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출근길
비가 세차게 내린다.
천둥번개도 친다.
아침 6시.
출근하기 싫은 날씨다.
"으아아압!!!"
물 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킨다.
대충 씻고, 출근을 한다.
가게로 향하는 길.
조용한 도로가 옆 늘어선 상점은 한 집 건너 한 집에 임대, 매매라는 종이가 유리창에 붙어 있다.
그것을 보며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를 느낀다.
라디오에서 삼성전자 파업 이야기가 나온다.
임금교섭의 파행과 사측의 무성실한 태도로 인해 파업을 한다고 노조에선 외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대부분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생산차질이 목표라는 말까지 나온다. 다니는 회사에서 파업을 하는 이유가 생산차질이라........
나 같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그들의 큰 세상에 대해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다만, 위스턴 처칠이 했던 농담이 떠오를 뿐이다.
어느 날 동료들이 노동당의 창시자가 누구냐를 놓고 갑론을박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처칠에게 불쑥 물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정한 노동당의 창시자가 누구지?"
위스턴 처칠이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콜럼버스지!!"
모두가 의아해하자 그가 말했다.
"출발하면서 어디로 가는지 방향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출항을 했고, 도착해서까지 거기가 어딘지 조차 제대로 몰랐지! 게다가 거기까지 오고 가고 하면서도 자기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았다네!!"
예전 대한항공 기장들의 파업. 지금 삼전노조의 파업.
그들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들의 이유가 그다지 와닿진 않는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데도 이상 없이 묵묵히 잘 버텨주는 내 작은 가게에 감사하고, 오늘도 출근할 수 있는 나의 건강에 감사하다.
얼른 주방으로 가서 육수나 끓여야겠다.
대부분의 불행은 사람의 욕심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