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토끼
2022년 임인년 중남미는 핑크도미노 재현, 미중경쟁의 영향, 사회적 불안정성 증대, 러-우 사태로 인한 글로벌 위기 등 전례 없는 출혈을 겪었다.
대부분 주요 언론들은 2023년 계묘년 중남미의 전망이 그리 고무적이지 않다고 한다. 각 나라마다 각기 다른 현실이 있지만,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폭력 범죄의 증가, 이민 위기 및 정치적 대표성 등의 것과 같은 수많은 과제가 있다.
아울러, 앞서 말한 다양한 영향으로 경제 성장도 주춤할 전망이라고 한다. 대외 불확실성과 내부 제약으로 인해 이 지역 국가들이 2021년 기록한 6.7%의 거의 절반인 3.7%의 성장으로 2022년을 마무리했다고 하고, 2023년 중남미 성장률이 2022년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1.3%)이 될 것으로 전망해 경기 침체가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아르헨티나, 정치 지도 변화
올 10월 아르헨티나 선거는 우경화를 목표로 하며, 페론주의가 코로나19 팬데믹과 경제 정책을 잘못 관리한 것이 큰 요인이라고 한다. 통화 이슈에서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지역에서 베네수엘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2023년은 선거의 해로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파트리샤 불리치 또는 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호라시오 로드리게스 라레타와 같은 인물들이 여론에서 힘을 얻는 것처럼 보인다.
볼리비아, 파업과 봉쇄 지속
2023년 계묘년은 작년 12월 말 야당 지도자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가 체포된 이후 산타크루즈 지역에서 다시 시위가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이미 2022년 산타크루즈에서 여러 차례 파업과 봉쇄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거리의 불안은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기의 페루
최근 페루에서 실패한 쿠데타는 지속적인 시위를 일으켰지만, 선거와 더불어 정치 개혁을 위한 다양한 논쟁의 장을 열었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 오히려 탄핵 당해 물러나고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페루 최초 여성 대통령 디나 볼루아르테는 극심한 정치 혼란 속에서 국민 통합과 국정 안정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의회는 올해 12월 투표가 있을 것인지 2024년까지 투표가 있을 것인지를 놓고 논쟁을 계속하고 있고, 카스티요의 체포에 반대하고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로 최소 20명 이상 사망하는 등 조만간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파라과이와 과테말라의 선거
파라과이도 4월에 선거가 있으며, 우파나 중도우파에 머물 확률이 높아 보인다. 민주주의와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어 별다른 외상적인 변화는 없다. 과테말라는 6월에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고, 과테말라 및 기타 중미 국가들은 올해 불투명성, 정치적 무기로서의 법의 지배, 언론 박해 등의 국가 정책을 강화했다.
중앙아메리카, 권위주의 정권의 새로운 물결
니카라과와 엘살바도르는 서로 다른 단계의 같은 권위주의의 양면인 것 같다. 부켈레 대통령 정부는 오르테가와 가까워지고 민주주의와는 멀어지고 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갱단과 싸우기 위해 사용하는 대량 체포 메커니즘은 인권 침해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지만, 2024년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부켈레는 노력을 배가했고 올해는 지난 3월 이후 중미 국가에 시행 중인 비상사태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온두라스는 부켈레의 권위주의와 다니엘 오르테가의 좌파 수사학을 모방한다. 그리고 니카라과에서는 단일 정당 모델이 강화되고 있으며, 니카라과의 이주는 멕시코와 쿠바에 이어 중남미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이다.
멕시코 AMLO의 리더십, 이대로 괜찮은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멕시코 대통령은 변덕스러운 리더십으로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했다. 페루의 전직 쿠데타 대통령(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옹호했으며,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 독재의 유산을 축하하기도 했다. 그는 니카라과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안일한 침묵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23년 1월에 북미정상회담 개최국 자격으로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며, 회담 의제는 이주, 안보, 개발, 의료 및 다양성 등이라고 한다. 그는 그의 변덕스러운 국제적 리더십으로 인해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이고, 룰라의 브라질 복귀와 페론주의의 아르헨티나 이탈로 인해 중남미에서 보다 온건한 기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룰라가 돌아왔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는 양극화가 심한 브라질의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기후 변화, 팬데믹 충격, 금리 인상 등의 과제가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높은 정부부채와 정치 양극화 문제, 우파 정당과 성공적인 연정 형성 필요 등의 과제가 그에 앞에 있다. (덜 이념적인 외교 정책을 추구한다면) 룰라는 멕시코의 이념적 의제나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의 독재에 굴복할 가능성이 있다.
콜롬비아의 완전한 평화?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이른바 완전한 평화를 이루겠다는 약속 했으나, 그의 좋은 의도 혹은 좌파적인 연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콜롬비아에는 분쟁과 마약 밀매의 영속성에 관심이 있는 집단이 있는 반면 국가의 사회적, 정치적 삶에 통합되기를 열망하는 다른 일부 집단이 있다. 콜롬비아 내 평화 구축 과제가 상당히 힘들지만, 2023년 계묘년에 당면한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칠레의 헌법 국민투표, 양극화 심화
급하게 시행한 헌법 개혁 국민투표가 국민들을 갈라놓게 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현재 당면한 대내외 분열된 상황과 각계계층/여러 이해 집단 등의 입장을 포괄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조그마한 어떤 계산 착오도 국가 운영에 치명적일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 승인된 새 헌법 전당대회가 어떻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이미 정당 간 합의가 이뤄져 있어 새로운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는 민주주의 원칙과 인권에 대한 완전한 존중으로 일관된 외교 정책을 수립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독재자들을 비판하는 데 있어서 그는 떨지 않는 듯하다.
베네수엘라는 통합하고 쿠바는 개선 어려워
니콜라스 마두로는 3,000억 미불의 동결 해제, 미국 셰브론과의 새로운 석유 협정, 그리고 약 300명의 정치범의 감옥 투옥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죽어가던 경제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어쩌면 투명한 선거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 쿠바는 자국에 대한 범죄 관련 사형을 포함하는 형법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고, 그 독재 정권은 여성, 어린이, LGBTI 공동체 구성원들을 포함하여 정권에 도전한 혐의로 1,000명 이상을 감옥에 투옥했다. 이민 문제 관련 워싱턴과 하바나 회담은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문제들을 다룰 수 있는 작은 기회의 창을 열 수 있다. 쿠바는 해외 송금과 관광으로부터 이익을 얻지만, 민주주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는 알레르기가 있다.
중남미에 희망은 있는가?
UN중남미 경제위원회(CEPAL)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경제의 2022년 잠정 개요'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채택된 통화 정책 대응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의 맥락에서 금융 변동성과 위험 회피 수준의 증가를 야기했고, 따라서 중남미 지역의 경제를 포함한 신흥 경제국에 더 낮은 자본 흐름을 유도했다. 그러나 2023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국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금리 상승을 완화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는 호랑이 해였고,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마음 조이고 몸이 바쁜 한 해였다. 호랑이에게 잡혀먹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 해였다. 올해는 토끼 해다. 토끼는 동작이 빠르고 부지런하다. 그리고 영리하여 별주부전에서는 간을 햇빛에 말리느라 육지에 두고 왔다고 속여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크고 긴 귀는 작은 소리도 잘 듣고 민첩하게 반응하며, 굴을 평소에 세 개나 파 놓아 천적의 습격에 대비한다고 하는 것처럼 불확실성 시대에 토끼의 장점을 본받아 중남미 국가들이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면 좋겠다. 조급해하지 않고 진득하게 대응해 나가야겠다.
(사진 출처: UN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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