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함께 상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TNG 상상플래닛 Apr 08. 2021

[상상의 나래] 지적자본론

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책 한 권


처음 책의 부제인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를 접했을 때,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상상하거나 필요한 것을 현실로 표현하기에 수월한 세상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길래 이렇게 ‘디자이너’를 전면에 내세웠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 『지적자본론』은 일본 기업 ‘Culture Convenience Club(이하 CCC)’의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창업 과정과 경영 철학을 담은 책입니다. CCC는 ‘츠타야서점(TSUTAYA)’을 만든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죠. 사실, CCC의 창업자라는 저자의 배경을 알게 되었을 때는 부제에서 언급한 디자이너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감이 오질 않았어요. CCC는 ‘기획하는 회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책을 읽어감에 따라 ‘기획’과 ‘디자인’을 별개로 구분했던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1호점 츠타야서점 히라카타점을 이어받은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


책에는 CCC가 만든 츠타야 서점, 다케오 시립 도서관의 기획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있어요. 이중 츠타야서점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미 많은 분이 아시는 대로 츠타야서점은 일반적인 서점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983년, ‘츠타야서점 히라카타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약 40여 년간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 왔는데요. CD, DVD, 도서 등 판매하는 상품이 다양하지만, 저자는 이를 넘어 각 상품이 내장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진정한 상품이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의 의미는 츠타야 서점의 진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제목 순서나 분야별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제안하는 내용에 따라 상품을 진열하는 것이죠. 여행 카테고리를 예로 들면, ‘한국을 여행한다면 이런 문화를 접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식의 제안을 하면서 관련된 영화 DVD, 여행 가이드, 우리나라의 전통 요리 서적 등을 배치하는 방식인 거예요.


많이 팔릴 법한 상품을 진열하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요즘 필요할 것 같은 상품을 제안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고객의 입장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고, 고객의 욕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 것입니다.



이처럼 저자는 그동안 진행해온 기획의 사례를 통해 고객 가치 추구와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강조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충분한 상품과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재무자본이 가장 중요했지만, 소비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기업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플랫폼을 제안할 수 있어야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저자는 이를 ‘지적자본’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를 얼마나 축적하는가가 곧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고 할 정도로 강조를 하고 있죠. ‘기능’과 함께 상품의 본질적 가치로 작용하는 ‘디자인’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어야 변화하는 소비 사회를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을 갖출 수 있고, 효과적인 기획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즉, 디자이너와 같은 감각으로 기획하고, 제안하는 것. 이것이 모든 기업이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네요.


책 말미에는 사진을 첨부해 이해를 돕고 있다


결국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란 모든 기업이 고객에게 상품과 플랫폼을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상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플랫폼을 만들어갈 이들에게 ‘플랫폼의 변혁을 가져올 기획’ 사례를 참고할 책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플랫폼의 혁신을 가져온 마스다 무네아키의 창업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디자인과 기획, 나아가 제안의 의미까지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랄게요.



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구절


p.27 본능이나 욕구에 현혹되지 않고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즉 무엇이 '의무'인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 그런 깨달음을 따르는 것이 자유다.


p.43 상품은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기능, 또 하나는 디자인이다. 어떤 상품이든 마찬가지다. (중략) 현대 사회의 상품도 그 성질을 결정하는 기능과 외관을 구축하는 디자인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으며 그중 어느 한쪽이 결여되어도 상품으로서 존재할 수 없다.


p.53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


p.61 변혁은 현재, 어디까지나 과정에 놓여 있으며 앞으로 더욱 깊고 넓게 침투해갈 것이다. 그 가능성을 하나하나 가시화하고 디자인으로서 제시하는 것. 그것이 기획 회사의 사명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


p.74 그렇기 때문에 '지적자본론'이다. '서적 자체가 아니라 서적 안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서점을 만든다.'라는 서점의 이노베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수준의 지적자본이 필요한 것이다.


p.138 기획 회사에 적용한다면, 원심력이 향하는 방향은 고객이고 구심력이 향하는 방향은 동료다. 사원들 각자가 고객에게 향하는 힘과 동료에게 향하는 힘을 동등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정어리 떼 같은 기동성을 구현할 수 있다.


※ [상상의 나래]는 사회혁신 창업가들의 상상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콘텐츠를 통해 소개되는 책은 상상플래닛의 상상서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의 나래] 젊은 소셜벤처에게 묻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