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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Feb 08. 2023

다름

관계에서 상대방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는 게 쉽지는 않다. 의견이 부딪히고 상황이 악화되어도 내 기중에서 나온 이야기를 끝까지 주장할 때 우리는 작지 않은 실수를 하게 됩니다.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는 잘 들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그런 뻔한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해서 내 주장을 굽히는 게 어려운 걸까. 알고 보면 일종의 자존심을 차용한 고집일 뿐인데 말이다. 고집은 쓸데 있을 수도 있지만 온전한 관계를 위해서는 내려놓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요즘처럼 개인의 개성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자리 잡혀 가는 때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역시 그 나름대로의 주장으로 버티고 서있다. 이런 게 바로 앞에서 말한 고집이다. 말 그대로 쓸데없는 고집에 집착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내려놓는 순간 내 자존감이 깎여 나감을 느끼기에 사람은 불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의 불안함을 지켜내려는 본능이 쉽게 작용하는 걸 제어하지 못했을 때 나오는 게 바로 고집이다.


문제는, 누군가와의 대화에서 내 주장만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 생각의 크기를 내 생각의 주장만큼이나 줄여야 한다. 이때 상대는 나와의 공감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게 관계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고집이 아닐까. 저마다의 생각이 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내 마음과 생각이 누군가와 마음과 생각처럼 똑같을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말로만 외치는 소통능력과 공감능력이 아니라 이제는 실제의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그동안의 경험이나 생각을 모두 없애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또 내 이야기는 옆에 놓고 이야기를 하는 건 어떨까. 공감능력이란 자기 생각이 크게 남아 있으면 공감하기란 쉽지가 않다. 하얗게 빈 머리는 상대의 이야기를 쉽게 받아 적을 수 있다면, 상대방의 생각이 그렇게 다르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듣고, 또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늘 그렇듯, 내가 생각한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사람은 그때 상처를 받는다. 관계에서 상대방도 마찬가지라는 걸 잊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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