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영 Jun 18. 2022

瑞路에게 (2)



네 엄마가 퇴원을 하고 조리원으로 옮기는 그 사이 너를 한 시간 정도 안아 보았다.

이상한 세상이지.

네가 세상에 태어났는데도 너를 도무지 볼 수도 안아볼 수도 없었으니,

여전히 지금도 조리원에 있는 너를

영화처럼 볼 수 밖에 없구나.

실체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자각은 너의 영할이 살아온 세상이 순전히 아날로그이기 때문이지.

영할은 할머니의 이름 영에 할머니의 할 준말로

서로 너를 위한 단어다.

아 니동생들이 생겨 난다면 그들도 사용하겠지만,



네가 살아갈 이 시대는 문장 줄이기가 유행이란다. .

그러니까 할머니의 이름 위영에 할머니 할의 <영할>은

중의가 멋지지.

젊은 할머니라!! ㅋㅋ



너무나 작고 연약한 너.

보살핌이 없다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생명체.

세상에,

가슴이 뭉클했다.

네가 세상에 오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섭리가 이어진 것일까.

너의 영할은 작은 나뭇잎 하나에도 창조를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우연이라고? 셀 수도 없는 우연을 우연이라 할 수 있겠니.

그래서 운명이라고?

아 그 시선은 너무 작구나,

운명은 삶을 축약시켜버리는 단어이지.

운명은 피할 장소가 되기도 하지만

그 보다 더 넓고 광활한,

우리가 알 수 없는 섭리가 작용하는 세상이 훨씬 더 정확하겠구나.

가치론으로 살펴봐도 우월하지,

네가 우연한 생명이 아니라는 것,

그저 단순하게 사람의 운명 속으로 빠저버리는 희미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네가 태어났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너는 기댈 수 있는 커다란 언덕이 생긴 거야.

그 섭리 가운데서

우리가 너를 위해 사랑하고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



너를 위해 몸을 빌려주고 너를 위해 살을 찢어서

니 엄마는 여전히 오늘도 아프단다.

어제 두시간 가량 네 엄마에게 네가 와 있엇는데

영할 역시 페이스 톡으로 한시간 반 가량 네 엄마와 함께 너를 바라보았다.

울고.,,,,오 울음이 진짜 세던데

하품하고 오므리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누워 있고

니엄마는 네가 우니 어찌할줄 모르는데

애기를 더 꼭 꼭 싸줘,

발이나 귀를 만져 주렴.

기저귀 봐봐,

젖을 물려보렴.



왜 엄마 젖을 안 빨려고 하는 거야,

물론 우유가 잘 나오는 수유 병이 네겐 더 쉽겠지만

그리고 현재 더 익숙하겠지만

진짜 좋은 것은 니 엄마 젖이야.

아 이 말을 네게도 벌써 해야 하는구나

네게 좋은 것이 언제나 편하고 즐겁지는 않단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지,



나의 서로瑞路

어제 몸무게가 5,65kg

사흘 짼가는 태어난 몸무게에서 오히려 조금 빠졌다고 하던데

금방 살이 오르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하게 수욱숙 크렴.



작가의 이전글 해거름 덕수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