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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Oct 21. 2020

(서평)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사람의 마음과 인생의 기회를 사로잡는 대화법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

장차오 지음/하은지 옮김/ 미디어숲/ 오상익 서평

조직 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대화스킬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본심과는 다른 투박한 말투로 팀원과 타부서, 나아가 고객과의 마찰까지 벌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보지 않는가. 때문에 우리가 제대로 된 대화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장차오의 저서 <끌리는 말투에는 비밀이 있다>를 살펴보자.


1. 말하기는 기술이 아니라 배려다 

 당신은 두 명의 팀원 중 한명을 팀장으로 승진시켜야 한다. A,B 중 한 명을 택해야 하고, 결국 A를 팀장으로 발탁하였다. 그러자 승진 못한 B가 당신에게 억울한 듯 묻는다. “사장님. 제가 사장님과 함께 한 시간이 벌써 3년입니다. 사장님처럼 공정한 분이 어떻게 입만 살아있는 A를 팀장으로 선택하셨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B가 팀의 핵심인물인 건 사실이다. 당신은 B에게 ‘평소 A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묻는다. 다음은 B의 대답이다.


“저는 결코 A에게 뒤지지 않습니다. 첫째, 제 실적이 A에게 뒤지지 않고, 둘째, 동료관계도 제가 훨씬 좋습니다. A는 팀원들과 충돌이 몇 번 있었지만 저는 한 번도 없었잖아요. 셋째 그는 말만 많고 실제 해낸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당신은 잔뜩 화가 난 그의 마음을 헤아려 줄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한지 꽤 되었지? 그 생각으로 자신을 많이 괴롭혔겠네.”

그러자 B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당신에게 A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묻는다.


그때 당신은 이렇게 답할 수 있다.


“자네의 업무능력은 내가 인정하지. 앞으로 A도 자네 도움 없이는 팀을 못 이끌거야. 하지만 나는 A가 입만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만일 내가 그런 A를 승진시켰다면 자네도 나를 신뢰하지 못하겠지. 그런데 A에 대해 자네도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첫째, 두 사람 실적이 비등하다는 건 A도 자네처럼 뛰어나다는 얘기지. 둘째, 그가 동료들과 충돌이 있었던 건 잘못이 맞아. 나는 자네가 얼마나 억울할지 이해가 돼. 평소 자네는 동료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많은 걸 희생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지. 이런 점에서 봤을 때 자네처럼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새 업무를 맡으면 더욱 수동적이게 되고 억울한 마음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건 결코 자네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셋째, 자네는 A가 말만 앞세운다고 말하지만 표현하는 것도 일종의 리더십이잖나? A가 팀장이 되면 팀원들과 함께 더 많은 것들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네. 왜냐하면 좋은 리더란 상사에게만 보고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팀원에게 알려주고 함께 공유하는 사람이거든. A는 평소 이런 종류의 훈련과 연습을 했던 거라고 나는 생각했네.“



이 말을 들은 B는 차분해지며 솔직한 피드백에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A를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간다면 성난 직원과의 난감한 상황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


2. 위로하려면 상대의 마음을 끄집어내라

     

회사에서 자신이 별 가치 없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직원이 있다고 해보자.

팀원들과 비교해봤을 때 그들의 업무량이 3배는 되고, 그럼에도 자신의 근무시간은 누구보다 길다는 것이다. 

주말 잔업도 하고, 자비로 외부 특강도 참석하지만 효과가 없다고 하며 얼마 못 가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말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저자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와 정말 대단하신데요? 그 바쁜 와중에 자기계발까지 하시다니. 요즘 그런 사람 별로 없는데. 
지금 공부한 것들이 반드시 나중에 다 쓰일 거에요.
다른 팀원들과 비교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당신은 절대 뒤지지 않아요.
생각 안나요? 다들 이 회사에 취직하고 얼마 안 돼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낼 때 당신은 참 적응을 잘했죠. 게다가 업무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보였어요,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거에요.
내 말을 못 믿겠으면 매일 업무일기를 한번 적어보세요.
그럼 당신과 동료들 간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당신은 지금 더욱 더 강해지고 있는 거에요.“


이런 것이 상대의 마음을 읽는 진정한 위로 아닐까.

개인적으로 “네가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더 힘들어.”라는 식의 위로는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경험담ㅠ)



3. 함부로 미안하다고 하지 마라


 조직에 어린 남자 사원이 한 명 있었다. 그는 업무시간에도 계속 게임을 할 정도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했고,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해 팀원들에게 민폐를 끼쳤다. 저자는 그와 면담을 시도했다. 그에게 사적 문제가 있는데 그걸 해결하지 못해 힘들다는 고충을 들었지만 결국 그는 해고통보를 받았다.


 그날 밤 저자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다름 아닌 그 사원의 어머니였다. 알고 보니 그의 집안에 정말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부모가 이혼하면서 재산분쟁으로 크게 싸움이 벌어진 것이었다. 어머니의 유일한 희망인 아들이 해고당하자, 어머니는 대성통곡하며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아들에게 준 상처에 대해 고집스럽게 말했다. 저자는 마음이 불편했지만 회사 규정상 불가하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어느 모임에서 저자는 그 남자사원의 소식을 들었다.

그 사원은 다른 회사에 취직했지만 거기서도 문제가 있어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였다. 인사팀의 젊은 여직원이 해고소식을 통보했는데 얼마 후 그 집안사람들이 찾아와서 여직원에게 난동을 부렸다고 하였다. 이유인즉슨, 그녀가 자기 아들을 다시 회사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는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사팀 여직원은 가족들에게 사과했지만 소용없었고, 그들은 회사더러 다시 아들을 채용하라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그 여직원은 회사를 떠나야 했고, 남자 사원도 당연히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만약 당신이 그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상상만해도 진저리가 날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동정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게 되고, 상대방은 당신이 그 일을 책임지고 해결해줄 것이라 철석같이 믿어 버린다. 결국 당신은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 책임을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양쪽 모두에게 불행이 닥쳐온다. 특히 당신이 가장 큰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는 “사과의 중요성”을 배우지만 너무 쉽게, 함부로 미안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세상에는 나의 선의를 치졸하게 악용하고, 어떻게든 나에게 해를 끼치려는 인간들이 반드시 어딘가에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상황에 맞는 대화스킬과 말투를 익히는 것은 중요한 생존 능력일 것이다. 성공적 사회생활은 물론, 엉뚱한 인간들에게 호구 잡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화스킬은 꾸준히 배워 나가야할 스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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