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적응] 오래가는 놈이 강한 놈이다

어쩌다 직장

by 이상옥



인간본성의 비합리적 측면, 특히 권력의지에 의해 촉발된 강자의 공격욕에 대한

약자의 복수감을 강조한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

한마디로 시기심을 뜻하는 르상티망(Ressentiment)을 통해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고 했다.



직장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사람 등 그 목적은 다양하지만 조직생활이라는 것이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여기 유독 잘 나가는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있다. 조직에서 출세를 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성과를 내는 방법과 경쟁자를 흠집내고 헐뜯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다 보니 조직은 호언장담하는 자들이 많다. 겉보기엔 호기롭고 듬직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허풍인 경우가 많다. 허풍 떠는 재주는 두 종류가 있다. 말재주로 하는 것과 글재주로 하는 것이 그것이다. 말로 하는 것은 다시 일반적인 장소에서 하는 것과 상사 앞에서 하는 것으로 구별된다. 글로 할 때도 SNS 등 공개된 온라인 상에서 하는 것과 보고서와 내부 문서를 이용하는 경우로 나뉜다.


내 밑에서 일하던 부장이 있었다. 잦은 이직으로 신뢰감은 떨어지지만 내가 직접 면접을 보고 경험과 업무역량이 뛰어난 점을 감안하여 과감하게 뽑았다.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있고, 책임감도 뛰어나서 바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업무 한 부문을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그러나 시기와 질투심이 강했고, 출세에 대한 욕망이 컸다.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잦았다. 시간과 역량을 적게 투입해도 될 일에 엄청난 리소스를 낭비하는가 하면, 목표달성을 위해 부하 직원들을 강압하기 시작했다. 보다 못해 심하게 야단쳤다. 그 이후로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었으나, 어떤 이유인지 그 부장은 승진하여 다른 부서로 옮겨가게 되었다. 오너를 직접 찾아가 나에 대한 험담과 개혁에 대한 호언장담으로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직장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호언장담했던 개혁은 거품으로 끝났고, 나에 대한 험담도 시간이 지나 사실관계가 증명되어 유아무아 되었다.


이 세상에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식물도 칭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반면 남을 험담하거나 뒷담화하는 즐거움을 마다하는 사람도 드물다. 나만 아니라는 생각으로 조직 내에서는 남이야기 하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치면 정치가 된다. 조직에서 정치는 자신을 위한 경우가 많다. 나를 내세우기 어려우면 남을 험담하여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다.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거나, 자기 주체성이 뚜렷한 상사 앞에서는 아부가 제대로 먹히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오히려 무슨 속셈으로 저러는가 하는 의심부터 사기 십상이다. 하지만 주체성이 부족하고 철학적 사고력이 부족하면 아첨와 충언을 구별하지 못한다. 아첨와 충언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총기가 사라지면 리더는 아첨충언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회의에서 아첨과 충언 중 어느 것이 유행하는지는 전적으로 리더에게 달려 있다. 말로만 충언을 당부하면서도 속으로 아첨만 좋아하면, 충언은 이내 사라지고, 아첨이 난무하게 된다. 리더의 마음을 읽어 사리사욕을 도모코자하는 흑심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아무리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을지라도 오래 살아남으려면 전혀 내색하지 않고 태연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바보 흉내를 내는 것도 좋다. 중요한 점은 절대로 급한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하루 이틀 아무 움직임이 없으면 화가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테니 다시 접근한다. 다시 거절을 당할지라도 좌절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인 거절과 사안이 절망적인 상황은 구분해야 한다. 상대방이 거절하는 원인을 잘 분석해 실제 상황에 맞게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통 조직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성과를 잘 낸다는 사람들은 인정이나 사람에 이끌리기보다는 냉철하고 이성적이라는 칭찬을 듣는 경우가 많고, 냉정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성과지향적이라는 비판을 듣는 경우가 많다.

2010년 범죄심리학자 로버트 헤어(Robert D. hare) 교수의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업의 리더 5명 중 1명은 사이코 패스 성향이 있고, 특히 CEO는 일반인과 비교해 그 확률이 3배 이상 높다고 한다. 즉 성과가 높은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고 냉정하며 공감 능력이 없고 자신의 업적이나 주면의 인정과 검증에 대한 욕구가 강할 가능성이 크다. 때로는 특권 의식이 있으며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기도 한다. 간혹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부끄러운 행동도 서슴지 않고 타인의 희생도 당연히 여긴다.


경험상 이런 성향을 갖고 있는 CEO나 경영진이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첫 번째는 상사에게 대처하는 내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모든 리더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을 것이고, 상사의 말투나 행동 하나 하나가 못 마땅하지만, 쿨하게 인정하고 그냥 참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다. 상사가 자랑으로 여기는 것을 은근히 칭찬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것을 은근히 덮어주는 센스도 발휘해보자. 더 이상 회의 시간이 두렵지 않고, 상대가 아닌 내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상사를 품을 수 있을 만큼 내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다. 조직에는 리더의 역량이 안 되는 사람들이 많다. 인격이나 도덕적으로 함량미달의 경우도 있지만, 무능력하고 리더십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인정하면 된다. 그리고 측은지심을 발휘하여 상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상사에게 아부하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상사에 대해 측은지심을 가지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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