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ngster Apr 06. 2019

테슬라 모델 3 디스플레이 리뷰

테슬라 모델 3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나?

지난 한 해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Tesla)는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테슬라의 전체 판매량 중 70%를 차지한  ‘모델 3’는 작년 실적을 높이는 효자 노릇을 했다. 테슬라의 모델 3 성공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전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었던 가격 경쟁력과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테슬라의 경우 차량의 대시보드가 다른 차와의 두드러진 차이점 중 하나다.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들의 대시보드는 인터렉션이 되지 않는 일방적 정보 전달의 성격이 강했다면, 테슬라의 대시보드는 정보 전달 뿐 아니라 차량의 기능을 태블릿 피씨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경험을 유저(User)에게 선사한다.  



가장 이상적인 대시보드의 위치는 운전자의 정면 시선과 일치하도록 운전대 뒤에 놓아 중요 정보를 운행중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 S와 X의 경우에도 운전석 정면의 메인 디스플레이에서는 차량 주행과 관련된 정보(속도, 엔진 및 가솔린 상태 등)가 나오고 기타 정보(지리 정보 및 음악 등)는 오른쪽에 배치된 세컨드 대시보드 디스플레이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모델 3의 경우는 거의 모든 종류의 차량을 통틀어 유일무이하게 단일 디스플레이 대시보드를 선보인다. 운전석 오른쪽에 15인치의 태블릿 피씨가 차 안의 모든 컨트롤 기능을 관장하는 형태다. 


좌. 단일 디스플레이의 모델 3 / 우. 정면, 중앙의 듀얼 디스플레이의 모델 S


사실 이 단일 디스플레이 방식은 모두 발전 된 오토 드라이브가 있기에 가능하다. 찰나의 순간에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자동차 운전에서 운전자의 정면이 아닌 측면에 메인 디스플레이가 위치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위험하다.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오토 드라이브의 도움으로 운전 자체에 들어가는 집중도가 자율 주행 기능이 없는 차량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대 전방 250미터 까지 잡는 카메라와 울트라 소닉 센서가 차량의 360도를 끊임없이 관찰해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도로 위 변수를 탐지한다. 내가 봐야 할 것을 차가 대신 봐주고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을 차가 대신 생각해 대응해 주기 때문에 안전 운행이 가능한 것이다.


심플함과 정리의 미학

단순히 디스플레이가 두 개에서 한 개로 줄고, 잡다한 스위치 등이 없어 차량 내부가 확 깔끔해 진 것 이외에도 이 디스플레이의 사용자 경험은 놀라운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화면 구성은 메인 메뉴, 주행 섹션, 미디어 섹션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각각의 섹션 안에 서브 카테고리들이 잘 정리 정돈되어 있다. 기존의 단일 기능을 수행하는 여러 개의 버튼으로 생기는 공간 부족 문제가 많이 해소되었다.


첫째로, 메인 메뉴는 디스플레이 하단에 우리가 흔히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피씨에서 보아온 메뉴 구성처럼 주요 퀵 컨트롤이 위치해 있다. 그곳에서 버튼을 눌러 한 단계 한 단계 들어가면 차량의 상세 정보를 접할 수도 있고 각종 세팅도 어렵지 않게 바꿀 수 있다. 음악, 차량 온도 조절의 경우, 컨트롤은 두 가지 모드가 있다. 메뉴 바 자체에서 간단하게 조정 가능한 ‘퀵 컨트롤’과 거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 디테일한 세팅을 커스터마이즈 하는 ‘딥 컨트롤’이 있다. 모델 3의 유저 인터페이스에서 크게 호평을 받는 것 중의 하나가 딥 컨트롤로 내려갔을 때 접하는 퍼스널 커스터마이즈 경험이다. 에어 컨트롤에서 나오는 바람의 온도와 세기 뿐 아니라 취향에 맞게 방향을 여러 갈래로 쉽게 쪼갤 수도 있다. 이를 구현하는 인터페이스를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것도 한결 생동감을 더해준다.


둘째로, 차량 섹션은 화면 왼쪽에 위치해 있어 운전자의 정면 시야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 가능하다. 그런 만큼 운전 중에 가장 중요한 정보인 차량 속도, 주변 차량의 접근도, 오토 드라이브의 사용 여부 등이 표시된다. 정차 중인지, 운전 중인지, 후진 중인지 등의 정보도 나와 차량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며, 주행 혹은 정차 중에 뒤를 카메라로 보고 싶을 때 언제든 후방 카메라에 엑세스가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파킹 모드 시에 이곳에서 차량의 사이드 미러 및 앞 뒤의 트렁크 개방도 스크린 터치만으로 가능하다.


미디어 섹션에서 음악 스트리밍을 컨트롤 하거나 에어콘 설정을 조절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섹션은 화면 전체에서 거의 70% 가까이를 차지한다. 차량의 주행 정보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정보가 실시간 교통 정보와 함께 표시된다. 공간의 제약 및 상황에 따른 중요도의 차이로 인해, 현재의 도로 안내 정보만 보여주는 콜렙스드 뷰(Collapsed View)와 앞으로의 안내 정보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익스텐디드 뷰(Extended View)가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정보들이 좌측 패널에서 보여지는 만큼 이 공간에서는 여러 기능(지도/내비게이션/음악 등)의 디테일을 보여준다. 지도 위에 오버레이 되는 정보와 셋팅들을 이 공간에서 컨트롤 가능한 것이다. 



물론 테슬라 모델 3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많은 단점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고질적인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 복잡하고 효율적이지 않던 매뉴얼 버튼들이 사라졌고, 유저들이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산세리프체를 체계적으로 잘 적용하였다. 색상 또한 화이트와 그레이로 구조적인 부분을 잡고 하이라이트 컬러를 과하게 사용하지 않아 보기에도 편안하게 하였다. 또한 디스플레이로 조정 가능한 기능(온도, 바람, 사운드 등)들도 정교하다. 이제 자동차도 ‘스마트’함이 중요해진 시대가 온 것이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쌩스터 SNS 계정

인스타그램 / 페이스북 / 상념(Sangster Idea) 페이지


'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


매거진의 이전글 폴 랜드(Paul Rand)의 좋은 그래픽 디자인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