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앞두고 산밤을 까는 가을밤이 깊어가네요~
산에서 저절로 자라서
툭툭 떨어진 밤들을 주워
하나하나 껍질을 까는 밤~
“사각사각” 소리와 함께
가을밤이 깊어가네요.
둥글하고 뽀얗게 이쁜
이 산밤을 자실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바로오, 한가위를 맞아
아주 오랜만에 산골에 납실
시어머님 되시겠습니다^^*
저희 시댁은
많이 여러 해 전부터
시아버님 제사 포함
설과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는답니다.
시어머니께서 멋지게
정리를 해주신 덕분이죠.
저는 엄마 아빠를 결혼 전에
여의어서 찾아뵐 친정부모님이
계시지 않다 보니까
시어머님의 통 큰 결정 뒤론
명절 때 서울로 역귀성하던
일정이 가뿐히 사라졌습니다.
올해도 여지없이
산골을 지키며 지내려고
하던 찰나~ 제가 기특한(?)
결심을 살짝 했어요.
팔순 중반의 시엄니랑
이번 한가위를 보내는 것도
좋지 아니 하겠는가! 하고요^^
코로나 전에 다녀가신 뒤로
이곳에 와보지 못하신 것으로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추측이
되기도 하고 해서요.
아, 게다가요.
전화기 너머로 이야기 나눌 때면
온통 걱정만 가득하세요.
“책은 좀 팔리냐~”
“네, 그럭저럭 나가요.”
“벌이가 션찮아서 어쩌냐.”
“아니에요, 창업 초기에
이 정도면 진짜 괜찮은 거예요^^”
이러고 안심시켜드리고 나서요,
나름으론 기쁜 소식이라고
이런 말씀을 드려요.
“어머니, 저희 새로운 책 나왔어요!”
“책 만드느라 돈 많이 들었을 텐데, 어쩌냐…”
“아… 네, 돈을 많이 쓰긴 했는데요,
그런데 그게 책을 만들어야
팔 수가 있고 그래야 돈이 들어오거든요.
그게 장사의 법칙이잖아요.
이번 책도 잘 나갈 거 같으니까
걱정 진짜 조금도 마세요!”
그러던 어느 날은 급기야
제가 당부 말씀을 올립니다.
“어머니, 걱정해 주시는 마음은
정말 감사드려요. 근데요,
여기저기 말 들어보니까요
잘된다, 잘된다 해야
안 되는 일도 잘되고,
잘되는 일은 더 잘된다
하더라고요. 그니까요 앞으로는
제발 걱정은 마시고
대신 책 잘 팔린다, 잘 팔린다
그렇게 주문 좀 외워 주세요.”
그랬더니만 웃으시면서
“그래, 책 잘 팔린다, 좋구나~^^”
그러시며 전화를 끊으셨더랬죠.
그 뒤론 시어머님 ‘걱정 전화’가
여직 없는 중입니다.
하지만 또 언제 펼쳐질지 모를
걱정보따리 제대로 놓으시게끔
이번 추석에 오시거들랑
산골출판사 이야기를 좀 더
생생하고 알뜰하게 들려드릴
마음이랍니다.
명절에 시엄니 맞이할
막내며느리는 책상머리에서
요로코롬 심정만 보듬고 있을 때
막내아드님은 산밤 주워 와
껍질 까고, 또 어머니 오시면
밭일하려고 나서실 게 뻔한지라
눈에 띄는 일거리 없게꼬롬
열심히 이 밭 저 밭
오가는 중입니다.
그 모습이 아름답고 좋아서,
밤 까는 사람 영상 찍어가지곤
유튜브 쇼츠에 올리고, 또 그걸
공유한다는 것이 그만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eVmSs8VabTg?si=bGpyVg06SyDGWop4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될 수 있는 한. 할 수 있는 만큼
편안하고 풍족하게
길고 긴 빨간 날들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살짜쿵 지루하다 싶은
시간이 생기거들랑
산골출판사 플레이아데스
유튜브 구경도 해주시면서요~^^♡
쉬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그 모든
귀한 노동들 앞에 그저
존경과 파이팅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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