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골목 안 사창가)
연탄으로 호떡을 굽는 호떡 노점은 그 골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었다. 그 골목은 사창가였다.
호떡을 다 먹고 집 건물로 들어가지 않고 오른쪽 골목으로 발길을 틀어 가끔 거기로 구경을 갔다.
초입엔 음식점이 양옆으로 이어지다가 골목길은 여울목처럼 내리막으로 휘어진다. 휘어진 골목부터 벽은 벽돌이거나 시멘트가 아니고 유리 벽이다. 유리 색은 분홍색 계통이었다. 색유리가 아니고 조명 빛이 그랬던 거였다. 연분홍 앵두꽃 색, 진달래꽃 빛, 복사꽃 같은 색, 해당화꽃 빛으로 전면이 유리로 된 점포가 다닥다닥 이어졌다.
그 안에 여자들이 앉아있다. 화들짝 핀 꽃처럼 앞을 똑바로 보고 있다. 난분분 날리는 꽃잎 같은 한복을 입었거나 잠옷 같은 걸 걸쳤거나 손 옷만 입은 것 같았다.
외따로 떨어진 신세계 같은 이 골목을 안 보는 척하면서 기웃거렸다. 휘어진 골목은 한 번 더 휘어지면서 분위기는 더 난분분 날렸다. 여자들은 유리 상자 안에 있는 인형 같았다.
유리 상자 안에 쪽지고 한복을 입고 배시시 웃던 인형 장식품이 집집이 있었는데, 이 여자들을 보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다기보다는 해괴망측해 보였다.
화장 짙게 하고 야시시한 옷 입고 분홍빛 유리방에 앉아있는 여자들이 부러운 건 아니었지만 멋만 부리고 앉아있으면 돈을 버는 줄 알았다.
엄마에게 돈을 잘 버니까 유리방에 앉아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퍼부었다.
하긴 그 골목을 휘돌아 나오면 머릿속이 흩날리면서 어지러웠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래 내던지고
말만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사창가 골목을 빠져나오면서 어디선가 들은 가요가 입 밖으로 비집고 나왔다.
어디서 들었나 했더니 엄마가 흥얼거렸던 가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