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머리는 너무 무겁다
왜 이토록 가느다란 목에
왜 그토록 우겨서 머리는 올라가고
신경을 구겨지게 하는가
이것이 아틀라스의 업보?
인간은 앞을 보고
욕심많은 인간은 목을 빼서 그 앞을 보고
그 앞을 보는 인간은 신경이 뻗치고
마침내 목은 제 낯을 구겼다(고 한다)
이것은 업보(라고 한다)
부화하는 병아리는 쉽게 알을 깨니
내가 먼저 껍질을 쪼고 말 거야
언젠가 문드러지는 건 알아! 하지만
굴러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나는 정을 박을테니 너는 망치질을 해
하나, 둘, 셋,
천구는 산산이 부서지고
해방이다, 자유다!
해방은 경추의 노래
자유는 ( )의 함성
인간은 제우스가 아니므로
아테나의 목소리는 울리지 못한다
이것은 탄생이 아닌 붕괴
구역질 나는 두통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