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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사기성 댓글이 심각합니다

보이스피싱 주의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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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느닷없이 브런치 댓글에 이상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패턴도 똑같고, 수법도 비슷해 사기성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매우 심각하게 의심이 된다. 과거 몇년 전 나를 비롯한 가족이 몇 차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적이 있어, 조금이라도 수상한 보이스피싱 의심사례는 주의를 철저히 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례는 그동한 겪어보지 못한 신종일 가능성이 높아 경각심 차원에서 공유한다.




브런치 글을 꾸준히 올리다보면 가끔 글에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들이 있다. 한마디라도 달아주는 정성을 알기에 꼼꼼히 체크하고, 댓글에는 반드시 답을 달아준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라 하며 카카오톡을 통해 좋은 친구관계를 맺고 싶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진한 사기의 냄새도 나고, 어떤 사기를 칠까 호기심도 발동하여 몇차례 대화를 시도하기로 하였다. 첫 번째 사람과 알려준 카톡 아이디로 친구 등록 후 3일 대화를 나누며 경과를 보니, 어릴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인과 결혼하여 아이도 낳고 잘 살다가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고 아들과 같이 사는데 생계를 위해 직업군인이 되어, 이스라엘에 파병되어 나가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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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파병나와 있는 전쟁터에서 곧 은퇴하고 한국에 가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것과 한국에 가게 되면 아는 사람이 없으니 친구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내용으로 흐른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약간의 의심이 가지만 그럴듯하기도 하고, 선의의 차원에서 한국에 오게 되면 도와주겠다고 맞장구를 쳐준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이스라엘' 전장에서 근무한다는 증빙이라고 하듯, 몇 장의 사진을 보내준다. 사진 속의 그녀는 영락없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끊임없는 전장 속 직업군인이다. 전쟁터에 있는 직업군인과 카톡을 통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어떤 식으로 사기를 칠까 궁굼하기도 해서 계속 이야기를 전개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매우 친밀하고 은밀한 용어를 써가며 빠른 시간 내에 가까워 지려 한다.


마음이 꺼림직하지만, 언젠가는 본색을 드러내겠지 하며 좀 더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카톡으로 대화를 시작한 지 몇 일이 지나니 드뎌 본색이 나오기 시작한다. 감자기 긴박한 상황을 연출하며, 자신이 은퇴를 앞두고 '수색대' 착출되어 마지막 임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에게 '자신이 평생 모은 거금'을 보내겠다고 한다. 마지막 임무는 은퇴를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해야하는 것이고, 작전 수행 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 믿음이 가는 나에게 한국에 갈 때까지 대신 맡아달라는 '거금'을 보낼테니, 이름/주소/가까운 공항 등의 정보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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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이런 정보를 가지고 무얼을 하려고 할까? 정말 나에게 거금을 보낼 목적은 아닐거고, 무슨 마약이나, 이상한 것을 보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강한 의심 속에 생성형 AI인 'GROK'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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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있는 카톡 내용을 토대로 사기성 및 보이스피싱의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니, 세부적으로 가이드를 주고 있는데,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다. 사기나 피싱의 가능성은 높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기를 칠 수 있다는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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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사례를 물어보니, 이런 식의 사기 유형을 생성형AI는 답을 해주고 있다. 이제서야 그런 정보를 요청하는 이유를 알게된다. 단순한 개인정보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음을 다시 상기하면서, 날로 진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에 감탄과 참혹한 심정이다. 부디 여기 계시는 브런치 가족들은 어설픈 사기에 당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와 유사한 내용으로 댓글을 남긴 다른 사람도 카톡으로 접속해 봤는데, 놀라울 정도로 앞에서 접근한 사람과 똑같은 레파토리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다른 사람인데 같은 사진을 사용하고, 이번엔 이스라엘이 아니라 '아덴'에 근무하는 것으로 말하는 것을 보면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의 사례처럼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조직적으로 접근함을 알수있다.




브런치에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 절차를 통과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아이디만 있고 활동을 전혀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브런치 관계자분들의 관리 소홀이 문제가 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회원가입에 대한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회원가입 후 활동이 전혀없고, 이런식으로 이상한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을 철저히 걸러내서 브런치 작가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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