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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익 Oct 05. 2020

(서평) 스타벅스의 세이렌? 그리고 고전 읽기 독서법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리드리드 출판/ 오상익 서평


 고전 서적에 대한 이런 정의가 있다. “유명해서 잘 알고 있지만 한번도 제대로 읽지 않은 책.” 


인문 고전에 대한 중요성을 막연하게 느끼지만 실전에는 크게 도움 되지 않는 책이라 여겨왔다. 특히 세상경험도 일천한 청년들이 유치한 인문학에 빠져 실전에서는 한없이 무력한 체 머릿속에 든 것만 많은 가분수들을 여럿 보아왔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하지만 故 스티브 잡스나 국내 재벌들이 인문 고전을 예찬하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문학은 ‘Human pattern’이라고도 한다시대가 변해도 인간 군상의 행동은 일정한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따라서 과거 역사 인물들의 삶을 통해 현재의 시행착오를 줄이고미래를 통찰하는데 인문 고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 읽기 독서법>의 저자는자녀에게 고전을 읽히려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1단계 : 먼저 부모가 읽고 아이와 함께 볼 부분 정리
2단계 :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략 수립
3단계 : 아이가 ‘읽고 싶다’고 할 때까지 호기심 자극
4단계 : 책을 읽으면서, 읽고 난 뒤에 상상력,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하기
5단계 : 읽은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게 하기 (38쪽)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나는 사무실 건물의 스타벅스를 가족과 종종 간다그때마다 첫째 아이는 스타벅스 로고를 보며 커피”, “아메리카!()라고 말한다커피를 파는 곳이란 정도는 아는 것이다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스타벅스의 로고는 세이렌이지커피가 아니다이럴 때 스타벅스 로고에 대한 호기심을 심어주며 고전을 접하게 하라는 것이 저자의 전략이다.


“이게 세이렌이라는 요괴야. 뱃사람들을 유혹해서 바다에 빠뜨려 죽게 했데.”
“이렇게 예쁜데? 그런데 왜 그런 요괴가 커피숍에 있어?”



이런 질문이 나올 때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소개하며 그리스의 장군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을 만나는 장면, 그리고 거기서 얻는 교훈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위 1단계에 나온 것처럼 부모가 먼저 읽고 정리해야 하는 단계가 필수적일 것이다.


2단계, 자녀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근 관심사나 좋아하는 인물에 연결하는 것이다요즘 첫째는 헬로카봇에 푹 빠졌다어딜 가든 헬로카봇 에이스?”라면서 늠름한 포즈와 표정을 짓는다지난 주 아내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다뒷자리 카시트에 앉은 첫째에게 하준아괜찮니아픈데 없어?라고 묻자 에이스는 아프지 않아.”라고 답하자 아내가 깊은 빡침을 느끼며 고함을 지른 기억이 난다.;;



이런 경우 저자는, “헬로카봇처럼 튼튼한 방패를 가진 사람이 그리스에 있었어.”라고 은근슬쩍 이야기해주며 <일리우스>에 나오는 아킬레우스의 방패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게 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렇게 최근 관심사나 좋아하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인문 고전과 연결하여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4단계.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하기“를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한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가 4살이 되니 웬만한 건 직접 하려고 든다. 마스크를 씌워주거나 신발을 신겨줄 때도 ”내가 할거야!“라고 하면서 다시 벗고 스스로 하길 고집한다. 나는 내 아이들이 고전을 읽은 뒤에도 그런 태도를 견지하기를 바란다. 작가의 글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스스로 의문을 가지는 태도를 말한다. 심지어 작가의 의도에 반항해도 좋다. 우리는 비극적 사고에서 생존한 아이들이 안내방송만 잘 듣는 순종적이고 착한 아이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안다. 고전의 권위에 주눅들지 않고, 자기주장과 주체성을 가진 아이가 되도록 독려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읽은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는 단계이다저자는 필사를 권하는데 아래는 저자의 자녀와의 필사방법이다.


1) 잘 펴지는 노트와 부모와 아이가 각자 좋아하는 필기구를 준비한다
2) 노트의 왼쪽 페이지에는 부모가 감동적으로 읽었던 문구를 필사한다
3) 그 아래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을 적는다
4) 노트 오른쪽 페이지에 아이가 부모의 필사한 내용을 따라세 베낀다
5) 필사한 내용 아래에는 아이의 생각이나 부모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적는다
6) 아이의 필사가 끝난 후에 필사한 내용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71쪽) 



이 외에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렇다먼저 똑같은 책을 2권 구입한다그리고 각각 책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을 각자의 책에 밑줄 긋는다완독 후 서로의 책을 교환해 읽으며 상대방은 어떤 문구를 인상 깊게 느꼈는지를 살펴보며 그 생각들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실제로 이것은 아내와 내가 사용했던 방법인데 내 자녀들이 나중에 글을 읽을 줄 알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나는 그러지 못했지만 어릴 때부터 인문 고전을 조금씩 읽는 습관을 자녀들에게 길러주고 싶다과거 산업화시대에는 절대적 빈곤으로 인해 인문 고전이 사치였지만정보가 범람하는 디지털 홍수시대에 인문 고전 철학에 대한 지혜와 통찰이 인생의 중심을 잡는 단단한 토대가 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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