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언박싱 리뷰
지난 2015년 1세대 아이패드 프로가 공개된 이후 매년 발전돼 공개되었던 아이패드 프로의 최신형이죠. 이번 아이패드 프로의 공개는 지난 버전들에 비해 훨씬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애플의 메인 제품 중 하나임에도 최근 몇 년간 아이폰이나 애플 워치 등에 밀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 찬밥 신세였던 아이패드지만 이번 애플 키노트의 주인공은 단연 아이패드 프로였습니다.
스토어에서의 정식 판매가 시작된 날짜는 11월 7일이지만, 온라인 오더를 약간 주춤하다 늦게 한 만큼 며칠 후인 11월 14일 정도에 물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할까 말까 망설여질 때면, ‘고(Go)'가 정답이죠.ㅎㅎ) 두근 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배달 상자를 열어 패키지를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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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역동적으로 섞이는 듯한 오일 패턴이 추상적이면서도 오묘하기도 합니다. 애플은 별거 아닌데 떼깔나 보이게 하는 짓을 참 잘합니다.
비닐 포장을 벗기며, 아이패드와의 설레는 첫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상자 안 스크린을 감싸고 있던 반투명 포장을 걷어내고 하드웨어 여기저기를 손끝으로 느끼며 기계의 밸런스를 체크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가볍고 무게가 잘 배분된 느낌의 기기였습니다. 버튼의 마감과 스크린 주변의 얇은 보더 라인도 꽤 인상적이었죠.
조금 더 뜯어보며 느꼈던, 근본적으로 변화한 하드웨어 업데이트는 아래 세 가지 정도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홈버튼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지문인식이 아닌 페이스 아이디와 패스코드 두 가지 방식이 애플의 스탠더드로 잡아간다는 확신이 들었죠. 사용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홈버튼에 뭐가 묻어있거나 습도 차이가 많이 날 때면 잘 작동하지 않는 지문인식에 비해 페이스 아이디는 더 빠르고 편한 방식입니다. 원래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위치하던 홈버튼이 사라진 만큼, 화면이 어디가 위, 아래인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고, 그냥 편한 쪽으로 스크린을 로테이션하며 사용하면 되게끔 경험이 설계되었습니다.
두 번째, 이전 아이패드들에서 볼 수 있었던 옆면의 곡선 디자인이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흡사 예전 아이폰3가 아이폰4로 바뀌며 보여주었던 드라마틱한 외관 변화를 연상시켰다.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새로운 아이패드가 지닌 빈틈없는 각은, 오히려 이 디자인이 더 잘 어울리는 아이패드에게 더 잘 맞는 디자인인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끔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라이트닝 케이블 포트가 USB-C 타입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맥북을 필두로 사용되는 USB-C 타입이 처음으로 아이패드에 적용된 것이죠. 사실 라이트닝 케이블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충전 속도 등이 더 뛰어난 방식이 USB-C인 만큼 발전적인 변화긴 하지만, 집에 잔뜩 쌓여있는 라이트닝 케이블은 어쩔 것이며 이것을 위해 혹시 어댑터를 굳이 사야 하나? 하는 안타까움도 몰려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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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버튼의 실종에서 미리 예견한 대로 페이스 아이디 셋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얼굴을 두어 번 돌려가며 셋업을 하면 쉽게 끝납니다. 이 페이스 아이디의 새로운 적용으로 아이패드를 쉽게 언락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애플 페이로 물건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죠.
iOS 12의 새로운 기능인 스크인 타임이나 트루 톤 셋팅 등도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셋업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짤막한 동영상이 가미된 스탭 가이드였습니다. 기존 애플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기능을 이해하고 또, 셋업을 마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디테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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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느낀점은 디스플레이의 화질과 밝기가 정말 눈이띄게 향상 되었다는 점입니다.
디스플레이 스펙을 보면 264 픽셀 / 인치라고 하는데, 작은 1인치 스퀘어 안에 264 픽셀이나 들어가 있다는 말이죠. 일반적인 웹상의 디자인 에셋들이 72 픽셀 / 인치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해 보면 대단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몇몇 앱 아이콘은 디스플레이 퀄리티에 맞지 않는 에셋을 사용했는지, 화면상에서 약간 깨져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 대단한 화면의 진가는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볼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내장 스피커의 사운드 퀄리티도 나쁘지 않아, 방에서 혼자 영화를 보기에 이보다 좋은 태블릿 피씨는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래픽이 이렇게 좋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A12X Bionic 칩의 사용입니다. 지구 상의 대부분의 개인용 피씨에서 사용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괴물 같은 칩이죠. 그런 만큼 비디오 혹은 게임을 피씨 못지않은, 아니 더 좋은 퀄리티로 아이패드 프로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아이패드 시리즈들에 비해 카메라 자체도 확실히 커졌지만 기능도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1200만 화소에 4K 비디오 촬영까지 가능합니다. 또, 포트레이트 모드에서 지원되는 트루 뎁쓰(True Depth) 모드는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해 찍었을 때나 느낄 법한 깊이감을 선사하죠. 아쉽게도 앞면 카메라에서 밖에 안 되는 단점이 있지만, 셀카 마니아라면 엄청 좋아할 만한 기능일 것입니다.
특히 이번 아이패드 프로 모델의 하드 드라이버 용량이 선택에 따라 1 테라 바이트까지 가능한 것을 감안한다면 사진 혹은 동영상을 편집하는 사용자들에게 '디지털 허브’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USB-C와 아이패드만 있다면 굳이 랩탑 없이도 어디서든 쉽게 편집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배터리 시간도 10시간이나 된다고 하니 밖에서 배터리 걱정 없이 작업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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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팬슬 2의 경우 직접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에게서 큰 호평을 받고 있는 물건입니다. 아이패드 프로 안에 내장된 자석에 자연스럽게 고정되게 끔 설계되어, 이전 애플 팬슬과 아이패드 조합보다 더 파워풀 해질 전망입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번 애플 팬슬 2는 이전 버전 아이패드들과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플 팬슬 1도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와 호환되지 않는다고 하니 주의해서 구매하면 좋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에 함께 공개된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의 경우 앞서 언급한 내장 자석을 이용해 부착되기 때문에 따로 무언가에 끼울 필요 없이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탈부착하면 되니, 문서 작업을 하실 생각으로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는 것이라면 꽤 유용한 액세서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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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추가된 기능부터 잘 만들어진 하드웨어까지, 보면 볼수록 잘 만든 제품입니다. 정말 ‘거의' 피씨를 대체할 정도의 하드웨어적 퀄리티를 자랑하죠. 그럼에도 단점이라면 높아도 너무 높은 가격(최고가 $1,899.00)을 들 수 있고, 또, 데스크톱 버전의 웹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이 아이패드 프로와 모두 연동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런 만큼 기존 보유하고 있는 아이패드를 업그레이드할 시점이 되었거나 혹은, 이미지 및 영상 편집을 야외에서 많이 하는 분들에게는 강추하지만, 원래 랩탑을 사려고 했던 분들이 랩탑 대신에 구매하기에는 조금 방향성이 맞지 않는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선택은 본인의 몫, 비싼 가격의 제품을 아깝지 않게 쓸 수 있는 분이라면 권장하는 제품입니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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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