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울 맞이하는, 어느 화창한 2월의 산골출판사 이야기
올 들어 처음으로
햇볕에 빨래를 맡겼다.
추운 겨울에도
해님은 계셨지만
밖에 내놓으면 축축한
옷들이 얼기부터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집 안에
빤 옷들을 널었다.
날이 참 좋아서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이 햇살에 오롯이 잘
마를지도 모르겠다는.
아니나 다를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즈음
탁탁 털며 걷어내는 옷들이
보송보송하네.
잘 마른 옷들
한 아름 품에 안고 돌아와
하나하나 개어 넣는데
옷감마다 풍기는 햇볕 내음이
어찌나 그윽하고 은은한지
손에 닿는 옷마다 모두
코에 비비고 얼굴을 파묻으며
그 향기에 폭 젖었더랬다.
마당에 빨래를 널 수 있으니
이제 참말 봄이 거의 다 왔구나.
하긴 설 지나고부터
‘탈탈탈’ 경운기 소리
수시로 울려대고
바람 따라 실려오는
퇴비 냄새(아직은 향기로
느껴내지 못하는 미욱함)에
산골 마을은 벌써
새봄맞이에 한창이었다.
겨우내 책농사에 열심이던
산골부부도 땅과 함께
봄을 맞는 준비를 더는
미룰 수 없겠기에
내가 빨래를 널고 걷고 개며
감탄하는 그사이
옆지기 농부님은 밭일 삼매경에
푹 빠져 밥때가 되어도 소식이
없는 바람에 어쩌는 수 없이
그이를 부르러 밭으로 가야만 했던
어느 화창한 2월의 산골출판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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