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짓는 일
글자 위 잉크가 마를 새도 없이
생각이 쏟아져 흐른다
굽힌 손의 주름이 펴질 새도 없이
여백을 채워 나간다
인간과 인간을 잇는 이야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이야기
마치 거대한 불꽃처럼
인간을 집어삼켜 춤추게 하는 이야기를,
살아 요동치는 이야기를.
누가 알까
밤새 어루만지는 이 마음을
까만 글자가 따뜻하게 읽히기를
벗이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세상 가장 낮은 곳에
결박되었던 이야기들이
구겨지고 조각난 이야기들이
맹렬한 기세로 날아오른다
높이 더 멀리
지붕을 뚫고
구름 사이로 올라
별이 될 이야기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