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멀미와 땅 멀미 사이...
배를 타면 보통은 뱃멀미를 하게 되죠.
건강함의 상징, 천하의 천하장사 강호동도
뱃멀미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는 모습을 보면
이 앞에서는 모두가 동등하게 속수무책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배의 흔들림에 익숙해지고 나면
멀미가 잦아들게 되고,
그러다 항해를 마치고 다시 육지에 오르면
마치 육지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이걸 땅 멀미라고 부르죠.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고새 흔들림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찾아오는
낯선 단단함 같은 거죠.
얼마 전에
공연에 목말랐던 사람이 예전에 녹화된
한 공연 장면을 보다가
울컥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연의 내용이 감동적이어서라기 보다는
마스크 없이 해사한 표정으로 환호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너무 낯설면서도 너무 부러워보였다는 거죠.
아마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우리도
그동안 일상적이지 않았던 일상을
‘진짜 일상’으로 여기는 착각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혹여 땅 멀미를 겪을지언정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이
안정되고 단단한 기반 위라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문제들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