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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Mar 16. 2023

친구를 믿는다

무슨 일인지 잘 모르지만, 좋은 친구 하나가 다친 모양이다. 병원에 갈 일이 아닌, 마음을 다쳤나 보다. 그렇게 그는 다급하면서도 눈물 고인 목소리로 급전이 필요하다는 매시 지를 보내왔다. 진심으로 필요해 보였다. 무엇이 그의 다급한 마음을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거는, 나는 그를 믿고 있다는 것이다. 저화를 끊자마자 나는 필요한 돈 이상을 통장으로 송금을 했다.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이런 걸 아내가 알면 크게 실망을 하겠지만, 나는 지체하지 않았다.


요즘 같은 정보의 호수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하기란 정말 힘들다. 인터넷에서는 하나의 주재를 가지고도 오만가지의 해석이 난무하니 믿음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입눈귀로 이어지는 정보의 전달은 언젠가부터 LAN 선으로 이어져 있으며, 그 정보의 전파 속도는 그 옛날 상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즉, 하나의 정보가 신중하게 다루지 못하고 수많은 정보 속에서 스스로 옥석을 가려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만큼 사람을 믿으며 살아가기가 힘든 환경에서 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교감을 우리는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를 믿고 간다는 거, 그거 정말 쉽지가 않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게 있다면 말이다, 누군가를 믿으며 살아간다는 건 멋진 일이다. 그 대상이 피를 나눈 형제자매 그리고 부모님을 넘어서는 사회에서 연결된 사람이더라도 말이다. 쉽게 지치고, 쉽게 끊어지는 사람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포용으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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