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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극장

스크린에서 다시 펼쳐진 한국영화계의 르네상스

2025년 4월, 한국영화 기획전

KT&G 상상마당 시네마 특별 기획전

1998-2007 한국영화 기획전 '이 영화를 극장에서!'

2025.04.18(금)-04.30(수)




한국영화기획전_final.png [1998-2007 한국영화 기획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메인 포스터


지난 8일, KT&G 상상마당 시네마 [1998-2007 한국영화 기획전 ‘이 영화를 극장에서!’] 특별 기획전의 포스터와 상영작이 공개됐다. 1998년부터 2007년은 한국영화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번 기획전의 상영작들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지금도 회자되는 명작들이다. 상영작 라인업 공개와 동시에 관객들의 기대감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상영작에 대한 추억과 기대를 담은 반응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common (49).jpeg <조용한 가족>(1998), 김지운 감독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류승완 감독
2.jpg <봄날은 간다>(2001), 허진호 감독
2019041012093110260.png <복수는 나의 것>(2002), 박찬욱 감독
common (15).jpeg <살인의 추억>(2003), 봉준호 감독
common (19).jpeg <타짜>(2006), 최동훈 감독
common (31).jpeg <밀양>(2007), 이창동 감독


상영작으로는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2001),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총 7편이 선정됐다.


이번 기획전의 상영작들은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거장 감독들의 초기 걸작으로,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한 중요한 이정표들이다. 각 영화는 시대적 배경과 감독들의 개성이 뚜렷이 반영된 작품들로, 당대 영화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흐름과 변화를 되짚어볼 기회를 제공한다. 단순한 재상영을 넘어, 한국영화의 유산을 조명하는 의미를 갖고자 했다.






보수 및 소방시설 공사로 인해 잠시간의 휴식 기간을 가졌던 상상마당 시네마는, 이번 기획전을 시작으로 운영을 재개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문을 연 극장을 향한 반가움과 기획전에 대한 기대가 한데 어우러지며 극장 안팎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IMG_3952.HEIC KT&G 상상마당 홍대 1층 포스터 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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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KT&G 상상마당 외부 계단 B2F / (우) KT&G 상상마당 외부 계단 B3F
IMG_3463.heic KT&G 상상마당 시네마 B4F 매표소
IMG_3978.HEIC KT&G 상상마당 시네마 B4F 로비


기획전 상영이 개시된 날, 상상마당 시네마 로비는 그야말로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열기로 가득했다. 기획전 메인 포스터와 영화 개별 포스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영화 속 시대로 빠져들었다. 포스터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곧바로 또 다른 영화를 관람하러 상영관으로 입장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의 반응은 그 자체로 이번 기획전의 의미를 증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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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한국영화 기획전 명대사 필사지 / (우)
IMG_3965.HEIC B4F 시네마 로비 한국영화 기획전 트레일러


전설적인 구작들을 상영하는 기획전인 만큼, 시네마 로비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가득 찼다.


갱지로 인쇄된 주간 상영 시간표와 명대사 필사지, 두툼한 브라운관 티비에서 재생되는 저화질의 예고편 등 필름 시대의 정서를 떠올리게 하는 로비 곳곳의 요소들은, 90-00년대의 감성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로비 한켠에는 방명록이 마련되어, 관객들은 자신이 감명 깊게 본 영화의 명대사나 감상평을 자유롭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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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F 시네마 방명록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밥은 먹고 다닙니다..."


스크린 속 대사가 시간의 벽을 넘어 지금 다시 살아났다. 웃음과 공감, 감탄이 담긴 손글씨 하나하나가 영화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IMG_4021.HEIC KT&G 상상마당 시네마 B4F 상영관 내부


특히 눈에 띄었던 건 젊은 관객들의 방문이었다.


상영작들이 개봉한 시점으로부터 적게는 18년, 많게는 27년이 지난 만큼, 당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경험할 수 없었던 세대가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었다. 이번 기획전은 그러한 젊은 세대가 큰 스크린을 통해 한국영화의 한 시대를 체감하고, 과거의 이야기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힘과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던 만큼, 대학생 관객들의 활발한 참여가 더욱 뜻깊었다. 과거의 유산을 현재의 감각으로 마주하는 이들의 모습은, 한국영화가 가진 힘과 여운을 새삼 실감케 했다.


KT&G 상상마당 시네마가 선보인 이번 ‘이 영화를 극장에서!’ 기획전은 단순한 재상영이 아닌, 세대를 잇는 감동의 장이었다. 시대를 관통하며 여전히 유효한 감정과 메시지를 담은 한국영화의 명작들이 큰 스크린에서 다시 빛을 발했고, 그 안에서 관객들은 추억을 되새기고, 새로운 감동을 발견했다.


앞으로도 상상마당 시네마는 영화가 남긴 시간의 흔적을 함께 나누는 특별한 기획으로 관객들과 계속 호흡해 나갈 예정이며, 기획전이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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