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다는 것.
기다림. 그것은 지칠 줄 모르는 용기이다.
발버둥 치고 싶은 현실에 인내할 줄 아는 배짱이며
피를 바싹 말리는 갈증을 참아낼 수 있는 현명함이다.
감긴 그물에서 더욱 몸부림칠수록 그물은 더욱 살을 파고든다. 그렇게 한참을 몸부림치다가 비로소 작은 움직임조차 할 수 없게 되어서야 부질없이 몸부림쳤던 것을 후회하곤 한다.
조금이라도 그물에 몸을 걸치고 있다면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 내가 조금만 몸을 털면 그물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그것이 결국 시련이라는 우물의 마중물이 된다. 끊임없이 퍼올려도 마르지 않고 계속해서 올라오는 시련의 샘.
그물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야만 한다. 그물을 완전히 벗어나서 비로소 힘차게 물살을 가르면 대양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참고 기다린다는 것은 비겁하게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다.
때를 기다려 본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참기 힘든 고통인지 알 것이다. 나의 몸을 움직일 여유가 더 많으면 많을수록 가만히 참고 기다린다는 것은 더욱 힘들다. 차라리 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기다릴 수밖에 없을 텐데, 여유가 있다는 것이 더욱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