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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Jun 22. 2021

MZ 세대는 MZ 세대를 모른다

40대와 10대를 하나로 묶는 기적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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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한국을 휩쓴 가장 트렌디한 단어를 꼽으면 'MZ 세대'라는 단어가 '코비드'나 '비트코인' 등과 함께 단골로 등장할 것이다.
 

특히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혜성처럼(?) 등장한 이 세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MZ 세대라는 단어는 밀레니얼(Millenial) 세대의 M과 Z세대(GenerationZ)의 Z가 합쳐진 단어다. 두 세대가 하나의 단어로 응축된 것인데, 기본적으로 이 두 세대가 지닌 다양한 차이점에 대한 고려는 배재한 체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20~30대 중반의 젊은 층을 지칭하고 싶어 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접근법을 우리는 어떻게 볼 것인가? 


기본적으로 세대를 구분 짓는 세 가지 요소는 연령(Age)과 시기(Period) 그리고 출생 동기 집단 효과(Cohort)다. 비슷한 시대에 비슷한 나이 대의 사람들이 여러 사회 현상(전쟁, 경제 성장, 민주화 등)을 경험하며 그들의 세대를 동기화하는 것이다. 한 세대를 분류하는 기간은 정의를 내린 문화권이나 집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2년에서 15년 사이 정도다. 하지만 한 세대를 무조건 연차로 나누기보다 이들의 공통분모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분류되고, 한 세대가 태어나 살아온 환경과 사회, 경제, 문화의 발전은 이들의 사고와 행동을 관통하는 일정한 패턴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는 다른 한 세대와 다른 세대를 구분 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세대를 규정한 주체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편적인 기준에서 현재의 인류를 이루는 세대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차 세계 대전 종식과 함께 찾아온 폭발적 출산율 증가를 반영하는 이름을 지닌 베이비 부머 세대(194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중반 출생). 이들의 뒤를 이어 경제 성장을 견인한 세대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출산율을 지닌(이 때문에 베이비 버스트 세대라고도 불림) X 세대(1960년대 중반에서 1980년 전 출생). 그레고리안 달력 기준 새천년(2001년에서 3000년)을 연 세대라는 의미를 담은 밀레니얼(Millennial)로 불리는 Y 세대(1980년 이후에서 1990년 중반 출생).  젠지(GenZ) 혹은 주머(Zoomer)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며 본격적인 사회 진출과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Z 세대 (1990년 중반 이후에서 2010년 출생). 다음 세대는 2010년 이후 출생부터 2020년 중반 출생까지인 Alpha 세대. 이들 모두 그들이 지닌 환경적, 시대적 차이 점을 바탕으로 규정된 독립적인 세대다. 그런데 이 중 유독 밀레니얼과 제네레이션 Z의 구분에 대해 언론과 여론은 박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고 그것의 단적인 표출이 MZ 세대라는 표현이다.


밀레니얼 세대, 마크 주커버그의 모습


밀레니얼과 Z 세대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확연히 다르다.

밀레니얼과 Z 세대는 젊은 층이다. 미국의 경우(2020년 통계 기준) 밀레니얼은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Z 세대는 26%를 차지한다. 두 세대 모두 디지털 세상에 높은 이해도와 활용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비슷한 점들 외에 너무나도 다른 세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밀레니얼은 베이비 부머의 자손이고 Z 세대는 X 세대의 자손이다. 밀레니얼은 성장하는 동안 글로벌 경제 성장(1990년 중반 - 2000년 중반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경험했고, Z 세대는 글로벌 리세션(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발 금융위기)을 경험했다. 그런 연유에서 밀레니얼보다 Z 세대가 현실적인 부분을 더 중시한다는 평이 있다. 밀레니얼이 아날로그 세상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디지털 생태계의 개척과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세대라면(대표적인 인물로 마크 주커버그 Mark Zuckerberg, 1984년생), Z 세대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네이티브로 태어나 그 어떤 세대보다 디지털 생태계를 잘 누리고 활용하는 세대다. 소비 측면에서도 밀레니얼은 제품의 기능을 우선시 하지만, Z 세대는 기업의 철학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밀레니얼은 안정을, Z 세대는 변화를 선호한다. 2019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환경 운동가 그레타 썬드버그(Greta Thunberg, 2003년생)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이 두 세대가 세상을 바라보고 임하는 태도는 차이가 있다. 


Z 세대, 그레타 썬드버그의 모습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을 묶어 평균을 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네레이션 Z에 관한 내용만 담고 있지만, MZ 세대라고 칭함으로써 포괄적인 접근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문적 분석 혹은 비즈니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시장과 타깃 그룹의 설정은 디테일하고 정교할수록 좋다. 과녁을 제대로 특정하지 않고 발사하는 활시위처럼 무의미 한 행위도 없는 것처럼 정확한 분석을 위해선 어떤 세대를 이야기하는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전 세계 인구의 대략 절반 가량(2019년 한국 통계청 기준: 밀레니얼 22.2%, Z 세대 21.7%)을 지칭하는 MZ 세대라는 용어의 적용은 심각한 오류를  내포한다. 왜냐하면 이 말은 세대에 대한 올바른 정의를 방해하고 본질을 흐리는 잘못된 조어이기 때문이다. 현재 MZ 세대처럼 이 두 세대를 뭉뚱그려 부르는 조어는 찾아보지 못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MZ 세대의 개념은 밀레니얼과 제네레이션 Z가 공감하는 말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세대 간의 특성은 다양한 측면에 걸쳐 찾을 수 있는 공통분모를 기준으로 정의를 내리고, 이를 포괄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마진을 포함해 12년에서 15년 정도로 구분한다. 한 마디로 앞선 베이비 부머와  X 세대만큼이나 충분히 구분되고 정의된 세대들이다. 그런 만큼 본인의 입맛에 맞게 접시에 담아 먹는 뷔페의 갈비나 초밥처럼 이 두 세대의 특성을 임의대로 규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새롭게 등장할 알파 세대와 베타 세대까지 합쳐서 MZAB 같은 괴상한 조어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고, 이런 식의 접근은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한 본질의 접근에 방해만 될 뿐이다. 


*이 글은 지난 5월 더밀크(The Miilk)에 제가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 링크 >


쌩스터 소개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뉴 호라이즌'과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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