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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속에 내리는 눈(雪) / 정해란

by 정해란

말 속에 내리는 눈(雪)

시인 정해란 / 낭송 정해란


“보고 싶다”

마음의 지층을 흔드는 말 한마디

침묵으로 우두커니 쌓여가던

긴 시간의 바닥이 한순간 무너진다


그 말속에 숨어있던 공간이 열리니

빈 하늘에서 내리는 수많은 그대

가슴에 묻어둔 하얀 편지로 펑펑

수천 송이 그리움으로 소복소복

둘 사이에 멈췄던 강물도 다시 흐른다


먼 나라 설화(說話) 같은 사연들이

하얗게 피어나는 그 아득한 설화(雪花)

흐르다 승천한 그리움들 떠돌다가

응결된 숨결 한꺼번에 쏟아지던 밤


가슴에서 풀려난 보고 싶다는 말

푸른 고독을 앓고 난 하얀 말 한마디

어떠한 섭섭함도 각을 풀고 부서진다

둘의 경계를 모두 지워버리는 그 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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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뉴스포엠에도

이 영상시가 포스팅 되었군요

https://www.poetnews.kr/16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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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곧바로 열립니다

https://youtu.be/xzEON03osC8?si=H6nRoJSqcVsb6H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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