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미래와 싱귤래리티(Singularity)
테슬라(Tesla)는 미국 시간으로 11월 16일 저녁 그들의 새로운 모델을 소개하는 행사를 캘리포니아의 테슬라 본사에서 가졌다. 이날 엘론 머스크(CEO)가 발표한 두 가지 전기차 모델은 세미 트럭(Semi Truck)이라고 하는 화물 트럭과 로드스터(Roadsterd)라고 하는 스포츠카다. 사실 테슬라에서 새로 나온 전기차들이 새로울 것은 무엇이냐 반문할 수 있지만, 이 두 가지 신모델 발표를 통해 우리는 그들의 접근과 미래에 대한 구상이 얼마나 대담하고 또 구체적인지 엿볼 수 있다. 차량들의 새롭고 화려한 기능(로드스터의 1.9초 제로백 혹은 세미 트럭의 이머전시 모드 같은) 및 미래적 디자인에 관해서만 해도 엄청난 뉴스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기능(Feature)에 대한 집중적 이야기보다 그것이 미치게 될 여러 영향(Impact)과 발전(Evolution)에 대해 아래 세 가지를 통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표된 모델들의 카테고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물 트럭과 슈퍼카. 어찌 보면 자동차의 종 분류표 상의 양 극단에 있을법한 두 가지를 발표했다. 왜일까? 현재 테슬라는 고급 센단인 모델 S, 고급 SUV인 모델 X, 보급형 중소형 차량인 모델 3을 메인 라인업으로 하고 있다. 사실 아주 예전에 나왔던 로드스터가 존재는 하나, 그 모델은 아주 초창기 모델로서 지동차 자체의 성능과 배터리 충전 등의 문제가 있고, 몇 년 전부터 테슬라가 비교적 합리적 가격에 제시하고 있는 배터리 업그레이드를 장착한다고 하더라도 모자란감이 없지 않은 모델이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테슬라의 현재 라인업은 상당히 좁은 편이다. 모델 S와 X는 벤츠나 비엠더블유 최상위 모델들과 비교되는 고급형 차종들인 만큼 상당한 수준의 경제력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라인업이다. 모델 3의 경우 그들이 지닌 유일한 보급형 라인인 만큼, 구매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 줄을 서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사람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포괄적으로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모델이다. 그런 만큼 이번 발표를 통해 양 극단을 폭넓게 설정해 놓고 중간의 빈 공간을 메우는 전략을 취하려는 듯 보인다. 아마 다음 모델로서는 대중들에게 더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보급형/여가용 SUV 혹은 모터사이클 아니면 모델 3을 기준으로 조금 더 비싸거나 싼 보급형 모델이 다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차량 선택이 가능해지고, 자연스럽게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올라갈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모델은 세미 트럭이다. 세미 트럭의 발표는 점점 더 중요도가 강조되고 있는 물류 시스템의 개선 및 발전과 결을 함께한다. 사실 이 도로 위를 점거하고 있는 많은 운송수단의 존재 이유가 사람의 이동수단인 경우가 크겠지만, 물류 운송을 위한 경우도 상당하다. 이 부분을 우리는 그저 큰 트럭이 많은 물건을 실어 나른다 정도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하느냐는 산업의 발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테슬라 자동차가 이토록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핵심 기술 중에 하나는 무인운전이라고 하는 오토 파일럿 기술 때문일 것이다. 테슬라의 무인운전 모드가 절대적 무사고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운전하는 것에 비해 이미 현저하게 낮은 사고율을 보이고 있고, 그 퍼센테지는 기술의 발전과 나날이 쌓이는 빅데이터와 그것의 분석을 통해 더욱 낮아질 것이다.
자동 주행 영상: https://vimeo.com/192179726
바로 이 오토 파일럿 기술을 시작으로 물류 혁신을 이루는 단초를 마련할 것이다. 운전자는 기계가 잘 작동하는지 잘 감시만 하는(이번에 소개된 세미 트럭의 Emergency Mode를 보면 사실 기계가 사람을 관리해 준다고 보는 편이 오히려 맞을 것이다.) 수준의 직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대형 트럭 운전자들의 일자리는 사고율 0%에 수렴하는 무인 운송 기술로 대체될 것이다. 그리고 이 트럭의 기술 중 하나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마찰을 다시 에너지로 환원하는 것인데, 이는 에너지 리사이클을 통한 효율 극대화의 좋은 예이다. 미래에는 테슬라가 구축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이 일반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면적 노출이 큰 화물차량에 적용되기도 할 것이고 고속도로위에서 달리기만 해도 자동으로 배터리가 충전되어 정차 없이 한 번에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화물을 정확하고 안전하고 빠르게 원하는 곳에 운송하는 혁신적 물류 생태계의 창출이 아닐 수 없다.
싱귤래리티라고 하는 개념은 요즘 소프트뱅크의 회장인 손정의에 의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가 주장하는 바는 짧게 이야기하면 이렇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으로 위시되는 새로운 기술들을 통해 우리 인류가 한 단계 더 발전한 세상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비전이다. 이를 위해 그는 현재 100조 원의 펀드를 구성해 전 세계의 선도 벤처 기업들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손정희 회장의 관련 키노트: https://youtu.be/mi6xWqniweE?t=30s
테슬라의 경우 이러한 싱귤래리티에 가장 잘 부합하는 형태의 회사 중 하나일 것이다. 겉으로 보면 자동차를 만드는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다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또 적용하는 기술 기업이다. 그들은 이 기술을 통해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근본적인 삶의 패턴을 바꾸고자 한다. 이러한 테슬라의 발전은 결국에는 인간 생활의 3대 요소인 의식주 개념 중 주거와 의복의 개념까지 확장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두 가지는 연속적(Companion)이고도 연결된(Connected) 경험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대체 에너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에너지 혁신이 계속해서 추구될 것이고 그 이후의 적용의 문제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 어떤 것을 입을 것이냐 등에 그들은 솔루션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테슬라의 기술은 다양한 회사들의 기술과 서비스들을 만나 삶 자체의 개념이 바뀌는 싱귤래리티에 일조하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테슬라의 사명은 전설적 과학자였던 Nikola Tesla에서 유래되었다. 그에 대한 많은 신화적 이야기들이 있고, 그는 우리가 아는 발명왕 에디슨보다도 더 뛰어난 천재였다고 어떤 이들은 말한다. 그렇지만 그가 전설 속의 인물로만 자꾸 회자되는 이유는 그의 환상적 이론과 가설들이 시대를 너무 앞섰거나 혹은 실제로 검증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손정희 회장이 이야기하는 싱귤래리티의 세상도 아직 현재 단계에서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에게 보여준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불과 몇십 년 전 인류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예고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미래를 바꿔 줄 이러한 기업들에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주목되는 것일지 모른다.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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