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입문] 단 하나만 잘 하면 된다

어쩌다 직장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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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경영연구소 대표이자 작가, 강연가인 구본형 선생은

직장인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어느 누구와도 대체 불가한 ‘나만의 필살기’ 구축을 꼽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상대적으로 우월한 적성을

‘언제 어디서나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수준’으로 계발해놓은 것,

즉 상대적으로 우월한 재능과 기질을 특정 업무에 집중적으로 계속 반복해 씀으로써

강점화하는 것이다.

이때 이 일련의 업무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비즈니스 단위를 이룸으로써

평생 직업의 근간인 '필살기'가 구축된다.




내가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90년대 초반만 해도 직장은 잘 만들어진 제도와 체계를 기반으로 프로세스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이었다. 매년 일정한 비율대로 정규직원을 뽑아 신입사원 연수라는 과정을 거치고 직급에 따라 단계적인 교육을 통해 조직에 맞는 인재로 양성하여 잘 사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 있었다.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기들과 끈끈한 연대를 형성하며 사이좋게 때가 되면 승진도 하고 급여도 똑같이 올랐다. 그러다 보니 별 탈이 없으면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보내는 ‘평생직장’ 개념이 생겼다. 하지만 1997년에 닥친 외환 위기로 수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경제 시스템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구조조정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 기업들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할 수밖에 없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직장인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 ‘생존’이 절실해졌다. 또한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시대가 저물고 경제 성장이 더딘 시기에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직장을 얻었지만, 회사가 나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게 되었다.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조직의 필요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더이상 ‘평생직장이나 정년퇴직’이라는 환상은 갖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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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한 분야, 한 직장에 꾸준히 몸담으면서 승진하고 연봉을 올리는 것이 경력 개발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기업에서 제공하는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시장 가치를 높이고 경력을 관리했다.


하지만 오늘날 직장인들은 근속 연수나 연봉 수준으로 경력을 평가받기보다는 진짜 실력을 키워 대체 불가한 인재로 성장해야 한다. 또한 한 직장, 동일한 산업군에 머무는 것이 경력 계발의 왕도라고 여길 필요도 없다. 다양한 직장, 다양한 분야에서 실전경험을 통해 무림의 고수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구본형 선생의 말대로 “좋아하는 일을 하다 죽을 것이고, 죽음이 곧 퇴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김이사는 오랫동안 IT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잔뼈가 굵은 친구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야심차게 펼쳐보려는 나의 계획과 일치하여 직원으로 채용하게 되었다. 덕분에 수월하게 원하는 프로젝트를 3개나 수주하였고, 곧바로 그를 지방에 파견을 보냈다. 5개월 남짓되는 기간동안 지방에 체류해야 하고 유사한 프로젝트 들이라 동시에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김이사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프리랜서로 돌아가겠다는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프리랜서로 뛰면 같은 일을 하는데 맡은 일만 하고 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월급도 상대적으로 적고 위험이 따르는 프로젝트 관리업무까지 감당해야하는 중소기업 정규직은 매력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았다. 그는 이미 시장에서 언제든지 써먹을 수 있는 필살기 하나는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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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향은 기업에서 필요에 따라 임시로 사람을 고용하는 긱경기(gig economy)의 확산과 함께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계약직과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노동시장이 재편되면서 일거리들이 조각나고 있고, 기술을 토대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출현이 ‘N잡러’가 자라날 수 있는 최적의 토양을 마련해 준 것이다. ‘N잡러’ 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로 특정 직장,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독보적인 기술 하나를 기반으로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다만 오늘날은 내일을 예측하지 못하는 시대, 빨라도 너무 빨리 변화하는 시대에 살기 때문에, 필살기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직장인의 경력 관리는 조직의 몫이었다. 이로 인해 역량 개발 역시 직장에서 제공하는 교육에 많이 의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직장에서 제공하는 직무 교육만으로는 역량 개발의 욕망을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직무교육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니 스스로 책임을 지고 역량 계발에 진심을 보여야 한다. 유튜브에 접속하여 필요한 지식을 습득한다든지, 주기적으로 도서관을 활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그렇게 습득된 지식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대학원에 가서 습득된 지식은 논문으로 결과를 도출한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일을 하면서 학위를 취득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책’을 쓰기를 권한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학위를 받는 것이 보편적이나,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책은 조금만 노력하면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직장에서 갈고 닦았던 경험과 지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식은 체계적이고 정밀하게 공고해 진다. 직장을 마치고 난 이후의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근처 도서관을 활용하여 정리하면 된다.


IT & BigDATA01.jpg [2014 / 와우북스] [2015 / 클라우드북스]

나도 그런 과정을 거쳐 첫 번째 책인 ‘모르면 손해보는 IT이야기’가 만들어 졌고, 두 번째 책인 ‘빅데이터 적용이 답이다’ 는 출판사의 권유에 의해 출간되었다. 빅데이터 관련 책은 기획 당시 시장에서 가장 핫한 주제였고, 이론 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책은 많이 있었으나, 실무적 관점에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부족했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업무를 통해 익힌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정리하였고, 부족한 기술은 직접 학원을 통해 교육을 받으면서 습득된 실전 기술을 녹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창작을 통한 소설이나 시를 쓰는 작업이 아닌 실전 경험을 토대로 한 실용서적은 직장인들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다. 덕분에 빅데이터 분야 전문가 되어 컨설팅과 구축 등 50여 개 프로젝트를 수행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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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회사가 시키는 일만 해서는 흥미로운 분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자신의 비즈니스’로 인식하고, 차별적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가처럼 ‘완성도 있는 하나의 특별한 사업’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 대목이 바로 월급쟁이 마인드로부터 기업가 마인드로 넘어가는 티핑포인트가 된다.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강한 재능이 그것을 받쳐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강한 재능이지만 아직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수준의 재능을 소중하게 여기고 잘 키워주면 멋지게 꽃피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재능이란 천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재능을 비범하게 발전시킨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늘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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