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가 떠난 뒤에야 알게 되는 것들

향기로 가득 찬, 그리고 비워지는.......

by 강화진

친구가 가져온 작은 식물의 꽃이 한참을 지지 않고 피어 있었다.

한참 전에 꽃이 핀 채로 선물을 받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색은 짙어지고 꽃대도 튼튼해지는 듯했다.


어제, 공방에서 멀지 않은 시장에 다녀온 언니의 손에 프리지어가 들려있었다.

시장 한쪽에서 파는 꽃을 보다가 공방에 놓인 꽃병이 떠올랐다고 했다.


하루 지난 오늘,

공방 문을 열자 작은 공간은 꽃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달콤한 그 향기에 다른 냄새가 섞일까 싶어 점심도 밖에서 먹고 커피도 밖에서 마셨다.


좋은 향기가 나는 공간 안에 있을 때,

좋은 향기를 품은 이와 함께할 때,

나는 문득 향기를 잃을까 조심을 하게 된다.


향기는 영원할 수 없다.

아무리 짙어도, 결국 옅어지는 시간이 온다.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향기를 붙잡고 있던 시간만큼

향기가 떠난 자리에서 다시 찾게 되는 자유가 있다.

조심하던 마음을 놓는 순간, 늦게 찾아오는 해방 같은 것이 있다.


그럴 때면 나는

황동규 선생의 '감기에 걸려야 감기에서 해방된다'는 시의 한 구절을 떠 올리게 된다.


향기로 가득 찬 공방에서 잠시 자유를 잃은 하루를 보내며,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떠나보낸 뒤에야 비로소 찾아오는 자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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