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석유곤로)
연탄난로는 겨울에만 피우기 때문에 다른 계절엔 석유곤로로 음식을 했다. 곤로에 석유를 넣어서 심지에 성냥으로 불을 붙여서 썼다. 그을음이 까맣게 올라와 콧구멍이 까매지고 냄새가 머리카락을 덮쳤다.
석유를 플라스틱 통에 조금씩 사 와 곤로 밑 석유 넣는 곳 동전만 한 입구에 깔때기를 잘 꽂고 석유를 살살 다독거려 넣었다. 나중에 손으로 눌러쓰는 플라스틱 펌프가 생겨 편리했고 흘러넘치지 않았다. 석유를 넣을 때마다 자극적인 알싸한 냄새 때문에 구역질이 올라왔다. 어떤 날은 그 냄새가 좋았는데 회충이 많아 그렇다고 했다.
곤로는 빨간색이고, 석유를 옮겨 넣는 펌프도 빨간색이었다.
심지에 성냥으로 불을 붙이면 5분을 기다려야 불꽃이 삼발이 위로 올라왔다. 다섯 발이었나? 암튼 불꽃이 위로 올라오면 그때 냄비를 올려 밥을 했는데, 너무 빨리 올리면 냄비는 그을음으로 까만 연탄이 되었다. 부엌살림 중에 제일 비쌌고, 연료비도 제일 많이 들었다. 석유값이 연탄값보다 비쌌으니깐. 그럼 연탄으로 밥을 하면 되었을 텐데 연탄은 화력이 좋을 때를 기다려야 했고 연탄을 사는 것도 연탄을 갈기도 품이 훨씬 많이 들고 번거로워서 석유곤로를 썼다.
1970년대는 전기밥솥은 나왔지만, 보편적이지 않았다. 비쌌고, 밥맛이 없고,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다. 냄비에 밥을 하던지 무쇠솥에 밥을 했다. 대체로 가볍고 싼 양은 냄비를 많이 썼다. 엄마는 깔끔한 편이라 양은 냄비가 거울처럼 반질반질해 얼굴이 비칠 것 같았다.
쇠 국자에 설탕을 녹여 소다를 한 꼬집 넣어 뽑기를 해 먹었는데, 엄마 허락을 받고 어쩌다 가끔 해 먹어야지 몰래 해 먹거나 설탕물을 떨어뜨리면 등짝을 맞았다,
곤로 심지를 크게 올리고 프라이팬에 고추장 양념 돼지고기를 바짝 볶아 줄 때가 제일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