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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인 Nov 19. 2022

말의 선단

저기,

아니다

지난 일이지

별일 아니었어

그래도 있

받고싶은 게 있어

주고싶은 걸까

아직 남아있더라

자꾸 찌르더라


별일 아니라고 주절거렸

약 하나를 더 건네더라구

둥글둥글해 다행히

찔리지는 않겠어

애매하면 반으로 쪼개 먹으래

그럼 찔리겠다

가슴을 긁으며 내려가겠다

잠시만 참아야지

금방 녹아서 퍼져서

24시간 뒤 흔적도 없어질 테니


좋다

나도 그랬어야 했는데

부러뜨리지 말고 녹였어야 했는데

마음에는 위산이 없는지라

말은 ㅁ,ㅏ,ㄹ

일은 ㅇ,ㅣ,ㄹ

선단만 늘어났네


저기,

이 잔해를 가져가줄 수 있을까

아니다

ㅅ,ㅏ,ㄱ,ㅗ,ㅏ

뾰족한 구석이 무 많다

네가 찌른 게 아니라

내가 찔린 게 될까봐.

굳이 잘게 뜯어서

굳이 그러 손은 내 거였어,

그렇지.

그런데 나는 그냥,


아니다

그냥 녹여보지 뭐

여지껏 녹지 않았지만

문드러질 때까지 기다리지 

그런 날 오겠지

도륵도륵

숨결따라 굴리다 보면은.


밤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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