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책을 낸 지가 벌써 1년이 가까워진다. 책 하나 쓰고 나서 세상이 변할 정도로 나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처럼 느껴졌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 지속되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책을 쓰고 좋은 점 하나는 공식적인 직함 하나를 더 얻었다는 것. 작가, 작가라는 이름이 주는 든든함이라고 해야 할 까. 작가라는 이름 자체에서 나오는 무언가 알 수 없는 지적이고 사회의 지성인처럼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선입견 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도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책 쓰기가 어느덧 게으름으로 뒤덮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하루의 패턴을 매일 똑같이 하고 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저녁은 10시에 잠자리에 든다고 한다. 이런 패턴은 거의 변함이 없고, 책을 써내는 힘의 원천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일정한 패턴으로 살다 보면 자신이 운동을 하건 글을 쓰건 간에 최적의 집중력과 능력을 발휘하는 몰입의 시간을 갖게 된다.
골프선수의 일정한 루틴은 몸의 이완을 돕고 근육이 기억하는 자세에서 실력이 나오게 된다. 야구 선수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일정한 몸풀기와 스윙 연습을 하고 타석에 들어선다. 이때도 매번 똑같은 행동으로 자신이 그동안 쌓아왔던 근육과 뇌 기억의 일정한 패턴을 끄집어낸다. 오른쪽 어깨 선의 유니폼을 겉어 올리고 방망이로 투수를 가리키는 형태의 일본 출신의 메이저 리거 스즈키 이치로 선수의 루틴은 어쩌면 지겨울 정도로 수만 번 수십만 번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의 움직임은 변화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변화 시도로 자칫 자신만의 타이밍을 잡는 데 큰 실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든 운동의 공통점이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승패의 결정적 요소이다. 이처럼 운동선수든 소설가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것, 패턴의 일정함은 더욱 두드러진다. 행동에서 보이는 루틴뿐만이 아니라 생활양식에서도 패턴을 갖는다는 것은 일을 풀어나가는 데 큰 발전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회색의 라운드 티셔츠만 수십 벌이 옷장에 가지런히 걸려 있다. 그는 "나는 페이스북을 잘 운영하기 위한 결정 이외의 결정을 하지 않기 위해서 단순하게 정리하며 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아침에 옷 하나 갈아입는 데 고민과 결정을 해야 하겠냐만은,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패션 테러리스트가 아닌 이상 웬만한 사람들은 오늘, 내일에 입고 나갈 옷에 대한 고민은 있어왔고, 때로는 그 고민이 스트레스로 변화된 일상을 살기도 하니까 말이다. 반복된 패턴은 성공의 첫 번 째 조건이 될 수는 없더라도, 보람 있는 하루를 만들어줄 수는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