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혁신 상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TNG 상상플래닛 Nov 30. 2021

26년간 어려운 길을 걸어온 이유

제4회 KT&G 상상서밋 연사 인터뷰: 박원정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


올 한 해 기업 경영과 시장 전반에 걸쳐 가장 뜨거웠던 화두를 하나 고른다면, 아마 많은 분이 ‘ESG’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ESG의 대두는 진정한 지속가능성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 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비 활동에 있어서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중요시하는 ‘미래세대’는 이러한 전환점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박원정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


오늘은 이러한 미래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 브랜드의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바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브랜드 정체성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으로 유명한 ‘러쉬’인데요. 오는 12월 16일에 개최되는 제4회 ‘KT&G 상상 Summit(이하 상상서밋)’에 연사로 참여하는 러쉬코리아 박원정(FOX) 에틱스 디렉터님을 상상플래닛에서 만났습니다. 오랜 시간 다양한 제품과 캠페인 전개를 통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온 러쉬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러쉬가 지켜 나가는 철학과 신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온 비즈니스 사례와 함께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박원정 디렉터님과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먼저 확인해 보세요.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 폭스(FOX, 박원정)입니다. 에틱스 디렉터(Ethics Director)라고 하면 생소하실 분들이 계실 텐데요.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브랜드 윤리가 전 분야에 걸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또 캠페인을 통해서 이 브랜드의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에틱스 디렉터’라는 직함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러쉬라는 브랜드의 철학과 신념을 지키는 일을 하고 계신다고 느꼈습니다. 디렉터님께서 지켜나가는 러쉬의 철학과 신념이란 어떤 것일까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조화로운 상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환경을 구성하는 동물과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러쉬가 비즈니스를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브랜드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저희가 길을 잃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We Believe’라는 브랜드 신념서를 같이 공유하고 나누고 있거든요. 대표적으로는 신선함이라든가 핸드메이드, 동물 실험 반대, 윤리적인 바잉, 그리고 포장을 전혀 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포장을 최소화하거나, 100% 베지테리언이라든가 하는 공유가치들을 세상과 함께 창출하고 있습니다.


러쉬의 브랜드 신념서 ‘We Believe’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원동력


Q. 러쉬는 일반적인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를 대신해 러쉬가 지향하는 가치를 알리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방법은 ‘제품’과 ‘캠페인’에 있을 텐데요. 러쉬의 캠페인과 제품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지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품부터 말씀드리면 제품의 원재료가 땅에 심어지는 그 순간부터 자연환경을 훼손하지는 않는지, 지역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 앞에 말씀드렸던 핵심가치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엄격하게 따져보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브라질 아마존 강 유역에 싱구(Xingu)강이라는 곳이 있어요. 그쪽에 카야포(Kayapo)라는 원주민으로부터 저희가 통카빈(tonka bean)을 직접 얻는데요. 그로 인해서 그쪽에 생물 종 다양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서포트할 수 있고요. 그 과정에서 13억 톤의 탄소가 감소하고 그에 반하는 산소가 배출될 수 있는 효과를 창출하고 있죠.


러쉬 바디로션과 브라질 통카빈


캠페인 같은 경우는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하더라도, 대중의 인지를 깨우는 캠페인 활동도 하지만 화장품에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서명운동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 화장품에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개정안이 통과될 때까지 한 3년 반에 걸쳐서 전국 매장과 온라인에서 열심히, 저희 직원분들과 고객님들께서 서명운동에 참여해주셔서 지금은 우리 아름다움을 위해서 동물들이 불필요하게 희생되지 않도록 법이 개정된 사례가 있죠.


또 실질적으로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 전국적으로 저희가 쓰레기를 줍는 정화 활동을 통해서 플라스틱이라든가 여러 가지 쓰레기들을 분리배출도 해보고 그중에서 플라스틱만 다시 저희가 엄선해서 어떤 플라스틱들을 재활용할 수도 있고 재사용할 수도 있고 또 소각하기가 어려운지에 대한 경험을 통해서 우리가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수가 있었고요. 이게 이제 러쉬코리아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플라스틱줍깅’이라는 캠페인을 통해서 약 30t 정도, 이게 무게로 치면 그랜드 피아노의 60배에 해당하는 무게라고 합니다. 한 1년 동안 저희가 수거했던 이런 사례들도 있어요.


동물대체시험 분야 세계 최대 규모 시상식 '2020 러쉬 프라이즈'
러쉬의 #플라스틱줍깅 캠페인


Q. 어찌 보면 오직 제품과 캠페인을 통해 지향하는 가치를 알리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은 어려운 길일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을까요?

일단은 26년간 이 외로운 길을 방향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묵묵하게 앞을 향해서 직진을 해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차별화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때는 이와 같은 윤리소비나 가치소비 시대가 열리지도 않았고요. 광고나 마케팅 없는 부분들을 다 설득하면서 캠페인을 통해서 사회에 환원해야 되는 그런 과제들도 쉽지가 않았을 거고, 또 캠페인 중에서도 굉장히 많이 알려진 캠페인보다도 소수에 집중해서 저희가 아니면 바꿀 수 없는 그런 문제들만 찾아다니는 그런 부분들도 굉장히 쉽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로 이해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면 행동으로 실천할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와 같이 26년간 저희가 길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이 한 길을 잘 걸어왔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이런 윤리소비 시대에 ‘미래세대’와 함께 이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SG 열풍과 미래세대


Q. 올해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하나 고른다면, ‘ESG’를 고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ESG는 단순한 기업 투자나 평가를 위한 지표뿐만 아니라 소비가 이루어지는 시장, 시장을 품은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래전부터 지속가능성을 추구해 온 선도 기업으로써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가요?

ESG가 지난 몇 년 동안 굉장히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잖아요. ESG를 정의 내리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저희가 지지하는 방향성은 사실, 기업이라는 게 시장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또 시장의 안정성과 지속성은 사회에 기반을 두는 거고, 이 사회는 또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회라든가 환경에 해를 끼치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을 ESG의 해석이라고 정의한 부분에 굉장히 공감하고 있어요.



ESG가 투자의 유효성을 결정하는 평가 지표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실천으로 옮겨졌을 때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나진 않겠지만, 한 때의 트렌드로만 있다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5년이나 10년 동안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터전을 다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노력과 투자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Q. ESG 열풍의 포문을 연 것이 래리 핑크의 연례 서신이었다면,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요즘 M과 Z로 묶이는 ‘미래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러쉬에서는 미래세대와 함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미래세대, MZ세대의 영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지난 한 해 동안 너무나 여실히 실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제품을 어떤 취향으로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가치관이나 신념에 맞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함으로 인해 코로나 시국에도 러쉬코리아가 역대 매출, 역대 수익을 창출할 수가 있었어요. MZ세대를 포함한 모든 고객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현재 MZ세대가 대한민국 인구의 36%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현존하는 ‘최고의 미래권력이고 진행 중인 최대의 소비 권력이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요. 러쉬코리아도 내년에 MZ세대들과 함께하는 여러 가지 커뮤니티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러쉬의 브랜드 팬덤인 ‘젤러쉬’라는 그룹이에요.


러쉬의 브랜드 팬덤 ‘젤러쉬’


젤러쉬는 ‘제일 러쉬스러운 고객이다. 또 누구나 질투할 만큼 저희 브랜드와 연대를 맺고 있는 그룹이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미래세대들과 함께 기후 행동이나 비거니즘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또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고 불필요한 포장 쓰레기를 줄이는 고네이키드 행진, 또 아까 말씀드렸던 동물대체시험법이 통과되는 그날까지 서명운동을 전개한다든가 하는 것들을 열심히 기획하고 있으니까 많은 미래세대 분들께서 러쉬 홈페이지와 저희 채널을 통해서 참여할 방법들에 관심을 두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미래세대와 함께할 ‘제4회 KT&G 상상서밋’


Q. 오늘 말씀 주신 러쉬와 ESG, 미래세대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디렉터님께서는 오는 12월 16일에 진행되는 사회혁신 창업 포럼 ‘제4회 KT&G 상상서밋 <미래세대가 만드는 혁신의 길>’에 키노트 스피치 연사로 참가하게 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이 미래세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인데요. 특히나 그중에서도 이 미래세대를 대표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시는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지가 굉장히 궁금해요.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것을 통해서 성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 건지, 아니면 좋을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 건지에 대한 구분을 어떻게 하신 건지가 굉장히 궁금하고, 그때 조금이라도 러쉬의 사례들이 여러분께 용기를 드리고 영감을 드릴 수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동적인 보람이 될 거 같습니다.


‘제4회 KT&G 상상 Summit’ 메인 포스터


Q. 상상서밋의 발표 주제를 ‘미래세대와 함께 세상을 바꾸는 행동주의 브랜드’로 공유해주셨어요. 짧은 주제지만, 이 안에 러쉬코리아의 앞으로의 방향이 담겨 있다고 느꼈는데요. 이번 상상서밋에서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를 살짝 귀띔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러쉬는 상장 기업도 아니고 ESG 보고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규모의 기업도 아닙니다. 그런데 지난 26년간 저희 비즈니스를 유지시키고 성장시켰던 밑거름이 아까 말씀드린, 우리가 옳다고 믿는 신념이 담긴 캠페인 활동을 통해서 이 브랜드 윤리를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각각의 항목 보고를 위한 평가지표가 아니라 실제 저희가 사례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성장시키고 세상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던 것들에 대한 아이디어와 계획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끝으로, 본 인터뷰와 상상서밋을 통해 디렉터님과 러쉬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모두가 조화롭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꺼이 뜻을 모으고 행동할 준비가 되어 계신 여러분들과 함께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박원정 디렉터님과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러쉬가 오랜 시간 지키고, 앞으로 미래세대와 함께 만들어갈 ‘지속가능한 이야기’는 이번 상상서밋에서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12월 13일(월)까지 온라인(이벤터스 웨비나)과 오프라인(KT&G 상상플래닛)으로 선택해서 참가 신청할 수 있으니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하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참가 바랄게요.



제4회 KT&G 상상서밋 <미래세대가 만드는 혁신의 길>

- 일정: 2021년 12월 16일(목) 14:00~17:00

- 진행: 온라인(이벤터스 웨비나) / 오프라인(KT&G 상상플래닛)

- 참가신청: 이벤터스 페이지 제4회 KT&G 상상서밋 신청하기

매거진의 이전글 미래세대가 만드는 혁신의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