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함께하는 기다림은 그렇게 삶에 힘이 되더라

메주 잘 빚는 옆지기와 함께 2026년 산골 장 담그기 해냈다!

by 산골짜기 혜원

무척 오랜만에 하는 장 담그기.

그날이 왔다.


먼저 소금물 만들기부터.

지하수 가득 받아

소금을 풀고 녹이고…


달걀이 오백 원 동전 크기만큼

떠올라야 하는데 가라앉기만 한다.


20260308_104309.jpg 고마워, 메주야. 너를 바라보는 시간이 있어 추운 날들 든든히 보낼 수 있었어.


소금이 이렇게나 많이 들었던가?

산골서 열 번은 넘게 해온 일이

어쩜 이렇게 낯설지.


달걀이 별로일까,

새로운 걸 꺼내 다시금 풍덩~

조금 위로 올라오는 듯도 하네.


그래, 계속하자, 될 거야.

소금을 물을 달걀을 믿자.

장 담글 물 빚어내느라

한 시간 넘게 훌쩍 지나간다.


20260307_145055.jpg 뽀그르르 하면서 달걀이 ‘뿅’ 하고 소금물 위로 떠오른다. 오백 원 동전 크기만큼~


그러던 어느 순간

뽀그르르 하면서 달걀이

‘뿅’ 하고 떠오른다.


됐구나, 됐어!


감동인지 감격인지 감탄인지

마음에 커다란 해방감이 느껴진다.


애지중지 만든 소금물

하루 동안 고이 두면서

대망의 장 담그는 날이

밝아왔다.


긴 겨울 하늘 아래서

흐트러짐 없이 매달려 있던

메주를 내렸다.


20260308_105758.jpg 긴 겨울 하늘 아래서 흐트러짐 없이 매달려 있던 메주를 내렸다.


구수하다.

단단하다.

잘 떴다.


고마워, 메주야.

너를 바라보는 시간이 있어

추운 날들 든든히 보낼 수 있었어.

믿음과 함께하는 기다림은

그렇게 삶에 힘이 되더라.


장독대에서 젤 큰 항아리에

정성껏 씻고 말린 메주를

한 덩이 두 덩이 차곡차곡 쌓는다.


KakaoTalk_20260309_100621845.jpg 장 가르기 할 그날까지 새로운 기다림의 시간을 품는다.


전날 만든 소금물 붓고

고추, 대추, 숯까지 넣으니

그 앞에서 절로 모아지는 두 손.


이토록 경건한 살림의 지혜를

남기고 이어주신 그 숱하게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60308_133154.jpg 10년 넘게 차곡히 다져진 산골출판사 장독대~


하늘, 바람, 비, 구름, 별, 달, 해…

믿는 구석이 많기에

참말로 걱정 없이

된장, 간장으로 장 가르기 할 그날까지

새로운 기다림의 시간을 품는다.


메주 잘 빚는 옆지기와 함께

2026년 산골 장 담그기

해냈다! 야호!! ^^*


#장담그기 #메주 #소금 #간장 #된장 #산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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