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고등학교 영어 문법 시간에 the 비교급+the 비교급 표현을 배우면서 만들어 본 예문이 있다.
“The more you expect, the more you will be disappointed”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크다는 말인데, 지난주 금요일에 대학원 과정을 밟는 외국인 학생의 요청으로 하던 인터뷰 중에 나도 모르게 저 말이 나왔다. 내년에 있을 교생실습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는 기대를 덜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며, “You know, the more you expect, the more you will be disappointed”라고 했다.
이렇게 한 번 뱉어본 말이나 표현은 잘 기억에 남아서 다음에 즉흥적으로 말을 하다가도 튀어나온다. 게다가 입 밖으로 나와서 다시 내 귀로 들어오는 말들은 머리에도 꽤 진하게 각인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주로 어떤 말들을 뱉고 또 나에게 들려줬었나.
올해가 거의 다 지나가는데, 나는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아쉬워하고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생각과 말들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엄청 기대한다. 그러나 그 기대에 실망하는 순간을 몇 번 겪고 나서 점점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여우와 신 포도라는 이솝우화에선 너무 높은 위치에 있는 포도에 손이 닿지 않아 먹지 못한 여우가 “저 포도는 어차피 신 포도일 거야”라고 투덜거리면서 돌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투덜거리며 돌아가는 여우의 모습이 꼭 내 모습처럼 보였다.
기대를 안 하려고 한다고 하지만 정작 부정적인 미래를 그리며 ‘어차피 그럴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안해 왔다. 기대를 안 하기는커녕 최악을 기대하는 노릇이었다. 이런 부정적인 기대가 생겨나고 굳어지려고 할 때마다 경각심을 가지고 인지해야 함을 최근에 다시 깨달았다. 생각의 방향을 그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지 않고 밝은 방향으로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걸 느낀 것이다. 기대하며 살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