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의 무게

눈가를 꾹꾹 눌러가며 걷던 날

by 강화진

해 질 녘 발걸음에 실린 삶의 무게는 얼마일까?


어깨에 걸쳐진 가방만큼의 무게를 더한 발걸음엔 힘겨움이 묻어나고

펄럭이는 비닐봉지 양손에 든 이의 잰 발걸음엔 고단함이 담겨있다.

저녁놀의 붉은 아름다움도

눈 감은 이의 고단함엔 빛을 잃고

개인지 늑대인지 모를 어스름 저녁의 낭만은

힘겨운 하루를 보낸 이의 처진 어깨에 피곤함을 더한다.

길을 걷다 바라본 하늘의 붉은 노을이,

물 위에 비친 반짝이는 영롱함이

가던 길 멈추게 한 적이 언제였는지

몸이 원하는 대로 한참을 서서

서서히 지는 해를 서서히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지

삶의 무게가 실린 발걸음을 내딛는 그때가

노을이 지고 있는 그 때라면

잠시 멈춰

가만히 서서 그 노을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걸으며 덜어낸 무게만큼

지는 노을에 실려 보낸 무게만큼

가벼워진 걸음으로

어깨엔 가방을 양손엔 비닐봉지를 메고 들고

가던 길 터벅터벅 가면

그만일 뿐이다.

덜어낸 무게가 얼마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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