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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Aug 28. 2019

(서평)『돌파력』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장애물에 대한 인식은 통제할 수 있다

돌파력 - 장애물에 대한 인식은 통제할 수 있다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 심플라이프 / 이원종 서평


희대의 베스트셀러인 '슬램덩크'에서 북산고등학교는 지역결승리그에 진출하게 되는데, 전국대회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주장인 채치수는 발목부상을 입게 된다. 거기에 너무나 막강한 상대편 플레이어 앞에서 위축되어 끊임없이 스스로의 한계에 대해 의심한다. 


지금까지 연습하면서 쌓아왔던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아무 의미가 없게 되어 버리고, 계속 자신에 대한 회의감을 떨치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거대한 벽, 장애물을 누구나 인생의 여러 순간에서 만나게 된다.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면 더 성장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은 너무나 마주하기 힘든 장애물을 기꺼이 맞이할 사람이 있을까?






각자의 경우마다 다르겠으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위기의 순간보다 오히려 평온한 시간이 이어졌던 때가 더 많다. 위기의 순간에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느라, 서로 싸울 시간도 없고, 어떻게 그 상황을 타개할 것인지 합심하여 노력하기 때문에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장애물 없이 평탄한 인생이란 것도 있을 리 없지만, 그런 인생이 있다 해도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장애물은 진실로 인생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장애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장애물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에 대한 인식이 훨씬 중요하다. 어떤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냐 아니면 두려움, 좌절, 불안과 같은 감정에 휩싸이느냐 하는 것은 모두 우리의 인식이 만들어내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감정은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특정 자극에 대한 감정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분명히 틈이 존재하고 그것을 잘 알아채면 의식적으로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


살인누명을 쓴 권투선수 카터의 실화 영화 <허리케인 카터>


권투선수로서 최고의 명성과 부를 얻었던 카터는 살인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될 운명에 처했다. 너무나 억울했을 테지만 그는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절망에 빠지거나 비굴해지는 대신,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법률을 공부했고 철학역사를 공부했다. 그리고 언젠가 출소하는 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19년의 복역 후 무죄가 밝혀지고 출소하고 나서도 그는 피해보상이나 사과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자신의 삶을 다시 시작했다. 즉, 그는 아무 것도 빼앗기지 않았다고 스스로 믿은 것이다. 아무리 누군가가 그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을 지라도, 그는 그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인식을 선택할 자유는 빼앗기지 않았다. 아무리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인식을 통제해야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일에서 실수를 하는 이유는 겁을 먹기 때문이다. 경험이 없는 사람이 화생방 훈련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면 그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방독면 정화통을 분리하자마자 들이닥치는 가스도 사실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차분히 얕은 호흡을 유지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 심상치 않은 냄새에 겁을 집어먹고 패닉에 빠지게 되는 순간 이성을 잃고 살기 위한 본능에 몸을 맡기게 된다. '맞기 전까지는 누구나 그럴 듯한 계획이 있다'고 했던 타이슨의 말처럼, 한 번 공포감에 휩싸이면 모든 게 끝이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 우리는 감정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은 평소 꾸준한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감정을 느끼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라는 말이다.



63전 63승을 거두었던 전설의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는 관찰인식의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관찰의 눈이 인식의 눈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데, 그는 상대를 정확히 관찰함으로써 승리를 이끌어 냈던 것이다. 관찰에는 어떤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 장애물을 대할 때 역시 있는 그대로 보는, 즉 관찰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스토아 학파에서 말하는 '경멸적 표현'이라는 훈련 방법은 어떤 사물을 아무런 변형 없이 그대로 보는 것이 목적인데, 위대한 철학자들의 성행위를 상상하거나 구운 고기를 그저 죽은 짐승, 고급 와인을 발효된 포도로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주어지는 불공정한 임무 역시 큰 장애물로 다가올 수 있다. 이 역시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볼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 책의 관점이다. 그 어떤 종류의 상상도 못할 장애물이 다가온다 해도 그것을 중요한 기회로 치환시킬 수 있다. 슬램덩크의 채치수는 발목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오로지 눈앞에 닥친 게임에만 몰두하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이겨냈다. 그와 동시에 마음속으로 되뇌었던 말이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였다. 누구도 잘못되지 않았다. 뭔가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서 그런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는 게 아니다. 어떤 참담한 현실이 다가온다 해도 그건 그냥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당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 해도, 장애물이 제시해주는 새로운 방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인식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장애물은 충분히 부딪혀 볼만한, 아주 고마운 존재가 될 것이다. 





책 속의 한 문장


좋은 시절이 이어지면 사람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듯, 풍요 그 자체가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17쪽)


무언가가 우리를 이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그런 감정을 선택하는 것이다. (31쪽)


내가 원해서 벌어진 일은 아니지만,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내가 결정한다. 다른 누구에게도 그런 권리는 없다. (37쪽)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무리 나쁜 일이 일어나도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똑바로 전방을 응시해야 한다. (45쪽)


사람이 패닉에 빠지면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다. (46쪽)


행여 대중 앞에서 연설이라도 하게 되면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만 같다. 이럴 때 우리는 이것이 못난 자아의 응석이요, 일종의 사치임을 깨달아야 한다. (48쪽)


우리는 잠재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져봐야 한다. '내가 이런 일로 꼭 좌절할 필요가 있나?' (51쪽)


한 마디로 인식의 눈은 약하고 관찰의 눈은 강하다는 것이다. (53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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