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국기업의 인재개발그룹장
< 강연의 시대- 미니인터뷰4. 세계적 미국기업의 인재개발그룹장>
인터뷰이는 91년부터 삼성그룹에서 인사 관리 업무를 담당한 HRD Senior Manager로, 현재 세계적 미국 기업의 인재개발그룹장으로 재직 중이다. 인터뷰이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음 내용은 강사들이 기업 교육 담당자의 시각을 파악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다.
1. HRD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 달라.
HRD는 다른 말로 "Talent Development(인재 개발)"라고도 하는데, 인재양성과 관련된 것이다. 크게 봐서는 HR(인적 자원)에 속하는 한 영역이고, 일반 회사들은 종합적으로 인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차원에서 Talent Management & Development로 나뉜다. 즉, HRD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이냐에 관한 업무영역이며, 여기에 따르는 것이 교육부서인 것이다.
2. 사내강사와 외부강사의 차이가 궁금하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어떤 분야로 어떻게 강의하느냐에 따라 전문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고, 그때 그때 사내 강사를 모시기도 한다. 예를 들어 리더십 강의 같은 경우 회사 임원이나 부서장들에게 하나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교육을 한다. 기능 쪽은 주로 전문 강사 제도를 운영하는데, 보통은 본인의 업무가 있고 그와 더불어 회사의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강사 등록을 하여 교육 스케쥴에 따라 강의를 준비한다.
리더십 강사의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본인이 교안(콘텐츠)을 직접 만들어 강의하는 경우고, 다른 하나는 교육 부서에서 초안을 잡아주면 거기에 맞춰 강사가 교안을 업데이트하는 경우다. 아까 언급한 직무 교육, 특히 기능, 제조, 기술 교육 쪽의 전문 강사들은 보통 사전 작업을 통해 강의안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에 같이 참여한다.
3. 내년도 교육 계획은 대략 언제 세우는가?
우리는 내년도 계획을 10월경에 세운다. 그리고 그 계획을 12월까지 마무리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회사들도 10월에 내년도 계획을 세우고, 11~12월경에 전사 전략회의 등을 거치면서 큰 방향의 계획을 설정한다.
4. 그 시점에 담당자에게 홍보하면 효과가 좋겠다.
그보다 훨씬 전에 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년도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그에 대한 예산도 편성된다는 얘기다. 회사에서는 예산이 편성되면 어떤 새로운 것을 도입하거나 시행할 여력이 없어진다. 따라서 상반기쯤에는 본인이 어필하고 싶은 토픽이라든가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해야 내년도 교육 계획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5. 외부 강사들은 주로 어떻게 섭외하는가? 강사가 직접 영업하는 경우는 많은가?
우리 같은 경우에는 주로 강연 에이전시들을 통해 외부 강사를 알아본다. 어떤 주제에 대한 특강 강사를 원하면 에이전시들이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평판을 가진 A급 강사를 추천한다. 회사의 외부 교육이라는 것은, 특정한 주제나 목적이 있을 때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과정에서 강사를 소개받는 것이기 때문에 강사가 개별적으로 각 기업들에 대해 ‘내가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라는 식으로 어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6. 전체 교육 과정에서 외부강사의 비중은 얼마나 차지하는가?
고정된 비중은 없다. 다만 직무 관련된 교육은 어디나 사내 강사를 많이 쓸 것이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주요 역량이라고 볼 수 있는 교육들, 예를 들어 의사소통 스킬, 문제 해결 과정, 갈등 관리, OA(사무자동화) 등의 교육은 사실상 외부 강사를 많이 쓴다. 왜냐하면 그들의 강의 스킬과 콘텐츠가 훨씬 더 전문적으로 잘 설계되어 있고, 강의 내용도 트렌디하기 때문이다. 그런 교육들은 거의 외부 강사를 쓰지만, 회사 내부의 프로세스라든가 기술, 기능과 관련된 교육은 사내강사를 쓴다.
7. 외부 강사를 볼 때 무엇을 중요하게 보는가?
그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평판이다. 외부 강사는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강사의 전문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학교, 전공, 강의 경력)을 보게 된다. 그리고 평판이 중요하다. 강의를 했는데 평이 좋았는지는 관련 회사들을 통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또 요즘에는 인터넷 동영상을 많이 참고하게 된다. 동영상을 보면 강의를 잘 하는지 못 하는지 실제 강의할 수 있는 역량을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볼 때 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이 몸에 체화된 강사들이 있는 반면, 어떤 강사들은 유명하긴 한데 실제 자신이 누구를 대상으로 강의하는지, 담당자가 뭘 기대하는지 등을 강의 전에 조율하지 않고 그냥 하던 대로만 강의를 전달하는 식일 경우 아무래도 현장 반응이 떨어진다.
8. 강사들의 평판은 어디서 조회하나.
강연 에이전시에서 강사를 분류해 소개해준다. 그래서 어떤 분야의 A급 강사가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고, 우리 같은 경우는 삼성그룹 내에 있었기 때문에 강사가 삼성 관계사 어디에서 강의를 했다고 하면 바로 연락해 강의가 어땠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아주 중요한 강의의 경우 잘 모르는 회사라도 교육 부서에 직접 강의 평가를 물어볼 수도 있다. 그래서 훌륭한 강사라면 강의를 한 다음에 다시 교육 부서하고 연락을 해서 자기 강의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그 강사가 설령 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교육 부서에서는 ‘이 사람이 내 이야기에 오픈되어 있구나.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고, 다음에는 더 나은 강의를 하겠구나.’ 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 해당 강사에 대한 평판을 묻는다면 더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9. 가장 깊었던 강사는 누구인가? 그 이유는?
세 분 정도 있다. 먼저 조벽 교수님 강의가 굉장히 좋았다. 조벽 교수님은 강연 참석자들의 의견을 미리 받아 그것을 즉석에서 반영하며 굉장히 인터렉티브하게 강의하셨다. 청중의 반응을 주시하며 즉각 반영한다는 것이 큰 강점이었다. 그리고 남이섬의 강우현 전 대표님은 실제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사진에 투영하여 지루하지 않게 강의하셨는데, 전달 매체의 선택과 본인의 스토리를 잘 접목했던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이어령 교수님은 워낙 스토리가 탄탄하고 시대를 관망하는 인사이트가 대단한 분이다. 그저 말로만 이야기를 전달하는데도 청중을 집중시키고 압도하는 힘이 굉장했다.
10. 향후 산업 교육 시장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교육 시장은 점점 대중적이고 캐주얼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온라인 강의라 하더라도 몇 시간 교육을 인증받고 나면 나중에 고용부 환급을 받는 획일화된 교육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강의 시간도 자유롭고, 간단한 동영상도 활용하고, 교육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을 맞춤형으로 선택해 들을 수가 있다. 결국, 전통적인 강연 시장에 존재하던 틀이 없어지면서 교육의 채널이나 방법, 시간, 접근성 등을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계속 발전해나갈 것이다.
11.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강의 영역이 있는지?
이미 교육 시장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관건은 소비자가 원할 때 어떤 식으로 맞춤형 강의를 제공할 것인가이다. 따라서 수요자의 니즈에 맞춰 강연을 큐레이션 해줄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행 상품도 이제는 전형적인 패키지 상품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와 색을 입힌 상품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는가. 마찬가지로, 강연 시장 역시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중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그들의 니즈를 유동적으로 반영하느냐, 하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12. 마지막으로 프로 강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조언이 아닌 바람을 말하자면, 강사들이 대중들을 ‘지도하고 교육한다’라는 마인드를 갖기보다,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청중과 어떻게 공유할 것이냐에 중점을 맞추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연구, 기업에 대한 연구, 수강생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거쳐 청중이 무엇을 바라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할 때 소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게 없이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만 높인다면 전문성 교육은 될지 몰라도 진정한 소통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가 굉장히 좋은 교수님의 강의 노트도 시대가 지나면 매력 없고 다 아는 이야기가 된다. 요즘 같은 정보화시대에 콘텐츠를 계속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청중에게 새롭고 참신한 것을 줄 수 없다. 아까도 말했지만, 본인 강의에 대한 평가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강의를 한 다음에 교육 업체나 수강생의 피드백이 솔직히 전달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그것을 경청해야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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