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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Dec 16. 2019

(서평) 미움받을 용기-행복이란 공헌감이다

행복이란 공헌감이다

미움받을 용기 - 행복이란 공헌감이다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 / 인플루엔셜 / 이원종 서평


프로이트와 융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아들러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아들러 심리학을 하나의 철학으로 본다.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던 내용과는 많이 달라 언뜻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은 이 철학에서는, 모든 삶의 문제를 '목적론'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프로이트의 원인론과 대비되는 개념이며, 이에 따르면 트라우마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트라우마란 과거에 받은 마음의 상처를 가리키는 말이다. 현재의 이상 반응이나 행동을 특정한 과거의 경험 때문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전형적인 원인론이다. 아들러 심리학은 이런 트라우마를 완전히 부정하는데, 어떠한 경험도 경험 그 자체로는 현재 나에게 일어나는 사건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각자의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하고있는 행동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히키코모리의 목적은 무엇일까? 아마도 '밖에 나가지 않는 것',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는 것' 등등이 될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있으며 사람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부터 찾는데, 히키코모리의 경우 거기에 딱 들어맞는 것이 누군가에게 심한 모욕을 받았다든가 부모에게 학대를 당했다든가하는, 즉 트라우마라고 볼 수 있다. 마음의 상처 같은건 없다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그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서 지금의 목적에 이용하느냐, 어쨌든 이게 목적론의 관점이다. 목적론의 긍정적인 점은, 과거가 어떠했든 누구나 지금 변할 수 있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들러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여러가지 인간관계의 문제들이 있겠으나 근본적이고 비중이 큰 문제는 관계로부터 자유를 방해받는다는 이다. 그와 관련해서 아들러는 인간의 기본욕구 중 하나로 알려진 '인정의 욕구'를 부정한다. 타인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고, 인정받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인정받는다는 것은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고, 타인의 기대에 따라 살게되면 진정한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타인 역시 나의 기대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뭐라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내멋대로 행동하라는 말은 아니다. 아들러는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의 해결책으로서 '과제의 분리'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는 것은 나의 과제가 아니다. 공부는 아이의 과제이지 부모의 과제가 아니다. 이처럼 과제를 분리해서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고 나의 과제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늘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과제를 분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냉정하게도 들리지만,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이야한다. 그리고 기꺼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며 살아야 한다. 


-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일세.(186쪽)



이런 과제의 분리는 얼핏 이기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인 철학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들러는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만 집착하는 삶이야말로 자기중심적인 삶이라며 또 한번 비수를 꽂는다. 그런 사람은 나 이외에는 관심이 없고 늘 자신이 받을 것,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기에 대한 집착을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돌려야 한다. 

아들러는 '행복이란 공헌감이다'라고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의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갖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의식이 필요하고,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은 타자에 대한 공헌으로부터 얻어지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듯이 이것은 타인의 인정과는 별개의 공헌감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공동체에 속해있고, 그 구성원들을 적으로 보기보다는 친구로 보며, 설령 그들에게 배신을 당할지라도 계약관계의 신용보다는 절대적 신뢰를 보내는 것, 이것이 아들러가 생각하는 이상이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당연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각자의 일을 하는 것도 공헌이며, 행동이 아닌 존재만으로도 타인에게 공헌하는 것이다. 그 대상을 적으로 보면 불행해지고, 친구로 생각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 자네가 어떠한 찰나를 보내더라도, 설령 자네를 싫어라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타인에게 공헌한다'는 길잡이 별만 놓치지 않는다면 헤맬 일도 없고 뭘 해도 상관없어.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미움을 받으며 자유롭게 살면 된다네.(318쪽)





글쓴이 : 이원종

저자이자 독서경영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원종님은 중앙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이지리더 독서경영 연구소 대표와 오간지프로덕션 북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명지대, 한성대, 오비맥주,인천/안산 CEO아카데미 등 주요 기업체 특강 등을 통해 ‘책만이 살 길이다’, ‘독서경영을 바탕으로 한 성공의 길’ 등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주)세계화전연구소 성공칼럼니스트, YES24 스타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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