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상익 Nov 12. 2019

(서평) 수치심 권하는 사회

평범한 용기

수치심 권하는 사회 - 평범한 용기

브레네 브라운 지음 / 가나출판사/ 이원종 서평


 데이빗 호킨스의 '의식혁명'에 따르면 감정레벨의 최하위 단계를 수치심이 차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자살원인도 따지고 보면 많은 경우 수치심을 못견디는 것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폭력만큼이나 위험한 수치심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상대로 하여금 그런 감정상태로 몰아가는 것은 심각한 폐혜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주 수치심을 이용하여 상대를 억압하기도 한다. 수치심은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에게 더 잘 일어나며, 그렇게 늘 자신이 부족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자신의 경험담을 남들과 나누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것을 '평범한 용기'라고 표현했다. 





- 용기에 대한 현대적 의미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좋든 나쁘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내면의 힘과 의지가 빠져있다. 마음속 이야기를 하는 것이야말로 '평범한 용기ordinary courage'라고 나는 생각한다. (16쪽)


수치심은 나를 표현하지 못하고 나에 대해 말하는 것을 스스로 막는다. 왜 사람들에게 나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하지 못하는걸까? 그 원인이 바로 수치심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계에 대한 단절의 두려움이다. 과거의 경험 어딘가에서 자기의 생각을 그대로 말했다가 혼나거나 창피를 당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들이 누적된 결과 우리는 스스로 침묵하고 비밀을 더욱 깊이 감추게 된다. 그 결과로 일어나는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더 심한 단절인데도 말이다. 


이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형태의 단절은 '자기자신으로부터의 단절'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남들의 시선과 기대에 지나치게 신경쓰면 자기감, '진짜 나'를 잃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변화는 불가능해지고 수치심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진짜 나'란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말한다. 나에 대해 숨기거나  포장할 필요없이 있는 그대로 남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진짜 나로 살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대부분 그런 사람에게 호감과 매력을 느낀다. 그런데 왜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할까? 


진짜 나를 포기하게 만드는 생각은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걸까? 뭔가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을 늘 달고 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 생각이나 진실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해야 남에게 더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느냐하는 것만이 중요해진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떤 기준을 갖고 있는지, 이런 정답없는 문제를 푸느라 온 관심을 기울이며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가에 지나치게 신경쓰면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가 없다. 나에게 그런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는 사회적 암시와 기대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 기준은 나를 개선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나서 나의 생각과 감정과 욕구를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마음을 열고 손내밀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하지만.)  그것만이 살 길이다.

죄책감과 수치심은 비슷하지만 다른 감정이다.  데이빗 호킨스의 감정레벨에서 수치심의 바로 윗단계가 죄책감인데, 그나마 죄책감이 수치심보다는 낫다는 말이다. 같은 사실에 대해 '죄책감 경향성'과 '수치심 경향성'을 보이는 사람으로 나뉘어진다. '죄책감 경향성'의 사람은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문제가 된 행동을 바꿀 수 있지만, '수치심 경향성'을 가진 사람은 자기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자신이 뭔가 결함이 있는 사람, 잘못된 사람이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하기 때문에 또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이전과 다르게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 둘다 최악의 감정상태이긴 하지만 수치심 보다는 죄책감을 느끼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해서는 남뿐 아니라 먼저 자기 자신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파악하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데, 꼭 수치심이 깊은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보다는 단점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 '강점 관점'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이것은 나의 바꾸고 싶은 모습을 강점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에 따라 태도와 행동을 바꾸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안들고 진실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을 강점의 관점으로 전환시켜 다양한 사람과 상황에 적응할 수 있고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문제를 외면하거나 합리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공감과 자기유대감의 관점으로 자신을 살펴보는 것이다. 


- 이 과정에서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수치심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변할 수도 없고 성장할 수도 없다. 수치심을 이용해서 타인을 변화시키거나 성장시킬 수도 없다.(321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오간지프로덕션 콘텐츠「강연의 시대」바로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서평)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