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육박합니다. 스마트폰은 명칭 그대로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손바닥만 한 기계 안에는 전화, 계산기, 카메라, 편집 프로그램, 메신저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세상인 SNS로 있죠. SNS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요즘 SNS로 인해 우울증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합니다.
보편적으로 SNS에 올리는 피드는 자신의 가장 행복한 모습과 아름다운 모습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행복하다는 착각을 하게 되면서 질투라는 인간의 본성이 스멀스멀 시작됩니다. 즉 자신의 인생과 타인의 인생을 비교하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는 말입니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은 "SNS는 시간 낭비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처음 SNS가 부흥했을 때는 연출된 이미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입니다. 위클리 국민리포트의 한 기사에는 [페이스북 우울증..."상대적 박탈감 느껴요"]라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http://www.ktv.go.kr/content/view?content_id=486872
이 기사는 2014년에 쓰였습니다.
그러나 SNS 활동이 한 사람의 모든 것을 드러낼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부자라도 늘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타인과 비교를 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낍니다. 어느 일각에서는 SNS 디톡스를 통해 정신적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였습니다.
비교는 정말 부정적인 사고방식입니다. 그래서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는 비교를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에서도 비교를 주제로 이야기를 합니다. 비교를 이행시를 했는데요.
비 : 비참해지거나
교 : 교만해지거나
비교의 결말을 잘 표현한 이행시입니다. 아무튼 비교는 절대적으로 해롭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타인과 비교하지 않기 위해서 정신 단련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었습니다. 자신의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한다는 생각에 박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비교를 자체를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로버트 그린의 저서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는 비교를 하는 사고방식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을 독일어로 '샤덴프로에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속담 중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가 있죠. 남이 잘 되면 시기하고 잘 안되면 기뻐하는 이유는 비교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여타 자기 계발서에서는 비교를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비교의 대상은 오롯이 어제의 나에게만 적용하라고 덧붙입니다. 정말 좋은 좋은 조언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 세상에서 타인과 비교를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원숭이도 시기심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원숭이도 타 원숭이와 비교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참해지거나 교만해지는 비교하는 상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비교가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원전 8세기에 철학자이자 시인인 헤시오도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도자기공은 도자기공을 시기하고, 공예가는 공예가를 시기하고, 작가는 작가를 시기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도 인간의 본성인 시기심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자신보다 어리고 재능 있는 라파엘로를 시기해서, 그의 명성을 더럽히고 의뢰받는 것을 막으려고 별짓을 다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기란 어렵습니다. 비교를 통해서 시기심이 발동되기 전에 먼저 열등감이 올라옵니다. 윤홍균 교수의 <자존감 수업>에서는 열등감을 이루는 세 가지 생각에 대해 언급합니다.
1. 자신에게 부족한 면이 있다.
2. 자기에게 부족한 점을 남들은 다 가지고 있다
3. 위의 두 가지 이유로 큰 피해를 본다.
열등감은 시기심을 불러내면서 무능함, 자격지심, 피해의식에 빠지게 만듭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비교하는 자신의 본성을 인정했다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는 비교하는 성향을 생산적이고 긍정적이면서 친사회적으로 전환하는 방법 다섯 가지를 제시합니다.
1. 당신이 시샘하는 것에 가까이 가라
비교의 대상은 주변에 있을 공산이 큽니다. 미켈란젤로가 라파엘로를 시기했듯이 직장 동료 또는 친구가 비교의 대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교의 대상을 시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고 싶은 것만 봤기 때문입니다. 비교 대상의 성공, 성과, 좋은 모습만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교 대상과 가까이하게 되면 부족한 모습을 보게 되면서 그도 그저 한낱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2. 나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라
비교를 억제할 수 있다면 하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그러나 우리 본성은 억제할 수 없습니다. 나보다 잘난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나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나보다 덜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자극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커지게 됩니다.
3. ‘미트프로에데’를 활용하라
샤덴프로이데는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지옥은 바닥의 끝을 알 수 없는 곳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부정적 감정이 커지게 되면 사고방식도 부정적으로 따라가게 되면서 삶 자체가 지옥이 될 수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반응을 연습하는 게 현명합니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미트프로이데 '함께 기뻐하기'는 우리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을 무는 뱀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면서 크게 기뻐하려 한다. 아무리 저급한 동물도 타인의 '고통'은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인의 기쁨을 상상하면서 크게 기뻐할 수 있는 것은 가장 고차원적인 동물에게만 주어진 최고의 특권이다."
_ 프리드리히 니체
타인의 행운을 축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쁨을 함께 느끼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4. 시기심이 아닌 본보기의 대상으로 삼아라.
비교하는 본능은 우리가 중단시킬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비교가 조금 더 생산적인 곳으로 향하도록 재설정하는 것입니다. 비교 대상을 롤모델로 삼는 것입니다. 비교하게 되면 열등감을 통해 시기심이 발동된다고 했습니다. 열등감을 경외감으로 바꿀 수 있다면 비교 대상이 영위하고 있는 삶을 쫒아갈 수가 있습니다.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심리 변화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성장형 사고방식, 두 번째는 지속성입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믿음을 현실화시킬 행동력이 이루어질 때 성과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5. 인간의 위대함에 경탄하라.
경탄은 시기심의 반대말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우러르며 감탄하다'입니다. 비교의 대상은 우리와 같은 종인 인간입니다. 위대함을 인정하는 것은 인류라는 종이 이룩할 수 있는 최대치의 잠재력을 기념하는 일입니다. 최고의 인간 본승을 발휘해 미트프로에디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이룬 업적이라면 무엇이든 그에 대한 자부심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할 때 자신의 일인 양 기뻐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입니다. 경기를 뛰는 11명 외에 교체 멤버 7명이 존재하고, 엔트리 명단이 들지 못했지만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선수들이 존재합니다. 시즌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꼴 선발, 교체, 나머지 선수로 나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경기를 출장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주전 선수와 비교하게 됩니다.
아무리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려고 해도 본능적으로 어쩔 수 없이 타인과 비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비교하는 자체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입니다. 비교하는 성향을 긍정적이고 친사회적으로 전환시켜줄 위에서 소개한 다섯 가지 방법을 적용한다면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출처
- 인간 본성의 법칙_로버트 그림
- 자존감 수업_윤홍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