)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조건 억울하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쪽이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설득을 할 때에 분명한 마지노선을 제시하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무작정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옵션을 제공하여 최선을 다하겠다는 전략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교수는, 사정이 딱한건 알겠지만 원칙을 바꿀 수는 없다고 버틴다. 다시 이어지는 학생측의 말이다.
- 지금 졸업을 하지 못하고 이대로 머물러 있어야 되는 1년은 참 힘든 1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이렇게 1년을 학교에서 보내는 방법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알고 계신 사립 초등학교에 추천서를 써주셔서, 그곳에서 일을 배울 수 있게 해주신다면... ... (270쪽)
이것은 '상대방의 핵심가치는 건드리지 말라'는 협상의 원칙을 지킨 것이다. 학점을 바꾸는 문제는 교수의 입장에서 볼때 가치관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이기 때문에, 도저히 바꿀 수 없는 부분은 깨끗히 포기하고 그 대신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챙긴다는 전략이다. 교수는 결국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흔쾌히 요구를 받아들였다.
반면 두 번째로 도전한 B팀의 경우에는 등록금 부담과 학자금 대출 건을 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형평성이 무너진다는 교수의 말에 그만 학점철회를 포기하고 만다. 상대의 '핵심 가치'를 인정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다른 옵션을 받아내지 못 하고 너무 간단히 포기해 버렸다.
여기서는 A팀의 '추천서 제안'이 설득의 성공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F학점을 주고나서 마음이 편할 교수는 없기 때문에, 그 미안함을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다시 만날 여지를 남겼다는 핵심적인 원칙 또한 지켜냈다.
상당히 공감이 가고 재미있는 실습이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 이미 설명했던 다음의 원칙들이 적용되는 상황을 볼수 있었다.
- 최선책을 받아낼 수 없다면 차선책을 받아내라
- 상대의 핵심가치를 비켜나가는 대신 다른 부분을 얻어라
- 만났을 때보다 헤어질 때가 더 중요하다 (다시 만날 여지를 남겨라)
- 상대방의 자기만족 기회를 열어놓아라
이 외에도 꽤 많은 설득의 원칙들이 나오지만, 충분한 예제를 통해 이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중에 하나를 예로 들면, 7:3의 법칙이다. 즉, 설득을 하려는 사람은 3만큼만 말하고, 상대로 하여금 7만큼의 말을 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보통은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만 열심히 말하는 경우를 볼수 있는데, 그래서는 설득에 성공할 수 없다.
어찌 들어보면 전부 당연한 얘기들 이라고 할수 있겠다. 사회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경우에서도 설득은 피할 수 없고, 또 해야만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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