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란도란입니다. 제 오랜 꿈 중에 하나가 '작가 후기'를 써보는 것이었습니다. 지난주부터 작가 후기를 쓸 생각에 무지 설레었습니다. 마지막 화는 쓰지도 않고 작가 후기에 무슨 말을 쓸지만 고민했을 정도죠.
미리 말씀드리는데 주저리주저리가 될 것 같아요. 작가 후기만큼은 퇴고없이 올리고 싶어서요.
저는 소설을 처음 썼습니다. 지인들은 종종 에세이냐고 물었으나 <수습기자 실연을 기록하다>는 소설입니다. 소설 작법도 모르면서 그냥 썼습니다. 원래 계획은 제 연애담을 잘 각색하여 소설화하려 했고 연재 시작 전에 프롤로그와 2화까지 미리 써두었습니다. 그러나 연재 하루 전날 오후에 일이 벌어졌습니다.홍콩영화 '중경삼림'의 금성무 대사를 보곤 마라토너 강유원 캐릭터가 불현듯 다가왔습니다. 써야 했습니다. 미리 써둔 원고를 날리고 다시 썼습니다. 프롤로그는 연재 전날 나왔습니다.
강유원 캐릭터를 인터뷰 할 진혜원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강유원 한 명으로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갈 지 막막했으나쓰는 과정에서 하나둘 인물들이 나타났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선정후 편집장은 괴짜 직장 동료 역할로 넣었는데 어느 순간, 에필로그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남자 주인공이 되고 말았고요. 주인공은 이렇게 꿰차는 겁니다. 어느 하나 계획된 것 없이 매주 이야기들이 전개되었습니다.
저는 쓰면서 배웠습니다. 쓰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어떻게든 쓸 수 있다는 것을요. 물론 화마다 초고를 쓰는데 든 시간은 천차만별이었지만요. 결국20화까지 오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기적이 아니라 독자분들의 라이킷과 댓글이 저를 책상 앞에 앉게 했습니다.
댓글을 일일이 스크랩 하면서 신이 난 상태로 글을 썼습니다.대부분은 신났으나종종 머리를 쥐어뜯는 시간도있었죠. 독자분들의 칭찬이 제 손가락을 자판 위에서 머물도록 했어요.
<수습기자 실연을 기록하다>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 인사 거듭 전하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을 쓰며 제가 얻은 가장 큰 선물은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 매주 찾아와제 글을 읽어준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자기소개의 '남김없이 쓰는 사람'이 되어 부단히 쓰겠습니다.
이렇게 약속을 해야 게으른 자는 무너져 내리지 않습니다.
머리카락에 불 붙을 것 같지요? 아직 원근법을 못 배웠답니다^^
& 앞으로의 계획
미리 써두었으나 캐릭터 강유원의 등장으로 묻혀버린 프롤로그와 2화까지의 이야기를 퇴고 후에 번외편으로 3주간 올리려고 합니다. 에세이 느낌이 아주 강해 소설화하려 합니다. 본명으로 썼거든요. 이름 모두 고쳐야 합니다^^
3주 뒤 12월 10일(화)부터 새로운 글을 쓸 계획입니다. 제가두 가지 글감을 준비했습니다.
동시 연재는 불가능하고 하나씩 순차적으로해야 합니다. 어느 글을 먼저 보고 싶으신지요?
1. 노래 한 곡에 이야기 한 편
이번 소설을 쓰며 이별 노래를 5개월 내내 실컷 들었습니다. 그러다 가사에 귀 기울이게 되었고, 가사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죠. 아주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요. 고난도 예상이 되지만요. 일주일에 단 한 곡만 주야장천 듣고 이야기 한 편을 만든다! 어떤가요?
미친 짓 같다 생각되시면 저를 말려주세요^^
2. 책이고파, 책이 고파!
책이 되고 싶었고 책이 늘 부족했던, 제 삶에서 만난책 이야기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삶의 여정에는 항상 책이 함께 했습니다. 여섯 살, 글자를 읽게 된 직후부터 제 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죠. 삶의 지점마다 연이 닿아 만났던 책 이야기를 써보려 합니다. 1번 글쓰기보다는 수월하게 느껴집니다. 써보면 수월이 될지 또 다른 고난이 될지 알게 되겠지만요.
그럼 전 다음주 화요일, 묻혀 버렸던 글을 잘 퇴고하여 돌아오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마저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고개 숙여 인사드립니다.