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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Sep 15. 2020

2020/9/7~2020/9/13

창작생활의 디테일을 더하는 시도와 돈 이야기

소소한 일 루틴의 나날. 무던한 느낌으로 한주를 통과했다. "우리는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리듬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나머지 눈에 보이는 전개나 변화가 없는 풍경을 점점 가만히 지켜보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다." 이번주에 필사한 에세이에서의 문장이 떠오른다. 슬슬 내년 상반기에 대한 상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꼬물꼬물 올라온다.  


돌아보기

#일의 구성

작업과 직업과 집안일의 콤비네이션.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아날로그 키퍼 메모지를 손에 들고 하루의 일과를 적어가며 했다. 출판사 원고마감이 얼마 안 남았고 글 하나를 마무리하면 업로드할 여력이 없이 거의 바로 다음 글을 쓴다. 아이디어 막히는 구간 때문에 글이 바로 나오지 않는 날이 있다. 그림 일은 손에서 약간 버겁다. 일적인 부분만 생각하면 하루가 심플하게 가는 편이라 약간 담담해지는 구석이 있다.


#생존금액 계산

여러 우연이 겹친 끝에 지금 시점에서 올해의 목표 저금액 달성(나는 올해 그간 모은 돈을 깎아먹기만 할 줄 알았다...). 이후에 버는 돈들은 마음 편하게 쓰거나 다음 목표 저축액으로 세이브하기 위한 방식을 생각해보았다. 새는 돈도 줄여볼테다! 하는 결심으로 뱅크샐러드 앱을 깔았더니 한주의 소비 리포트도 깔끔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설정해둔 예산을 초과할 것 같으면 알림이 떴다. 한주 금액을 정산할 때마다 전의 3주보다 비용을 아꼈다는 알림을 받으니 괜히 사고 싶은 걸 더 안 사고 싶기도. 불필요한 부분에서의 소비양식은 확실히 안 쓰는 게 몸에 익숙해지는 게 좋겠다.


#수익 파이프라인

올해 시도하는 수익들. 문의오는 단타성 업무, 6개월 정도의 계약 업무, 지원사업에서 지급되는 소정의 활동비, 스스로 벌이는 일들. 굿즈 판매.


수입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하는 것들을 감안하고 있다. 모인 돈이 있어서 지금 단계에서는 얼마 벌어야 해, 라고 설정하기 보다는 이런 식으로 일을 벌리면 진짜 돈이 들어오나, 정도의 레퍼런스를 쌓아볼 심산이다. 에이, 이런 식으로 생각했던 지원사업 단타성 활동비도 그래도 들어오면 좀 마음이 놓임. 15만원, 20만원. 푼푼히.


그리고 아버지와 운영하는 작업실 공방에서 처음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게 됐다. 참가자는 총 4명. 비용을 몹시 저렴하게 책정했는데, 동네에서 하는 워크숍은 이 정도의 비용이 아니면 쉽사리 사람들의 참여 심리가 생기지 않는 듯했다.


#작가 중에 '친구'라 할 만한 사람

이 고민을 하기엔 내가 작가 커뮤니티에서 많은 걸 하지 않는다... 내 일이 바빠서(긁적) 작가 동료가 분명 있어야 하는데. 근데 몸은 뭔가를 혼자 훅훅 해버리는 데 익숙해져버렸다. 아니면 잠깐 참여하고 순간순간 빠지는 사람이 되거나. 코로나 상황 때문에 종종 모이던 그림 모임이 멈춰서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여러 개 일을 굴리다 보니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게 잘 안 되기도 하고.


#3인칭 시점의 글쓰기 습작

여성 글쓰기 작업실의 친구가 전에 알려준 게 있다. 3인칭의 소설 글쓰기를 연습하고 싶으면 드라마를 켜놓고 그 속의 장면과 대사를 보이는데로 적어보라고. 그래서 적어봤는데.. 중드를 보면서 해버린 것이고.. 나는 어째 습작이 아니라 팬픽을 쓴 게 아닐까 싶었다. 찐한 친구가 별로 없는 나인데 요즘 들어 타인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


이룬 것들


출판단행본 글 작업 / 카드뉴스 제작 / 공방 워크숍 참가자 안내문자 발송 및 참가자 별 참여시간 확정

공방 인스타 업로드 / 마을만들기 관련 행정서류 전달 / 인스타툰 계정 이벤트 관련 공지 밑 그림작업


영감받은 것들

#본 것들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타이베이 : 대만도 우리와 비슷하게 단행본 초판 소화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근데 비슷한 상황을 약간 다르게 풀어가는 대만만의 결이 있는 듯하다. 출판문화 자체가 풍성한지 서브컬쳐로 일본만화 전용 서점도 있고, 색깔 강한 독립서점들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서점 미디어의 사례도 재미있고.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외국 작가들과의 콜라보도 빈번한 듯. 대만의 출판문화를 엿보러 놀러가고 싶다.

일간 이슬아 '이토록 알 수 없는 홈드라마' : 이슬아가 살펴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생활서사 영화들. 걸어도 걸어도 같은, 일상의 균열이 느껴지는 인물과 이야기들에 대한 영화 대담 내용이었다. 판타지 소설에 대한 몰입감이 큰 편이긴 하지만.. 정달 단단한 서사는 직접적인 삶을 담아내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글쓰기를 소재로 한 에세이+작법서. 글쓰는 여성들의 작업실 신여성에서 글쓰기 워크숍을 진행하던 은성의 책. 글을 쓸 때 실제로 뭘 고민하면서 써야 할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했다. 은성의 글 덕분에 구체적으로 글 쓸 때 염두에 둬야 할 것들의 개념이 잡히는 듯해서 기뻤음.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건축사무소에 근무하게 된 건축 전공생 주인공이 대가인 건축가 밑에서 배웠던 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 누군가와 함께 했던 계절을 이렇게 섬세하게 그려놓다니. 매력적이다.

비밀의 숲 시즌2 : 의외로 일부러 찾아서 보지 않게 된다. 다만 정규 방송시간에 집에서 틀어놓으면 같이 본다. 사건을 보여주기 보다 말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시즌1 때와 달리 뒤가 구린 등장인물들이 어떤 특이점이 올 때 반응을 너무 즉각적으로 보여줌. 용의자가 벌써 엄청 많아졌다.

금융문맹의 예적금 탈출법 : 주식과 채권에 대한 설명파트를 읽었다. 차익을 노린 수익은 어렵더라도 배당금만 노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해보았다. 뭘 몰라서 이렇게 생각하나..

삼생삼세침상서 소설: 드라마 보고 소설 원작 읽은 거 처음. 세상에.

상견니: 1화를 틀어서 보기 시작. 문제는 직장생활 묘사된 부분이 약간 닭살스러워서 훅 넘어가지 못했다.


#방문한 곳

스토리지앤북필름 강남점. 주인 분 되게 차분하게 말에 답해주시고, 수줍고 낮은 음색으로 말하는듯하면서도 스티커와 사탕을 꼼꼼히 챙겨주시고. 서점 내부에서 전시와 굿즈, 스탬프 체험 등 서점에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배치해놓은 부분이 좋았다.



아쉬운 것들

이렇게 아마추어 같아도 되나

그림과 글 습작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 어릴 때 했어야 할 걸 왜 지금하지, 혹은 지금 이걸 한다고 해서 다 무슨 소용이라고, 식의 말이 분명 생각난다. 뭔가 또래의 다른 사람들은 좀더 거대하고 대단한 것들을 떠올리는 듯도 하고.


큰 욕구가 일지 않는다

사실 계획에 실패하는 나는 너무 자연스럽지 않나



다음 계획

#원고 작업

(쓴 것들)

여성 검도덕후가 갖게 된 말들

공격의 타이밍, 마음의 타이밍

근육통, 신경통, 월경통

사라진 언니들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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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야 할 것들)

내가 원하는 도장의 모습은

여성 전용 전국검도대회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이런 반응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문과출신이 체육자격증 시험을 본다고?


#그림 작업

이번주 업로드 목표는 일요일

에세이 썸네일 1건 그리기


#클라이언트 업무

1. 카드뉴스 수정피드백 반영 완료 및 업로드

2. 목요일 계약서 작성을 위한 미팅


#공방 작업실

1. 공방 워크숍 첫 시작 주입니다(와) 총 네 명.

2. 워크숍 영상촬영 진행. 17일 팀 내부 취합 18일까지 최종 전달.

3. 소모성 물품 구입 목록 확정하기(명함, 스탬프)


#리디셀렉트에서 돈 공부 책 읽기

계속 읽자. 잘 하고 있다.


#필사와 습작

꾸준히 손 움직이기. 쓰지 않는 재능은 녹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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