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작은 것이 아름답다’! ^^

텃밭이 키운,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가을무 앞에서

by 산골짜기 혜원

텃밭이 키운,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가을무.


손에 쥐고 보면 참 이쁜데

다듬기가 영 번거롭다.

그래도 세상에 난 몫을 지켜내고 싶다.

음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정성껏 갈무리한다.


20231110_160627.jpg 텃밭이 키운,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큰 가을무.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같은 날 심었어도

하늘과 바람은 공평했을지라도,

무씨는 저마다 다른 크기와 모습으로 자랐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던 어느 늦가을.

더 미루지 못하고 무를 죄 뽑던 날.

장갑 낀 손가락보다 작은 것들까지 만날 때면

이걸 과연 먹을 수 있을까,

그냥 땅에 둘까, 고민하며

그 작은 무들을 바라보았다.


조금 아쉽긴 해도

너는 왜 이리 작으냐고,

묻지 않았다. 묻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최선에 최선을

다했음을, 다했을 것을

알기에, 알겠기에….

모두 거두어 깨끗이 씻었다.


406446775_3741256382863279_1058037626174732206_n.jpg
408555566_3741256376196613_2860593851352786857_n.jpg
408644538_3741256379529946_2485503009992690074_n.jpg
406754860_3741259192862998_4556581430392577908_n.jpg
작디작아 김장에 동참하지 못한 무들은 조림으로 먹는다. 작아서 맛있고, 먹기도 좋다!


텃밭 무 가운데 크기가 괜찮은 것은

김칫소와 동치미에 알뜰하게 쓰였고.

작디작아 김장에 동참하지 못한 무들은

이렇게 조림으로 먹는다.


작아도 맛있고,

작아서 먹기 좋다.


어느 좋은 잡지 이름처럼

‘작은 것이 아름답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 사인이 담긴 책을 헌책방에서 만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