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페르소나
군대에게 가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대부분 가족, 학교, 종교단체 등 정해진 범위 안에서 인간관계를 맺는다. 그러다가 무작위로 모인 젊은 남성들이 지역 불문으로 모이다 보니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유형의 사람들 경험하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중학교 시절부터 축구를 해온 나는 단체 생활에 익숙했다. 합숙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족보다 선배, 동기, 후배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도자보다 선배가 더 무서운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눈칫밥이 늘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축구선수가 아닌 이들과 합숙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의경에 뽑힌 훈련병들이라 그런지 대체로 단체생활에 잘 적응했다. 그러나 어느 부대나 꼭 한 명씩 있는 고문관은 우리 분대에도 있었다. 누구나 알만한 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니던 그 친구는 실수도 잦았을뿐더러 다른 훈련병들과도 가까워지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 유심히 살펴보니 공감능력이 떨어졌었다. 다른 훈련병이 말을 하는데 딴청을 피운다거나 관심 없는 표정을 지었다. 얼굴에 그의 표정이 다 드러났던 것이다.
어디든 표정관리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회라는 틀 안에서는 불이익을 받을 공산이 크다. 사회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다양한 가면을 늘 품고 적절한 상황에 맞는 가면을 사용해야 한다.
페르소나는 가면을 뜻한다. 가면이란 말 그대로 가짜 얼굴을 말한다.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모두 무대요, 사람은 모두 배우일 뿐이죠. 누구나 퇴장도 하고 등장도 해요. 사는 동안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게 되죠”
우리 인간은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면을 늘 가지고 다닌다. 그것도 두 개 이상의 가면을 말이다. 가면이라는 단어는 왠지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는 인식은 거리감을 두게 한다. 그러나 사회 속에서 모든 이들이 솔직하다면 어떻게 될까?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매끄러운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이 가면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뛰지 않은 경기에 팀이 패배를 했다. 아무렇지 않게 동료들과 웃거나 장난을 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그 팀의 지도자와 동료들의 좋지 않은 시선을 보게 될 것이다.
가면을 쓴 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이 모습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가면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이들을 조심해야 한다. 소위 말해 사기꾼 들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제와 다른 행동으로 옮길 때 부자연스러움을 나타낸다. ‘코난 도일’의 작품 [셜록 홈즈]의 주인공 홈즈는 상대의 인상착의만 보더라도 어떤 사람인지 맞춰낸다. 홈즈의 능력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편향을 버리고 행동과 겉모습을 통해 유추하는 것이다.
관찰을 통해 상대의 감정과 의도를 파악한다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사람들은 모두 연기한다는 것을 전제로 삼아야 한다. 사람들의 가면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도 타고난 연기자가 될 때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자신의 본모습만을 보이면서 사회를 살아가기란 힘겨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가면만 쓰고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시선에 자유로우면서 사회를 이성적으로 바라볼 때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