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일상을 추구하는 게 사람들의 심리일 텐데, 실제 그렇게 지내는 사람은 많이 않다. 나를 예로 들어도 그렇다. 최근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밤잠을 설친 대가로 하루 종일 멍한 기분으로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와, 언행으로 사람들과의 작은 트러블이 잦아졌다. 원체 내 성격이 돌직구처럼 묵직하고 때로는 상대를 아웃시켜버리는 좋지 못한 태도로 인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도 못한데, 거기에 몸의 이상 반응 때문에 더 나빠졌으니, 모든 게 잘 안 풀린다.
사람과의 관계는 상대가 나를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대가 더 노력해주기만을 바란다. 이렇게 이기적이고 오만할 수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잘 풀어내지 못하는 내 모습 그대로가 때로는 불쌍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람이 사는 사회에 나도 함께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나를 위해 사람들이 살아주지 않는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나쁜 내 성격을 바꾸지 못한다는 건 어쩌면 사회에서 부적응하는 데 최적화 인격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걸 나는 왜 외면하고 있었을까.
경영자이든 조직원이든 모든 곳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 같다. 리더는 자신만의 통찰력, 결단력, 실행력, 지속력을 두루 갖추어 현재의 조직을 이끌어 나가겠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대분의 조직원은 서로의 존재를 과시하고 인정받기 위한 보이지 않는 투쟁을 하기도 한다. 리더 그룹으로 올라갈수록 진입 장벽이 좁고 높아지기 때문에, 그 규모면에서는 조직원들 그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기만 하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이 있는 모든 곳에서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많은 그룹의 안정이 중요하다.
한 사람이라도 옳지 못한 사고를 한다면 금방 퍼져 나가게 된다. 대부분의 부정적 영향은 급속도로 번지면서 사람들의 뇌리에 박히게 되어 종국적으로는 옳지 못한 결과를 야기시킨다. 마치 생수가 담겨 있는 컵에 검은색 잉크를 한 방울 떨어트리는 것과도 같다. 단 한 방울의 잉크뿐이지만 그 컵 안의 색은 이미 깨끗한 물의 색을 잃게 된다. 그만큼 사람이 모여 있는 구성원에서 검은색 잉크가 존재하는 지의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 말이다.
검은색 잉크라고 표현을 했지만, 결국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불필요한 능력으로 조직의 기능을 현저하게 떨어트리는 사람을 말한다. 물론, 인간관계가 완벽치 못하는 타인이 나를 병들게 하는지의 문제는 조금 다른 이야기 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상호 인격적 교류를 통해서 발전하는 인간 사회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사람과의 관계 개선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기도 한다. 이것을 나는 편안한 일상을 만드는 기본적인 사회 욕구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에 새로운 부장님이 오셨다.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공직의 경험이 있던 부장님은 면접에서 좋은 평점을 얻어 결국 최종 합격한 것이다. 그렇게 최근 시작한 부장님의 첫출발은 그렇게 부드럽지가 않고, 기존에 구성원으로 남아 있던 나를 포함한 여러 직원들의 기능을 멈추게 하는 정도로 좋지 못한 출발을 보였다. 대부분의 새로운 사람은 하나의 인간관계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안의 상황을 파악하고 구성원들의 전후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부장님은 자신이 조직의 리더이니 우선 인정받고 과시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자신을 대우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다만, 새로운 구성원들이 기존에 형성해놓은 업무 성격들을 자신의 기준에서 일순간에 바꿔버린다면, 그동안 그게 맞다고 믿으며 일해온 직원들이 느끼는 허탈 함과 정복당함이라는 지저분한 기분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바로 그런 공감능력이 자신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측면에서 부족함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몸소 움직여 낮은 자세로 그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세부터 가져야 하는 이유다.
사람과의 관계, 인간관계라고 부르는 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괴롭히는 이 것을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질 수 있을까. 오늘도 작은 생각을 조금이라도 확장해보려 노력하는 내 모습으로 작은 위안을 찾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