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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Nov 01. 2023

초연결 사회에서 초융합 시대로

SMAC으로 여는 세상


저녁 식사시간이 가까워지자 주방에 있는 스마트 PC가 바빠진다. 

우선 SNS에 접속해 가족들이 남긴 데이터를 분석하여 원하는 요리 메뉴를 찾아낸다. 

가족들이 SNS에 실제 음식을 언급하거나, 짭짤한 생선요리 등 감성적으로 표현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의 재고사항을 파악한 후에 적당한 메뉴를 추천한다. 

메뉴가 결정되면 레시피 영상을 웹에서 다운로드한다. 요리를 하러 엄마가 주방에 들어서면 

도킹 스피커에서 그 날 메뉴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이 재생되고, 

엄마는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시작한다. 

미래의 스마트한 주방은 즐거운 요리가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식사하는 가족들의 취향까지 만족시키는 환경을 만든다.




SNS와 빅데이터가 만들어 내는 사회적 유전자

자연에서는 수만 수억 가지의 개별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지만 그 결과는 일정한 형상과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수많은 모래알들이 모여 사막을 만들고, 수많은 물방울들이 모여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소셜네트워크 세상에서도 수십억 개의 트윗과 페이스북 메시지가 존재하고 유튜브 등 다른 SNS에 올린 정보와 융합하면 사용자 개개인의 사회적 유전자를 특징짓는 일정한 패턴을 찾을 수 있습니다. 즉 SNS에 올린 정보만 가지고도 특정인의 성향, 성격, 기호, 심리상태를 파악하여 미래 예측까지 하게 되는 세상입니다.


세계적인 소매업체 월마트(Wal-mart)는 지난 몇 년 동안 트윗을 기반으로 사회적 유전자를 분석하여 마케팅에 활용해 왔습니다. 웹에 공개된 자료와 수많은 소셜미디어에 등록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흥미로운 대상들과 관계들을 구분하고, 가능한 많은 정보와 결합시켜 특정인의 사회적 인자를 실시간으로 저장해 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장된 소셜미디어 속 사회적 인자를 분석하면 마케팅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됩니다. 페이스북 사용자인 S대리가 한번도 ‘커피’란 단어를 쓴 적이 없더라도 그가 고가의 커피 브랜드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는 기록이 나타나면 월마트는 사회적 인자를 이용해서 그가 커피 중에서도 특히 고급 커피에 흥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고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자체 예측분석시스템을 활용해 평소에 SNS에 올린 데이터와 접속이력을 분석하여 고객이 어떤 상품에 관심이 많은지, 구매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해 일정기준을 초과하면 구입의사를 보이지 않았어도 미리 상품을 배송하는 프로세스를 특허 취득해 놓았습니다. 폭넓은 첨단 데이터관리기법과 의미분석기법 그리고 사람의 두뇌역량이 고도로 결합한 결과물입니다. 


소셜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의 만남

지금 인류는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던 인터넷 세상에서, 모바일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들이 직접 정보를 교환하는 소셜네트워크 세상을 거쳐, 사람들과 사물들이 연결하여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세상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혁신의 바탕에는 폭발적인 속도로 발전해온 컴퓨터 기술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촉하고 정보를 생성, 취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세상이 SNS 세상이라면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세상이 사물 웹(Web of things)입니다. 미래에는 사람이 직접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사물들이 스스로 알아서 소통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 내에 보관되어 있는 식품들이 바뀔 때마다 냉장고가 알아서 인터넷에 바뀐 정보를 게시하거나, 냉장고 내의 우유가 떨어져 간다면 자동으로 단골 슈퍼마켓에 우유를 주문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가정 내 거실의 실내조명은 사람의 동작을 인지하여 자동으로 밝기를 바꾸어 주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 웹 정보로 바뀌는 사물 웹 시대가 되면 인터넷은 또 다른 차원으로 바뀔 것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사물 웹 세계에서 모든 정보가 공유될 것이고, 웹페이지들은 자연스레 다음 단계에 진행될 일들과 연결되면서 마치 인공지능을 가진 것처럼 앞일을 예측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디바이스는 이런 예측 정보를 가공해서 나에게 알려주고,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을 미리 자동으로 통보받고 미래를 좀 더 편하게 대비하는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초연결사회를 넘어 초융합사회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인다

초연결사회란 ICT기술의 발달로 사회 깊숙이 접목되어 모든 사물들이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인간과 연결돼 있는 사회를 말하고, 초연결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성과 많은 것이 빠르게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휘발성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이미 현실세계 속엔 가상세계가 포함되어 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세계와 직접 소통하고 있으며, 개인 간에도 초연결 상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니 사회적 통합이니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이전과 다른 차원에 있음을 암시하며, 정부는 더 깊은 연구를 통해 초연결사회가 갖춰야할 시스템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2년 말 기준으로 90%를 넘어섰습니다. 전 국민이 어떤 형태이든 소셜미디어의 영향권에 놓여 있고, 가상데이터 저장 공간이 무료로 제공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생활과 생각을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클라우드(Social Cloud)에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소셜클라우드는 국민의 생각과 관심을 담은 풍성한 데이터저장소입니다. 기업과 정부 입장에서는 다양한 통찰을 발굴해 낼 수 있는 데이터의 보물창고를 확보한 셈이고, 개인의 정체성을 넘어 새롭게 평가될 수 있는 국가적 정체성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초연결사회를 통해 확보된 국가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국가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통신망이 세계 최고수준이란 점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습니다. 최고의 통신망과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진 정보의 바다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아내고 활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고속 정보통신 시대에 가장 강력한 힘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 능력입니다. 즉 정확한 통계정보를 실시간으로 집계하고, 분석하며 그 결과를 모든 이해당사자들에게 공급하는 능력입니다. 


앞으로는 SNS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망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정보가 생산될 것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그 데이터 량의 증가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떻게 분석하여 누구에게 공급할 것인지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의 생산자, 분석자, 그 결과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이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명확해야 정보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고 정보시스템이 선순환하면서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의도된 우연으로 인한 행복감 Artificial Serendipity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의도된 행운으로 궁극적인 개인화를 실현한다. 구글의  전 CEO인 에릭 슈미트는 미래의 검색은 세렌디피티 엔진(Serendipity Engine)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사용자에게 철저하게 맞춰진 자동화된 검색 기술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무엇인가를 필요로 할 때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처리해줌으로써 뜻밖의 행운을 누릴 수 있고, 누군가가 나를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이를 통해 잔잔한 행복감을 느낀다. 다만, 이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이다. 사용자 자신보다도 더 많은 사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샅샅이 파악해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해답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여행자가 낯선 도시에 도착해 모바일 단말을 켜는 순간, 늦은 시간이라면 호텔을 알려 주고, 식사 시간대라면 주변의 식당을 추천해준다. 이렇게 된다면 사용자는 검색어를 입력하는 과정도 필요 없이 목적하는 바를 바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연속된 행운을 안겨 주며, 누군가로부터 진정으로 배려받고 있다는 그낌과 함게 뜻밖의 재미와 만족감을 준다. 물론, 이러한 연속된 행운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장기간의 다각적인 모니터링 결과가 필요하다. 또 이를 바탕으로 추천해주기 위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요구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사용자가 누군가가 자신을 모니터링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끊김 없는 라이프 로깅

비행기 사고를 기록하기 위해 개발된 블랙박스는 이제 자동차는 물론이고 오토바이나 자전거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범죄 예방을 위한 CCTV는 하루 종일 전혀 피해갈 방법이 없을 정도로 우리의 움직임을 모두 기록한다. 더욱이 모바일 컴퓨팅과 센서 기술의 발전은 이 같은 일상의 기록을 더욱 부추긴다. 그것들은 삶의 아주 작은 편린조차도 기록할 수 있다. GPS를 통해 내가 움직인 궤적을 보여 주고, 그 위치에서 방문한 곳과 그 곳에서 보낸 메일과 SNS에 올린 글과 사진, 그 당시 들었던 음악이나 작성했던 문서 등이 모두 시간대별로 정리된다. 심지어는 이동 속도, 심박수나 체온, 혈압 등의 신체 정보, 그리고 당시의 주변 온도나 빛의 밝기, 소음 정도, 오염도 등 사용자가 직접 기입하기 어려운 입체적인 정보까지 전부 기록한다.


이렇게 기록된 정보는 모바일 단말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정보의 공유와 분석이 이루어진다. 만약 어떠한 상황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의 모든 행위와 주변 정보가 클라우드에 저장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단편적인 정보는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각 정보 간의 관계를 통해 컨텍스트를 제공할 수 있는 연속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겨로가적으로 정리하면, 엠비언트로깅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기반한다. 모든 경험이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공유되며, 내게 맞춰진 개인화된 경험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기반에는 컨텍스트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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