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과외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neSangSu Jeong Dec 07. 2016

선생님 왜 맨날 늦어요?

과외 일기 No.101

 이번 달로 이 아이들을 가르친 지 일 년째다. 다음 달에는 두 집 다 수업을 쉬기로 했다. 나도 아이들도 지쳐있어서 겨울방학이자 과외 방학을 맞이하기로.


 지난달에는 유독 지각을 했다. (8번 수업 중 2번) 수업을 토요일 오전 9시로 옮겼던 탓이었다. 토요일로 수업을 옮겼던 날에 아이 어머니께 허락을 받고 과외 꼬맹이님께 오므라이스를 대접해드렸었다. 가게 이름은 코끼리 분식.

그 이후로 아이는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다음 수업 있어요? 코끼리 분식 가요!"를 외친다.


왼쪽은 코끼리분식에서 특별히 만들어주는 과외꼬맹이님 전용 김밥이다. 햄, 달걀, 단무지 외에 다른 걸 넣으면 안 드신다.(김훈 선생인줄..)

 아쉽게도 토요일은 늘 바빴다. 우리의 오므라이스는 더 이상 없었다. 12월이 되어 수업 요일 및 시간이 평일 오후 5시로 다시 바뀌었고 이 수업 다음에는 다른 수업이 또 있어서 코끼리 분식은 멸종위기종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제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수업이 끝나고 어둑해진 창 밖을 보며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이제 코끼리 분식 못 가요."

"왜?"

"선생님 왜 맨날 늦게 와요?"

"...? 선생님 맨날 10분 먼저 왔어."


"그치만 깜깜할 때 오잖아요. 벌써 밤이에요. 선생님이 늦게 와서 그래! 전에는 안 그랬는데."


1년을 돌았다 :)

매거진의 이전글 죽었으면 좋겠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