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이 글은 지난 4월에 쓴 글입니다.)
최근 운동을 위해 45분가량의 버스를 타고 아산으로 이동한다. 왕복 1시간 30분을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천안축구센터 운동장이 개방이 된다면 더 이상 외부로 나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잠잠해질 시기는 아무도 모른다. 적어도 4월은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
일주일에 2~3번은 아산으로 원정 운동을 간다. 즉 일주일에 3시간 ~ 4시간 30분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는 말이다. 나는 이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었다. 원래 신박사 TV, 독서연구소, 웅 이사의 하루 공부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지식을 습득했다. 하지만 버스 이동시에는 음악만 들으라는 코칭 스텝의 주문이 들어왔으며, 최근에 산 책들이 점점 쌓이면서 책 읽기로 했다.
오늘 읽은 책은 <하버드 상위 1 퍼센트의 비밀>이다. 이 책에서 전하는 핵심은 '신호'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천재적 재능을 떠올리거나 지독한 노력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실상 중요한 것은 신호다.
재능론은 신기루 일 뿐이다. 신호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자극을 말한다. 세상의 자극을 인간과 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또 다른 말로 환경 설정이라고 한다.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자인 '클로드 스틸'은 낮은 점수를 받는 학생들이 부정적인 환경의 신호에 둘러싸여 있고, 그럴수록 학생들은 학교가 자신이 성공하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부정적인 환경의 신호들은 그들을 악순환으로 더 경쟁에서 밀려나게 만든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성적이 중간 정도 되는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 : 상위권 학생과 경쟁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두 번째 그룹 : 상위권과 비교당하던 부정적인 환경 신호들을 차단시켰다.
세 번째 그룹 : 부정적인 환경 신호를 차단하면서 공부는 '자신의 힘을 키우는 의미 있는 경험'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학생들은 실험 전과 똑같은 환경에서 공부를 했다. 학교 선생님, 교과서, 객관적 시험지는 여전했다. 실험 결과 전 세계 심리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첫 번째 그룹의 성적은 변화가 없었다. 두 번째 그룹은 두 배가량 확연하게 상승을 보였다. 세 번째 그룹의 반전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더니, 주립 대학이나 갔을 학생들이 아이비리그의 입장을 받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수능 4등급 학생이 1등급으로 껑충 뛰어올라서 SKY 대학에 입학 게 된 것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확실하다.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고 긍정적인 신호에 개방하라.
아마도 위의 인사이트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지는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알고만 있을 뿐 신호의 차단과 개방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잠을 잘 자야 삶이 건강해지고 만족도도 높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알고 있지만 잠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양질의 수면시간 방해한다. 과연 수면뿐이겠는가.
목표를 실패하게 되는 이유가 한두 가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하는 신호들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은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말과 같다. 변화는 목표 설정만으로 되지 않는다. 흔히들 하는 착각이다. 원하는 대학을 가고 싶다고 매일 기도만 하는 학생이 있다.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겠는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공부를 해야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다. 기도는 부정적 신호에도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정체성을 갖게 만들어주는 의식일 뿐이다.
한국 사회에서 겸손은 미덕이다. 칭찬을 받아도 아니라며 손사례를 친다. 칭찬을 받기에 앞서 칭찬을 잘해주지도 않는다. 칭찬을 해주면 자만심이 빠져서 건방질라고 염려하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을 보면 튄다라는 생각을 먼저 갖는 경향이 짙다.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는 문화가 배어있다 보니 집단 내에서는 자신을 낮추려고 한다. 직장 상사들은 부하 직원이 더 잘하길 바라면서 평범하길 원하듯이 말이다.
이런 문화다 보니 실제로 칭찬보다 지적을 많이 한다. 그게 부하 직원 또는 후배를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학생들의 실험에서 확인했듯이 신호의 힘은 굉장하다. 어릴 적부터 평균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라고 교육받은 사람들은 평범함이 몸에 배어있다. 결국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외부의 신호를 통해서 내면이 평범함으로 굳혀진 것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기 위해서 절에 들어가 공부하는 고시생들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영국의 수학천재 콘웨이도 세상과 격리된 방에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었다. 콘웨이는 어릴 적부터 수학 천재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 수학 천재는 대학 진학까지 탄탄대로였다. 대학을 골라서 갈 수 있었던 콘웨이는 캠브리지 대학을 선택했다. 세계적인 대학에는 인재 중의 인재들이 모인다. 콘웨이는 더 이상 특출 난 존재가 아니었다. 동기부여가 꺾이면서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게 되었다. 대학 졸업 후에 구직을 하려는데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었다. 이력서에 쓸 경력이 없으니 이력서 하나 제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회에서 기대했던 세계적인 수학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학 교수의 도움으로 조교수 자리를 얻게 되면서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하게 되었다. 자만심에 빠져 제대로 노력을 하지 않았던 콘웨이는 수학 분야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때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1966년 당시 수학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던 리치 격자 이론을 접하게 된다. 그 이론에는 좀 더 보강되어야 될 중요한 몇 가지 요소가 빠져 있었다. 콘웨이는 해결을 위해 자신의 작업실로 들어가서 문을 걸어 잠갔다. 결국 해결을 하면서 다시 학계에서 주목을 받게 된다. 그 이후에도 세계적인 연구결과들을 연이어 내놓았다. 몇십 년 후에는 세계 최고의 학자로 영국 왕립학회에 기록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학계 주류들이 이미 한 물간 학자라고 일컬었던 콘웨이가 결과물을 내놓자 모두가 놀랐다. 콘웨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신호 차단이었다.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하면서 신호로 인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 만약 신호를 차단하지 않았더라면 과정 중에 동기부여가 떨어져서 포기했을 수도 있다.
부정적 신호를 차단만 하더라도 효과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성공을 위한 진리는 지속성인 듯하다. 포기하지 않고 목표까지 달려 나가는 힘! 계약금 1억 달러를 달성한 페드로이아는 스카우터들에게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신체적 재능이 없고, 단신이며 스윙 자세도 이상하다는 이유를 댔다. 수천만 달러가 움직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스카우터들의 능력이 중요하다. 어찌 보면 스카우터들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스카우터의 의견에 동의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페드로 아이는 부정적 신호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로지 야구에만 신경 썼다. MVP를 당당히 수상하면서 자신을 평가했던 스카우터들에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
학생 실험, 콘웨이, 페드로 아이의 스토리를 살펴보면 신호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자극들로 뒤덮여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 멋진 차, 맛있는 음식들을 보면서 동시에 열등감을 느낀다. 다들 잘 사는데 왜 나는 이러고 있지? 이런 자극들이 매일 쌓인다면 고정형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자신의 인생은 더 나아질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진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경제 활동을 위해서 사회에 섞여 살아가야 한다. 극단적으로 외부를 차단할 수는 없다.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달 리오가 쓴 <원칙>에서는 위대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그중 하나가 배려다. 배려심이 많은 게 아니라 배려심이 없다는 게 공통점이다. 의외이지 않는가. 링컨,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 위대한 사람들은 배려심이 많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들은 자신의 목표와 관련이 없는 자극은 차단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주변 인간과 주변 공간을 목표로 향하도록 설정해야 한다. 목표에 따른 환경설정은 정체성 변화와 강화를 이끌어 낸다. 현재 자신의 모습은 과거에 쌓인 신호가 만든 결과다.
적어도 성공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부정적 신호에는 과감하게 신호 위반하는 게 옳다. 부정적 신호를 차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긍정적 신호를 주는 환경과 가까워지게 된다. 이 과정은 목표에 부합된 정체성을 강화시키게 되면서 선순환에 진입하게 된다.
짧게 쓰려고 했던 글이 길어졌다. 아직은 내공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매일 글을 쓴다. 글쓰기 그룹을 리더 중이며, 5명의 멘티를 멘토링하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글쓰기를 위한 신호를 많이 받도록 하였다. 나중에는 책도 출간할 계획이 있다. 나의 목표는 출간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등극에 있다. 누군가는 나의 목표에 콧웃음을 칠 수 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를 믿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축구와 자기 계발을 병행할 수 있는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줬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따른 신호를 지속적으로 주입한 게 주효했다. 나는 꿈이 많은 남자다. 그리고 이룰 수 있다고 확신을 한다. 책 한 권으로 얻을 수 있는 신념은 아니다. 읽고 생각하고 쓰고 실행하면서 반복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 수도승이 왜 평생을 수련하겠는가. 우리 인간은 신호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목적에 따른 환경설정(인간, 공간)을 끊임없이 업데이트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