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앞에 서는 두려움도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살다 보면 많은 청중 앞에서 말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과제 발표가 되었든, 비즈니스 PT가 되었든, 송년회 건배사가 되었든 말이다. 그런데 외향적인 사람이 있는 반면, 남 앞에 서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내향적인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내향적(내성적)인 성격의 사람은 절대로 강사가 되지 못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성적인 사람도 본인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명강사가 될 수 있다. 좋은 강사란 결국 훈련으로 탄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있었던 일이다. 내성적 성격의 어느 40대 강사는 원로 강사의 연구소에서 일을 배우며 종종 무대에 섰는데 그때마다 아주 혹독한 데뷔전의 연속이었지만, 청중 앞에 서면 왠지 작아지는 그의 내성적인 성격과 자신감이 결여된 강연 스타일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원로 강사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100일간 출근길 지하철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그 모습을 녹화해 오라는 것이었는데 외향적인 사람도 끔찍했을 그 일을 그는 꼬박 100일 간 충실히 이행하였고, (나는 실제로 그 영상을 보았다.) 그로부터 몇 달 후 나는 어느 지방의 CEO 아카데미에 그를 강사로 세우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 나는 그를 강사로 섭외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훈련을 지시한 원로 강사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제자도 강연 기회를 준다면 수락하겠다.’라고 제안하는 바람에 그를 섭외하였던 것이었는데, 예상대로 담당자도 청중도 그에 대해 별 기대를 않는 눈치였고, 강연을 망치면 주선자인 내 처지만 곤란해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막상 강연이 시작되었는데 예전 그의 소심한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아주 자신감 넘치며 짜임새 있게 90분 강연을 꽉꽉 채웠는데, 그날 강연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냐면 강연 후 CEO 여러 명이 우르르 명함을 달라 하고,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할 정도였다. (참고로, 가장 강의하기 어려운 대상 중 하나가 CEO다.)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강연 때 단 한마디도 허투루 한 말이 없었는데 그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내가 그에게 했던 말. "내가 이제까지 들었던 당신 강연 중 최고였다. 원로 강사님 때보다 반응 면에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
강연도 자꾸 하면 늘게 되듯, 남 앞에 서는 두려움도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철저한 준비'와 '당당한 마음가짐', 그리고 '호되게 당하기 밖에 더 하겠느냐' 하는 배짱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제 본인이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이유로 강연을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