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편 들어가면서...
한 여자아이가 참외가 노랗게 익어갈 때 흙집에서 태어났다. 아이 이름은 ‘강순희’
다리가 길어서 언니가 업으면 황새처럼 가느다란 다리가 땅에 끌렸다.
잘 울지도 않던 아이는 낯선 사람만 오면 밤새 잠을 안 자고 울었다고 한다.
언니들은 순희 저년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명절이면 하루에 세 번 오는 버스를 타고 고개 넘어 방앗간에서 송편 빚을 쌀가루를 빻고, 가래떡을 빼고, 참기름을 짜왔고, 흙으로 만든 아궁이에는 밤새 조청이 끓었다.
먼 데서 친척이 오면 잠을 안 자고 울던 아이는 고뿔이 걸려 열이 났다.
며칠이 지나도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토종꿀에 마늘을 찧어 두 숟가락을 먹였더니 다음날 열이 떨어졌다.
며칠 굶은 아이는 가래떡에 조청을 찍어 먹으며 방실방실 웃었다.
1951년 여름에 태어난 아이는 흙밭에 살을 비비며 자랐다.
차별하던 부모는 딸들은 국민학교만 보내려 했는데, 셋째 딸의 질긴 고집을 꺾지 못했다.
순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사무직 미스 강으로 살았다.
적절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딸 하나, 아들 둘을 낳게 된다.
무능력한 남편은 자기 빚더미에 자기가 놀라 자빠져 도망을 갔다.
홀로 등이 휘도록 아이 셋을 성장시켰다.
책을 좋아했던 여자는 도서관 사서가 되면서 일은 그럭저럭 잘 맞아 다닐 만했는데,
사람이 싫었다. 자격지심이겠지만 많은 사람이 무시했고 따돌렸다.
여자는 복수하기로 한다. 계획을 세우고 망치를 가방에 넣고 다녔다.
이렇게 시작하는 응징하는 소설.
등장인물이나 배경은 허구이며 창작소설이다.
쓰다 보니 30편을 넘었다.
<나는 도서관에서 일하는 할머니입니다> 작품 1이 완성되고,
작품 2로 들어가면서 상과 하로 나누게 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도서관이고, 도서관 풍경을 빌미로 살인 소설이면서 성장소설이다.
도서관 풍경은 아름답기도 하다. 물론 낭만이 시월의 나뭇잎처럼 깃들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이 복잡하고 더러운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30편을 쓰니 작품 1을 끝내라고 한다. 누가? 브런치 북에서 그렇게 하란다. ㅎㅎ
그렇게 되어 나도 프롤로그라는 걸 처음 써 본다.
이렇게 쓰는 게 맞나? 안 맞아도 괜찮다. 뭐든 내 맘대로였고, 내 멋대로이니깐.
나는 복수하며 살았어도 들키지는 않았다. 들키면 감옥행. 안 들키면 미제사건.
으음~결말을 얘기하면 재미가 없나….
"하여튼 상편 무사히 잘 끝내고 하편으로 들어가면서 프롤로그라는 걸 함 써 보고 싶어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