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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엔이방인 김상엽 Oct 30. 2023

[UN 영어] 유엔 장애인 포용 전략

사람 중심의 언어 사용

유엔은 2019년 도입된 '유엔 장애인 포용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장애인의 포용을 강화하기 위한 유엔의 기본 원칙으로, 장애인의 참여를 촉진하고 장애를 제거하는 것을 중점으로 둔다. 특히, 유엔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장애인을 존중하고 존중받게 하기 위한 지침을 강조했다. (https://www.un.org/en/content/disabilitystrategy/)


해당 지침에는 유엔 직원, 전문가 및 다양한 협력자들이 장애에 관련된 발표, 보도 자료,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에서 지켜야 할 권장 사항이 포함되어 있고, 장애와 관련된 언어 사용에 대한 심층 연구와 전문가를 통해 작성되었다.


사실 언어의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그에 따라 사회의 반응을 결정짓는다고 보인다. 몇 년 전에는 허용되었던 용어들이 지금은 부적절하게 여겨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잘못된 언어 사용은 장애인을 배제하거나 모욕감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인권 침해와도 같다. 포용적인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장애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유엔의 포용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193개 유엔 회원국 중 각 나라를 대표하는 주유엔 대사급에는 자국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가장 능력 있는 인사를 임명하게 되는데, 특이하게도 안티가 바부다는 자국의 주유엔대사를 시각장애를 가지신 인사를 2014년에 임명했으며, 동 대사는 현재까지 재직 중에 있다. 만약 독자분들이 유엔 사무국 직원이 돼서 뉴욕에서 근무하게 되거나, 주유엔대표부 한국대표단으로 근무하게 되거나, 여러 다양한 채널로 유엔 본부에 가게 되면 그분을 볼 수 있을 기회가 있을 것이다.


월튼 알폰소 웹슨 주유엔 앤티가 바부다 대사

월튼 알폰소 웹슨 대사는 2014년부터 유엔 주재 앤티가 바부다의 상임대표로 재직 중이며, UN Friends of Vision Group의 설립자이다. 영국시각장애인협회(Sight Savers International of the UK), 안티가 바부다 시각장애인협회(The Caribbean Council for the Blind, Antigua and Barbuda), 뉴욕의 Helen Keller International, Perkins International 등 여러 국제 비정부기구에서 근무했으며, 그는 눈 건강, 발달 및 장애 문제의 옹호자로 여겨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선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람 중심의 언어 사용

유엔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그룹을 지칭할 때, '사람 중심의 언어'가 널리 선호된다. 이는 장애인 권리 협약에서도 사용되는 표현 방식이며, 동 방식은 사람의 존재를 강조하며 장애를 부차적으로 다룬다. 예로, "장애를 가진 아이(children with albinism)", "난독증이 있는 학생(students with dyslexia)", "지적 장애를 가진 여성(women with intellectual disabilities)"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이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blind persons)"이나 "청각장애인(persons who are blind)"과 같은 표현도 사용되며, 확실하지 않을 경우 해당 개인이나 그룹에게 그들이 선호하는 지칭 방식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장애인은 다양한 경험과 정체성을 가지므로, 이러한 정체성을 존중하는 언어 사용이 중요하다고 본다.


라벨과 고정관념 회피

유엔 지침에 따르면, 장애는 인간의 다양성의 일부이며, 장애인을 "초인간(superhuman)" 등으로 묘사하는 것은 회피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표현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성공하거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예외라는 잘못된 믿음을 강조할 수 있다고 하며, 용기 있는(courageous)" 또는 "극복한(brave)" 등의 표현은 패턴화 된 시각을 강조하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장애인을 본질적으로 취약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모든 사람은 특정 상황에서 취약할 수 있고, 장애인도 특정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취약할 수 있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개인의 장애에 관련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무의미하게 언급하는 것은 피해야 하나, 이것이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할 때는 제대로 언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점자 문서의 품질을 논의할 때 해당 동료가 "점자를 읽을 수 있다(read Braille)"는 것이 중요한 정보일 수 있고, 장애를 완전히 무시하거나 숨기는 것 또한 피해야 한다. 오히려 장애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열린 대화와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며, 장애인의 참여와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적절하게 완곡한 표현 불필요

몇몇 표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적절한 용어의 대안으로 인기를 얻었으나, 이러한 표현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다른 능력이 있는 사람(differently abled)", "모든 능력이 있는 사람(people of all abilities)", "장애(disAbility)" 또는 "결단력이 있는 사람(people of determination)"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예를 들어 "달리 능력이 있는 사람(differently abled)"과 같은 표현은 모든 사람이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완곡한 표현은 장애에 대한 실제 상황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며, "장애가 있는 사람(Persons with disabilities)"이 더 중립적인 표현이라고 한다. "특별한(special)"이라는 단어는 장애인을 기술할 때 종종 모욕적으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하고, "맞춤형 도움(tailored assistance)"과 같은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교육(special education)"이라는 표현은 학교 프로그램을 의미할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종종 분리된 교육을 의미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문제나 질병이 아니라는 점

장애의 의학적 모델은 장애를 문제로만 바라보며, 이를 권리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유사하게 자선 모델도 장애를 문제로 간주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만들어,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게 하며, 장애를 가진 사람을 일반적인 맥락에서 '환자'로 지칭하는 것은 피하고, "난독증을 가진 사람"과 같이 진단을 바탕으로 분류하는 표현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유엔 지침은 그 대신 사람 중심의 언어를 사용하라고 권장한다. "고통"이나 "무력함"과 같은 표현은 장애인의 삶의 질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포함하므로 피하고, 예를 들면, "장애가 있는 사람(has [a disability])"이나 "눈이 먼 사람(is [blind/deaf/deafblind])"처럼 표현하라고 한다. '피해자(victim)'라는 용어도 주의가 필요하며, 범죄나 인권 침해의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장애인을 묘사할 때 '피해자(a victim of cerebral palsy)'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취약하고 무력하다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을 '내부(inside)'로 묘사하거나 그들의 장애를 '너머(beyond)'로 언급하는 표현도 피해야 한다. 장애인의 신체와 정신은 그들의 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표현은 장애인에게 모욕적일 수 있다.


구술 및 비공식 대화에서의 적절한 언어 선택

대부분의 장애인들은 일상적인 말투에 있어 특별한 구애를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에게 "산책 가자.(let’s go for a walk.)"라고 제안하거나 청각 장애인에게 "무슨 소식이야?(have you heard the news?)"라고 물어보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장님이나 다름없는(blind as a bat)", "말 못 듣는다.(deaf as a post)"와 같은 표현은 아무리 비공식적인 상황이라도 적절하지 않다. 유엔 지침에 따르면. "눈이 멀다(blind to criticism)", "귀가 막히다(fall on deaf ears)"와 같은 비유적 표현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한다. 잘못된 문맥에서의 용어 사용은 상처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언가를 잊어버렸을 때 "알츠하이머가 시작된 거 같아"라고 말하거나, 사람이 과도하게 의심스럽게 행동할 때 "그들은 편집증 같아"라고 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장애나 질병과 관련된 용어를 경솔하게 무시나 조롱의 의미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예를 들어, "지루하다(boring)"나 "세련미 부재(uncool)"는 뜻으로 "lam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위에서 설명한 듯이 포용적 언어는 에이블리즘(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과 그에 따른 편견을 극복하는 데 중요하다고 한다. 에이블리즘은 장애인의 삶의 가치를 부정하는 편향된 인식을 포함하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은 언어와 용어 사용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등의 권위 있는 문서들은 이를 더욱 명확하게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지침은 유엔 내에서 일관된 언어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사용하기 쉽고 실질적인 원칙들을 담고 있다.



(사진 출처: 유엔사무국웹사이트, 카리콤언론)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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